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으로 풀어 본 전력피크제


개교회 항의엔 꿈쩍 않는 한전

에너지 절약 초비상…교단차원 대응 시급


2012년 1월 한전 측이 전력피크제를 전격 시행함에 따라 한국교회는 크게 당황했고, 우왕좌왕했다. 한전 측이 공지를 했다고는 하지만 적극적인 고지가 아니어서 교회들 대부분은 전력피크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실제로 교회 담당자들과 통화했을 때 피크제를 알고 있었다는 교회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갑자기 많이 매겨진 전기요금에 깜짝 놀라 항의하자 전력피크제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교회들은 한전 측에 “이럴 수가 있느냐”는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개교회 차원의 항의에 한전 측은 꿈쩍 하지 않았다. 대신 전기 사용량을 늘리는 공사를 하고 전력량 계약을 다시 하라는 안내만을 반복했다. 교회들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첫째로 취한 태도는 극도의 절전정책을 교회 안에서 펼치는 것이었다. 대구 ㄱ교회는 1년 동안 증설을 하지 않고 버텨왔다.

ㄱ교회가 증설을 하지 않은 것은 증설을 할 경우 공사비가 800만원이 들고 기본요금도 높아질 것이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지만 전년도 대비 800만원의 전기료가 올해 더 나왔다. 지금 ㄱ교회는 증설을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많은 교회들이 증설을 한 경우나 그렇지 않은 경우나 절전을 위해 초비상사태에 들어간 상태다. 에어컨 수를 줄이고 선풍기를 늘였으며, 전기 난방기 대신 가스 기구를 들여놓았다. 형광등 대신 LED로 교체했고 전등 끄기는 기본이다.

둘째 유형은 일찌감치 전력증설을 한 경우다. 잠실 ㅇ교회는 지역 검침원의 안내로 피크제를 사전에 인지한 경우였다. 그래서 600만 원을 들여 승압을 했고 기본료도 올렸다. 요금폭탄은 피했지만 그렇다고 교회가 안심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최근 교회는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불과 3kW의 전력량이 초과됐는데 전기료가 3만원이 추가되었기 때문이었다.

평소 가정용 전기의 경우 280kW를 사용해야만 나올 수 있는 금액이었다. 승압 후 전기료가 절약됐느냐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과거 겨울에도 140만 원 선을 넘지 않았는데 올 2월은 220만 원을 내야 했다. ㅇ교회 유 모 집사는 “요금 고지서에 전력량 기록은 찍히지 않고 요금만 나온다”면서 “얼마가 초과됐는지 알아야 다음 달에 절약할 방향을 세울 수 있는데 알 길이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셋째는 노회와 총회에 헌의하는 등 교단 차원의 대응을 호소한 경우다. 지난 가을 총회에서 헌의에 앞장섰던 가창교회 이대봉 장로는 “개교회들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하루 속히 총회가 앞장서 한전 측과 협상을 벌여 교회의 특수성이 인정되지 않는 전력피크제의 수정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봄정기회에서라도 노회들에서 이 문제를 적극 헌의하는 자세가 요청되는 상황이다.

-----------------------------------------------------------------------------

문답으로 풀어 본 전력피크제

“주말만 집중사용 교회 피해 크다”

“공통된 입장 표명해야 정책 반영”


▲전력피크제란 무엇입니까?

=전력피크제는, 전기요금을 계산할 때 고객이 계약전력을 초과해 전기를 사용할 경우 초과전력에 해당 기본요금 단가의 100%를 적용한 요금과 그 요금의 150%를 합산한 총 250%의 금액을 더 청구하는 제도입니다. 문제는 전력사용이 집중되는 시간대(여름철 오전 9시~오후 5시, 겨울철 오전 10시~12시와 오후 5시~8시)가 주일 교회 예배 시간과 겹친다는 데 있습니다.  

▲전력피크제를 도입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2011년 여름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논란이 일자, 정부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이 정전사태 및 낮은 전력 예비율의 대비책으로 전력피크제 도입을 논의해 2011년 12월 1일자로 정부의 승인을 받아 2012년 1월 1일부터 실시했습니다.

▲주일과 행사가 있는 특정일을 제외하고 평일에는 전력사용량이 거의 없는 교회의 경우, 전력피크제를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요?

=교회와 떡방앗간 등 주말에만 전력사용량이 높은 특정군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교회는 주일 가장 전력사용량이 많은 오전 10시~12시, 오후 1~5시까지 전력사용이 집중돼 전력피크제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력피크제 시행 이전에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교회 대부분이 뒤늦게 전기 고지서를 보고 난 후 전력피크제 시행을 알게 됐고, 인지한 직후 연합해서 정부나 한국전력 측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에 지금까지도 정부 정책에 교회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교회가 전력피크제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다면, 정책 수정이 가능할까요?

=현재 정부에서도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분야인 산업분야부터 전력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제기되고 있고, 한국전력도 정부와의 논의 하에 전력피크제를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변경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교회가 연합해서 전력피크제에 대한 공통된 입장을 표명하고 정부와 한국전력 측에 정책 수정 및 보완을 요구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