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과제는 ‘신행일치·세계관 강화’

기독교 교리 의식 약화가 신앙 건강성 해쳐… “세속주의 끊어야 성숙”

몸은 예배당 안에 있어도, 마음은 세상에 있다.

현대 한국교회 성도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신행 불(不)일치’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회장:전병금 목사)는 1월 31일 강남교회에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영적 건강성 악화 뚜렷

만 18세 이상 기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교회 성도들의 신앙 건강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앙생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교회 출석률은 89.5%(2012년)로 1998년 88.3%와 거의 비슷했다. 즉 교회는 열심히 다니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적인 생활에서는 신앙 건강성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러한 형태는 성(性)의식에서 두드러졌다. 이혼과 혼전 성관계에 대해 성도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또한 낙태도 41.5%가 문제성을 느끼지 못했으며, 외도에 대해서도 15.1%가 상관없다는 인식을 보였다.

문제는 처음 설문조사를 실시했던 1998년과 비교하면 두 배 가량 건강성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이혼이나 혼전 성관계, 외도 등 성문제에 대해 관대해 지고 있어 한국교회의 대책이 절실하다.

이밖에 음주와 흡연도 3명 중 2명은 자유롭지 못하며, 동성애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17.5%나 됐다.

기독교 세계관 뒷걸음질

제자훈련, 사역훈련 등 교회들마다 신앙 교육이 강화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기독교 세계관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게 된 원인을 묻는 조사에서 1998년과 2004년 조사에서는 구원(영생)을 얻기 위해서(각 47.1% 45.5%)가 부동의 1위였지만 2012년 조사에서는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38.8%)가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구원을 위해 믿는다는 답변은 15%나 하락한 31.6%를 차지했으며, 건강(재물) 등 축복을 위해라는 답변은 10% 상승한 18.7%를 차지했다. 즉 한국교회의 고질병인 기복신앙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기독교 교리에 대한 의식이 악화되고 있다. 유일신앙이나 종말신앙에 대해서 확신이 약해지는 반면 종교다원론과 궁합, 풍수지리, 윤회설을 믿는 교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느냐는 질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교회에 다니면서도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다는 교인이 3명 중에 1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004년에는 77.1%가 그리스도를 영접했지만 2012년에는 63.2%으로 크게 감소했다. 즉 무늬만 크리스천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매주 7.5회 설교, 5시간 준비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이한 점은 지난 두차례 조사에서 빠졌던 목회자에 대한 조사가 처음 진행됐다는 점이다.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목회자의 절반(51.2%)이 모태신앙이었다. 또한 1주일에 설교를 7.5회 하며, 주일예배 설교는 45.9분이었다. 주일 설교를 위해 4시간 41분을 준비하며, 설교 준비를 위해 3.1권의 책을 보고 2.1개의 예화를 인용했다.

주목할 점은 설교 내용과 성도들의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목회자들은 주로 신앙성숙(46.4%)을 강조하지만 성도들의 신앙 건강성은 되래 악화되고 있었다. 반면 위로(축복)의 말씀은 22.0%에 불과하지만 기복신앙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목회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회 규모는 평균 450명 이었으나, 실제적으로는 167.4명에 불과했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214.2명이었으나 읍·면 지역은 절반(111.0명)에 불과해 도농 교회 간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목회자들은 일반 성도와의 관계에 만족도 높았으나(84.8%) 당회와의 관계는 별로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62.0%). 또한 목회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신학적 깊이가 얇다(38.6%)는 것과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신앙의 실천 부족(31.0%)을 꼽았다.


김병연 교수(서울대)는 “이번 결과를 분석해 보면 수적 정체, 질적 하락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지나친 양적 성장과 목회자 자질 부족이 원인이 되고 있다. 성도들은 신행일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목회자 조사에 대해서는 “소명과 자부심은 강하나 신학적 깊이나 리더십에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학교 커리큘럼 변화와 목회자 계속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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