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차원 교육철학 큰 그림 제시해야”

암울한 한국교회 미래에 교육이 희망
다음세대 중심으로 교회 변화 꾀해야
현장교육 강화위한 ‘집중 투자’ 필요

현재보다 10년 뒤가 더 기대되는 교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건강한 교회상이다. 그러나 한국교회 주일학교는 전체적으로 희망이 사라져가는 것이 현실이다. 2013년을 앞두고 현재 교단 교육의 난맥상을 진단하고, 새해 교단 교육의 지평을 제시할 뜻 깊은 좌담회가 열렸다. 노재경 목사(총회교육진흥원장)가 진행을 맡았으며,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류응렬 교수(총신신대원), 홍승영 목사(극동방송 <우리는 주의 어린이> 진행), 최정문 전도사(신공과 집필자) 등 교육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편집자 주>

▲ 2013년 총회 교육을 기대하고 준비하는 좌담회가 12월 10일 총회회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교육이 총회의 희망이 되기 위해 총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노재경: 교육이 어떻게 하면 한국교회 전체에 희망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을 통해 교단 교육을 정책화시키고자 합니다.

송태근: 몇 년 전에 영국교회 부흥의 발원지들이 쇠락한 현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영국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목사들에게 영국교회 쇠락의 원인을 물어봤더니, 똑같은 대답이었습니다. 첫째, 하나님 말씀이 권위가 내려가기 시작했을 때, 즉 강단이 타락하면서 영국교회가 쇠락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둘째는 그 시점에 각 교단마다 교회교육의 예산이 이상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불과 100년 만에 선교하던 국가가 선교지가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생겼습니다. 거기서 한국교회의 해결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류응렬: 1987년에 주일학교가 전체 교인의 50%를 차지했는데, 지금은 25%로 떨어졌습니다. 현재 10대 아이들이 20대가 됐을 때 교회를 떠나는 비율도 50%를 넘는다고 합니다. 교육이 문제입니다. 신앙을 버린 게 아니라 신앙이 없었던 것입니다. 주일학교의 부실은 고스란히 청년들에게 연결돼 1980∼90년대에는 대학에 기독교 동아리들이 앞 다투어 개설됐지만, 지금은 하나둘 문을 닫고 있습니다. 지금 주일학교를 재정비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는 정말 비관적인 수준이 될 것입니다.

최정문: 시대가 변하기도 했습니다. 17년 전에 유치부 사역을 했다가 올해 다시 시작했는데, 아이들의 기대치와 수준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동원하는 일부터 어려워졌습니다. 거기다 출산률도 저하돼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합니다.

노재경: 구체적으로 총회가 교육을 위해 어떤 부분을 노력해야하는지 진단해 주십시오.

류응렬: 부흥하는 주일학교들은 목회자가 적어도 3년 정도 꾸준히 사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교회들이 주일학교를 교육전도사가 거쳐 가는 코스로 보고 있습니다. 주일학교 교역자들이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배려와 인식이 필요합니다. 개 교회 차원일 수 있지만, 총회가 교육철학 차원에서 제안할 수 있다고 봅니다. 총회에서 교단의 충분한 토의와 연구를 통해 분명한 교육철학을 마련하고 모든 교역자들과 교사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도 총회적으로 큰 그림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교회의 중심축이 어린이나 청년보다는 장년 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숫자적인 교회 성장 드라이브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장년 중심에서 조금 더 다음세대 중심으로 구조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총회가 구체적으로 지침을 제시하면 좋을 것입니다.

송태근: 공감합니다. 특별히 담임목사부터 교회학교에 대한 철학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투자가 특별한 데 있지 않습니다. 교역자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영아부일수록 베테랑 교역자에게 맡겨야 합니다. 엄마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고무적인 것은 총회교육국이 과거에 비해 너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교재 개발에 애쓰고 투자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문제는 현장 교회들이 이것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삼일교회에 부임해 보니까 주일학교 교재가 중구난방이어서, 총회 신공과로 통일시켰습니다.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홍승영: 총회 차원에서 좀 더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교사세미나들을 가보면 10년 전, 20년 전과 똑같은 내용일 때가 많습니다. 제자훈련, 전도훈련 같은 경우 소수의 사역자들을 위한 전문 훈련이 필요합니다. 총회에서 시행하는 계절별 세미나도 기본에 머물 때가 많습니다. 소수가 모이더라도 집중 커리큘럼이 필요합니다.

노재경: 주일학교를 이끄는 교역자들이 잘 준비돼야 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총신신대원에 주일학교 관련 강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송태근: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총신신대원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데, 교회에서 교육부서를 맡고 있는 전도사들이 부서계획서 하나를 못 짜옵니다. 과제를 하면서 자기들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깨닫는다고 합니다. 총신신대원에서 필수과목으로 주일학교 과목을 개설해야 합니다. 한국교회 모판을 위한 필수과목입니다.
노재경: 본질적으로 교육 현장에서 무엇을 강조하고 집중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류응렬: 하나님이 누구신가, 예수님이 누구신가를 먼저 가르쳐야 합니다. 지금은 그것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적용을 더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대교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본질적인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 진리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절대 진리에 대해 너무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세상과 소통한다는 이유로 진리 자체가 희석되어가고 있습니다. 소통이란 진리를 가지고 소통하는 것입니다. 현대사회는 사회와 호흡하는 기독교 이전에 진정한 기독교를 보기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다음으로 삶의 변화에 대한 강조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성경 공부에 인격의 변화, 성품의 변화를 적용시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교사는 역시 부모입니다. 부모들이 구체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교재개발 역시 그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송태근: 쉽지는 않겠지만, 총회교육부에서 담임목사들을 모셔놓고 한국교회 현장을 종합적으로 이해시키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담임목사가 안 바뀌면 하나마나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도리어 장애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로 시간을 마련하기 힘들면 목사장로기도회 등을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최정문: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많은 기대를 가집니다. 기독교적으로 자녀를 가르치고 양육하려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기독교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과 함께 가는 교육도 필요합니다.

노재경: 힘들고 암울하지만 그럼에도 교육이 한국교회의 희망임에 틀림없습니다. 2013년 총회 교육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말씀해 주십시오.

홍승영: 제일 좋은 교육은 눈으로 보고 따라하는 것입니다. 천천히 가는 것 같고, 큰 움직임도 없지만 차근차근히 진지한 교육을 해 가는 교회들을 볼 때 희망을 가집니다. 작은 교회도 꿈꿀 수 있는, 작지만 건강한 교회들이 더 부각되고 홍보되면 좋겠습니다.

류응렬: 다시 한 번 교회학교를 살리려는 헌신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점점 기독교인 비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도리어 전도대상자가 많아지는 것입니다. 총회와 담임목사님들이 먼저 교회학교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송태근: 교육 시설을 핑계대는 분들이 있는데, 시설이 없으면 현장으로 가면 됩니다. 삼일교회의 경우 전도사 한 명이 주일에 직접 학교를 찾아갑니다. 현장 사역자입니다. 꼭 교회에서만 교육을 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노재경: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총회 정책에 반영해 귀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