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문화결산] ‘회복 회복 회복!’ 목소리는 낮았지만 울림은 컸다
[2012 문화결산] ‘회복 회복 회복!’ 목소리는 낮았지만 울림은 컸다
  • 송상원 기자
  • 승인 2012.12.21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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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연합과 복고 움직임 활발…교회저작권 관심 높아져
공연  영화계 부진 두드려져…프로젝트 ‘ABBA’ 호응
출판  교회개혁·현실정치 참여 관련 서적 출간 잇따라
미술  왕성한 활동에 성장세 확연…‘십자가’ 주제 전시회 많아

 

“문화는 시대를 반영한다”

2012년 기독교문화계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바로 이것이다. 기독교문화계는 분열과 추락으로 어수선했던 한국 교회의 상황을 그대로 흡수해, 반면교사로 삼았다. 두 눈으로 바라본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각 장르의 문화사역자들은 저마다 연합과 개혁을 부르짖었고, 작품이나 활동 속에 반영했다. 교회의 회복, 성도의 회복, 그리고 자신의 회복에 대한 목소리가 올해 기독교문화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연합, 복고 입고 전진

연합과 복고, 이 두 단어로 올해 기독음악계를 정리할 수 있다. 기존의 ‘씨뮤직페스티벌’ 외에도 ‘CCM슈퍼콘서트’, ‘프리덤 집회’, ‘빅콰이어 콘서트’ 등 연합 공연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됐다. 음반시장 불황과 사역무대의 소멸로 생존의 어려움을 느낀 사역자들이 연합을 통해 활동의 물꼬를 트는 모양새였다. 더불어 한국 교회의 분열을 목격하면서 불거진 위기의식이 사역자들의 연합을 이끌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왕년의 인기 찬양사역자들을 재결합하는 계기를 만들며, 복고 열풍을 가져왔다. 명작곡가 김석균 전도사, 1세대를 이끈 노문환 목사, 전성기를 구가했던 좋은씨앗, 소리엘 등이 참여한 ‘러브 CCM 콘서트’, 한국 교회 찬양부흥을 이끌었던 히트곡을 현역 사역자들이 부르는 ‘CCM슈퍼콘서트’ 등의 대형행사가 개최돼 주목받았다. 90년대 전성기의 주역들이 나서 기독음악계에 다시 불을 지피는 동시에, ‘나는 가수다’와 ‘건축학개론’ 등으로 대변되는 대중문화계의 복고 열풍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또한 교회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커다란 특징이다. 세계적인 저작권사역단체인 CCLI의 한국 지부 설립을 시작으로 교계 저작권 논쟁이 점화됐다. 그러나 20개가 넘는 저작권단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서로 간의 입장차가 뚜렷해, 제대로 된 법 적용이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공짜주의에 빠져 있는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교회 내 저작권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영화, 공연 부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인 기독음악계에 비해, 기독영화계와 공연계는 큰 가닥만 있었을 뿐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독영화계는 기독영화전용관 필름포럼 개관과 서울국제사랑영화제로 새 단장한 서울기독교영화제라는 두 가지 큰 건을 터트렸다. 그러나 필름포럼은 불과 수개월 만에 기독영화전용관에서 기독교복합문화공간으로 변경되면서 특색이 많이 사라졌으며, 서울기독교영화제의 명칭 변경을 두고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보다 기존의 명칭이 더 낫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올 초에 개봉한 ‘밍크코트’만이 호평을 받았을 뿐, ‘한경직’, ‘리틀 제이콥’, ‘철가방 우수씨’ 등 대부분의 작품이 흥행과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기독공연계 역시 ‘더 락’, ‘프라미스’, ‘사슴의 발’, ‘마리아 마리아’ 등 크고 작은 공연이 연이어 무대에 올랐지만, 두각을 보인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연장 혹은 매년 찾아오는 공연인 ‘언틸더데이’와 ‘빈 방 있습니까’, ‘바울’ 등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창작물이 꾸준히 나온다는데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재정 부족, 전문성 부재와 같은 한계 요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은 여전했고, 작품의 완성도도 숙제로 남겨졌다.
한줄기 빛은 문화행동 아트리의 2012 1.1.1 프로젝트 ‘ABBA’에서 찾을 수 있었다. 기독공연계에서 보기 드물게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작품이었다. 돌아온 탕자와 요나이야기를 절묘하게 엮어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면서, 11일 동안 23회 공연 전회 매진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개혁의 기치 높이다

