한국교회, 개성공단 폐쇄 위협에 한목소리로 깊은 우려

 

 
북한 당국이 3월 30일 개성공단의 남측 관계자 입국을 불허하고 또다시 4월 10일까지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철수하라고 통보한데 대해 한국교계가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교계는 긴급 기도회와 토론회를 개최하고 성명을 발표, 남한 정부가 아량을 가지고 북측과 대화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계의 보수권과 진보권은 이번 남북 긴장의 원인에 대해 다소 다르게 진단하고 있지만 남북당국이 평화의 주체가 되어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병로 교수(서울대)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 배경에는 체제불안에 대한 깊은 좌절감과 미국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한국정부는 북한이 중국 러시아는 물론 미국 일본 유럽과 교류협력을 가지도록 돕고 국제사회의 규범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4월 5일 긴급 토론회를 갖고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미국이 북한 영변핵시설 중단을 대가로 200만 킬로와트 규모의 경수로 건설을 약속했다가 파기하자,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을 주장하면서 오늘의 사태에 이른 것”이라면서 “북한을 코너로 몰기 보다는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성공단을 연구해온 임을출 교수(경남대)는 “현재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출퇴근에 필요한 버스 연료, 생산 원부자재 모두를 남한에서 제공하고 있어 남측의 출입이 끊기면 개성공단 가동은 중단될 것”이라면서 “문제는 개성공단이 일단 폐쇄되면 금강산 관광 중단의 예에서 보듯이 회복이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김승동 목사)도 논평을 통해 “개성공단 운영은 남북 평화 의지의 마지노선”이라면서 “북한을 자극하는 언론보도나 발언은 삼가고 남북당국은 감정대립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모 기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지만 일부 업체는 도산 직전까지 몰렸다”면서 “우리 정부는 관계 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선교를 하고 있는 단체들도 향후 인도적 대북 지원 활동이 중단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옥수수재단 김명동 총무국장은 ”개성을 통해 종자보급계획을 세웠는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 이상 NGO단체는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유진벨 재단도 “대북 지원이 막힌 상태에서도 유진벨 재단의 결핵약 지원은 허락받아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경색된다면 결핵퇴치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선교단체들은 남북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속속 진행하면서 개성공단의 유지와 관계 개선을 기원하고 나섰다. 두리하나선교회(대표:천기원 목사)는 월요일 저녁 북한과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기도회를 열면서 북핵 위기 속에서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지 않기를 기도했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도 4월 12일 사랑의교회에서 긴급 철야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위기의 민족, 위기의 교회’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기도회에서는 북한 정권의 전쟁 위협 중지와 긍정적 변화를 위해 기도한다. 또 최근 위기상황은 한국교회에 회개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보고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해 합심 기도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