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 겸허하게 오늘을 성찰해야”

파송 선교사 증가율 둔화·고령화·재정 문제 대안 시급


올해 한국선교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 한국선교현황 및 재정에 대한 설문조사’는 현재 한국선교의 위치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알려주는 지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파송 선교사 수는 조금씩 늘고 있지만, 20년 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 왔던 것에 비하면 증가율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대로라면 증가율은 물론 선교사의 숫자도 점차 줄어들 것이 우려되고 있다.


양적으로도 줄고 있다

한국교회가 선교사 파송 2위국이 되면서 선교사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그러나 이제 선교사 증가율마저 점점 낮아지면서, 더 이상 무조건적인 희망을 기대할 수는 없게 됐다.

한국선교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 해외 파송 선교사 총 숫자는 1만 9798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선교연구원은 선교사를 ‘선교회 회원권이 있거나 타문화권에서의 복음화 사역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며, 고정된 급여가 아닌 모금에 의존하는 재정을 원칙으로 하고, 본부(장기) 행정사역자를 인정하며 개교회 직접 파송 독립 선교사를 제외한 단체의 관리감독을 받는 텐트메이커’로 20년 째 일관되게 정의하고 있다. 이 기준에서 보면 한국 선교사 파송 숫자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425명이 증가한 것으로 연 증가율은 2.19%다. 전체 총 인원수는 작년과 비교해 늘었지만 연 증가율은 2008년 이후 평균 증가율보다 감소했다.


선교사 편중 현상 재차 문제로

지역적으로는 선교사의 52.9%가 아시아에서 사역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래프1) 그 다음으로 북미가 9.4%였으며, 유라시아 지역은 9.2%, 아프리카가 7.3%로 나타났다. 남미와 서유럽, 중동, 동유럽 등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늘 문제로 제기되어 왔던 선교사의 편중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국인의 특성상 아시아 선교에 적합한 장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절반이 넘는 선교사가 아시아에만 몰려 있다는 것은 선교사 배치의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뿐만 아니라 선교사의 가장 많은 숫자인 27.5%가 기독교 국가에서 사역하고 있었다.(그래프2) 올 1월 한국세계선교협의회(회장:강승삼 목사)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상당수의 선교사가 전방개척 지역보다 일반선교 지역에 몰려 있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에 이어 한국선교연구원 발표 자료에서도 기독교 국가에 선교사가 가장 많이 나가있는 아이러니는 한국선교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기독교에 이어 이슬람권이 26.9%로 2위, 공산권(18.7%)과 불교권(14.3%)이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40대 선교사가 42.16%로 가장 많았다.(그래프3) 그 뒤를 이어 50대 선교사가 28.37%로 나타났으며 30대가 17.88%로 3위, 60대 이상은 7.15%로 4위였다. 20대는 4.4%에 불과했다. 40대 선교사들이 가장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 반면에 50대보다 30대 선교사가 훨씬 적어 선교사 고령화에 대한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선교 재정 안 밝히는 단체 많아

올해는 특별히 선교단체의 재정에 대한 설문 문항이 추가됐다. 선교에 대한 책무가 중요하게 부각되는 시점에 재정에 대한 실태조사는 선교단체 재정 책무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논의가 가능하도록 하는 초기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9년에서 2012년까지의 예산을 조사해 선교사 1인당 예산 총액을 계산한 결과 1880만원으로 나타났다. 2012년 총 선교사 숫자에 비추어 보면 한국교회 선교관련 단체의 재정 총액은 3858억 원으로 추정된다.

후원금의 41.6%는 교회가, 34.9%는 개인이 후원하고 있어 교회 중심적 선교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출에 있어서는 선교사 생활비로 41.9%, 사역비로 23.9%, 단체 운영비로 13.2%가 쓰였다. 그러나 설문조사한 167개 단체 중 22개 단체만 재정관련 문항에 응답해 재정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한국선교연구원 문상철 원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파송 선교사의 증가율 둔화, 선교사의 고령화, 한국 선교의 재정 불투명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한국교회가 장밋빛 희망에서 벗어나 겸허하게 돌아보고 대안을 촉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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