교회개혁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곳이 바로 기독출판계였다. 한국 교회의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이다. ‘다시 프로테스탄트’(양희송), ‘바보 예수’(한완상), ‘일어나라’(이찬수) ‘오래된 새 길’(김기석) 등 교회개혁과 관련된 책들에 독자들의 큰 호응이 따라왔다. 그만큼 일반 성도들도 한국 교회의 추락을 뼈저리게 느끼는 상황에서 지적과 비판, 대안을 제시한 책들이 인기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올해 총선과 대선이 맞물리면서 기독교인의 정치참여에 관련된 책들이 출간된 점도 특징이었다. IVP의 ‘어떻게 투표할 것인가’, 새물결플러스의 ‘정치하는 교회, 투표하는 그리스도인’, 우리시대의 ‘그리스도인의 정치색깔’ 등에 시선이 모아졌다.
이외에도 ‘천국에 들어가기 힘쓰라’, ‘뷰티풀 천국, 쇼킹 지옥’ 등 천국과 지옥을 주제로 한 책과 기존의 영성과 간증에 관련된 책들도 주류를 이뤘다.
상반기 주요 베스트셀러로는 이어령의 ‘빵으로는 살 수 없다’, 이어령의 딸 고 이민아의 유작 ‘땅에서 하늘처럼’, ‘하늘의 신부’, 김아중 장로의 ‘하늘의 대사3’ 등이다. 하반기에는 카일 아이들먼의 ‘팬인가 제자인가’, 유기성 목사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존 비비어의 ‘임재’ 등이 인기를 끌었다.


미술계, 성장세 완연

▲ 300여명이 넘는 관객이 몰린 아트미션의 크리스챤 아트포럼에서 신국원 교수(총신대)가 강연하고 있다.
기독미술계는 올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독미술인단체를 중심으로 왕성한 전시활동 및 학술세미나를 진행했으며, 작품별로도 주제에서부터 기법, 장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야말로 기독미술계의 성장세가 완연했다.
특별히 주목할 것은 외연 확장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기독미술계는 대중과의 소통, 혹은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기치를 달고 기독미술 대중화에 전념한 점이 많았으나, 올해는 기독미술의 본질을 되찾는 노력도 이어졌다.
교회로의 접근을 꾀한 아트미션의 활약이 올해도 두드러졌다. 정기전과 크리스챤 아트포럼, 자선전시회 함께하는 세상전 등 공식행사 모두를 교회에서 열어 교회 내 사역자와 성도와의 교감을 나눴다. 특히 300여명의 관객이 몰린 정기전 오프닝과 크리스챤 아트포럼은 명실상부한 기독교미술전시·학술포럼 최대 최고의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사랑의교회, 광림교회 등 각 교회 미술인선교회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선교회 간의 교류를 활성화했다. 그 결과 올해 일을 벌이고야 말았다. 사랑의교회 등 4개 교회와 백석대학원 기독교미술인선교회가 연합해 대형 미술전시회 ‘대한민국 크리스천 아트 피스트’를 개최한 것이다. 각 교회 미술인선교회의 활성화와 기독미술인의 유기적인 연대를 목적으로 열려 기독교미술단체 연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외적 연합 외에 내적 연합도 일군 1년이었다. 그 통로는 ‘십자가’였다. 기독미술에서 십자가라는 주제는 항상 있어왔지만, 특히 올해는 십자가라는 이름을 달고 열린 전시회가 유독 많았다. ‘대한민국 크리스천 아트 피스트’의 주제도 ‘ART in CROSS’였고, 기독미술인 10인의 신앙고백을 작품으로 표현한 ‘THE CROSS’전 등이 넘쳐났다.
사회의 날선 비판이 한국 교회로 향하는 상황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본질을 회복하자는 운동이 기독미술인들을 통해 나왔던 2012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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