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 관심 높아지면서 사역에 효율적 활용 모색하는 선교사 늘어
총신대 KWMA 등 교육과정 ‘호응’ … “접촉점 확대 다양한 연구 필요”

중앙아시아에서 사역하는 K선교사는 얼마 전 안식년으로 한국에 들어와 한국어교원양성과정을 수강했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글과 한국문화가 선교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K선교사가 사역하는 지역은 선교사가 자유롭게 사역하기 어려운 지역이라 한국어학당이나 한국문화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현지인들과 접촉점을 넓히고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는 방법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문화를 통한 선교 전략이 각광받는 추세다. 한국의 날 행사에 참여한 현지 학생들이 하회탈 만들기 등 한국문화 체험을 하고 있다.
K선교사는 “이 지역은 국민정서 상 <주몽>과 같은 사극 드라마가 인기를 얻어 주인공이었던 탤런트 송일국 씨가 국민스타로 대접받을 정도”라며 “이밖에도 인터넷을 통해 K-pop도 많이 접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한국 드라마와 한국 가요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현지인들이 부쩍 늘어, K선교사 혼자 50여 명에 가까운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수강인원이 넘쳐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경우도 많을 정도다.

K선교사는 “이 지역은 무슬림이 많아 교회 자체를 터부시하는데 한국어 교사로 접근해 인간적인 신뢰를 먼저 쌓고 시작하기 때문에 기독교 문화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장점이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전 세계에서 한국에 대해 가르치는 교사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교원양성과정 인기

이렇듯 한류가 복음전파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선교지에서 한국을 제대로 알릴 수 있게 선교사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중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한국어교원양성과정이다. 120시간 동안 강의를 수강하면 한국어교원 3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시험을 볼 수 있다. 꼭 자격증을 따지 않더라도 프로그램 수료만으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그 중에서도 총신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진행하는 한국어교원양성과정은 모든 강의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해외에 거주하는 선교사들도 언제 어디서든지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료자들이 한국어를 가르칠 때 필요한 e-book 형태의 교재, 교안, 강의지도안, 단어카드 등 지원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어 유용하게 공급하고 있다.

한국어학당 공동성 과장은 “1~3기까지 강의를 수료한 300여 명의 선교사들이 현재 30여 개국에서 사역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글로벌 네트워크화 하여 교류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3월 30일까지 제4기를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산하 선교사자녀교육개발원에서도 4월 8일 한국어교원양성과정 1기를 개강한다. 선교사자녀교육개발원은 선교사 자녀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선교사자녀들이 현지에서 한국어나 한국 정체성에 미흡한 경우가 많아 한국어 교사 선교사를 파송하려는 목적인 것이다. 5주 단기 과정으로 138시간 한국어 교육, 12시간 동안의 선교사 훈련도 같이 받게 된다. 선교사들에게는 장학혜택도 주어진다.

선교사자녀교육개발원 김신자 총무는 “선교사 자녀의 약점 중 하나가 한국어에 서툴러 한국에 오면 공문 하나 혼자 쓸 수 없다는 것”이라며 “양질의 강사를 섭외해 귀한 선교 자원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선교사 600명을 훈련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매년 여름 ‘선교사 한국문화교실’을 열고 김치 담그기, 전통춤과 음악, 다례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가르쳐 선교사들이 한국문화를 통해 복음을 전달하게 돕는다. 또한 문화관광부와 협력해 한국의 문화재를 탐방하고 경험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다양한 접점으로 선교 긍정적

선교사들이 한국어나 한국문화 강사 자격으로 선교지에 들어가면 직접 선교가 불가능한 곳에도 합법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에서도 세종학당(한국어학당)을 전 세계 500곳에 세워 한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는 방침을 마련했기 때문에 한국선교사들이 설 자리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민간 외교관으로서 한국문화를 전달하는 사절단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한국에 온 이주민 노동자 사역, 다문화 사역, 유학생 사역 등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선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한국 대학에 있는 한국어학당, 각 지자체에 설치된 다문화교실 등에 선교사들이 다수 사역하며 새로운 방법으로 외국인들과 접촉하고 복음을 전하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는 “이제는 한류를 복음전파의 수단 정도로 폄하할 것이 아니라 복음이 흘러들어가는 통로로 생각하고 많은 연구와 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한국문화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훈련된 선교사들이 현장에서 사역할 때 하나님의 말씀이 더욱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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