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감정대립으로…대화 통로 끊겼다

뽀족한 해결책 없어 총회정상화 우려 더 커져… “어쨌든 대화 재개해야”


총회 임원들 일부가 11월 29일 회의 도중 퇴장하고, 총회장과 장로부총회장이 폭행 운운하면서 서로 상해를 주장하고 있어 총회정상화의 길이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퇴장한 임원들은 총회장이 회의록 채택을 강행하려 할뿐 전국교회의 관심사와 열망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준모 총회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임원회 파행에 대해 총회법과 국가법으로 대응할 것이며 남상훈 장로 직무 정지건을 상정해야만 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원회 내의 대화 통로가 완전히 차단된 것이다.

정준모 총회장은 11월 30일 재차 회의를 시도하다가 불발된 후,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임원들을 만나 “비대위를 해체하면 실행위원회가 허락할 경우 비상총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사실상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소속 일부 노회장들은 11월 29일 총회 임원회의 장소를 찾아왔다가 임원회 파국을 목격했고 총회회관 사무실 출입을 거부당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총회장과 비대위와의 대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으나 아직까지는 총회장과 비대위간 의견 차이만 확인한 정도여서 낙관하기 힘들다.

최근 총회장이나 비대위 어느쪽의 편도 들지 않는 것처럼 성명을 발표했던 증경총회장들이나 정치권에서도 선뜻 중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총회 임원들간에 격앙된 감정이 가라앉고 대화의 테이블에 다시 모일때까지 뾰족한 해결책 없는 날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혼란한 상황 가운데 총회전도국이 사무행정을 지원하는 상비부들과, 긴급을 요하는 것으로 알려진 재판국, 고시부 회의가 열리고 있으나 거의 대부분의 상비부들은 회의를 자제하고 있다. 또 12월 3일 총회 정치부가 임원회를 개최, 제97회에 보고되지 않은 특별위원회 명단을 자체적으로 완료해 총회장의 결재를 얻어 곧바로 발표하려고 했다가 하귀호 부장 등을 위시한 다수 임원들의 반대로 보류한 일도 있었다.

임원들은 현재 정준모 총회장 지지 측과 안명환 부총회장 지지측으로 양분되어 있는 모양새다.

임원들의 퇴장에 대해 황규철 총회총무는 “안명환 목사부총회장 등이 퇴장한 이유는 임원회 안건 중 ‘선거법개정 5인 특별위원 구성’만 하자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정 총회장은 정치부 보고를 모두 받는 것이 옳다고 말했으나 퇴장한 임원들은 일부만 받자고 말해, 각론에 차이가 있었을 뿐 회록채택이라는 총론 자체는 이견이 없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퇴장한 임원들은 “임원들은 교단의 정서와 개혁의 열망을 뼈아프게 듣고 총회장이 총회장 자신과 총무에 대한 문제를 먼저 다루기를 여러차례 요구해왔다”면서 “이날 임원회에서도 이같은 주장이 무시되고 회의를 강행하려고 해 회의진행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곤혹스럽기는 29일 회의장에 끝까지 남았던 4명의 또다른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당일 총회장을 포함해 5명이 남았고 총회총무가 배석한 상태였으나 회록채택 강행을 위한 동의뿐 제청을 한 임원은 없었다. 현재 상황으로는 퇴장한 4명의 임원들도, 다수를 점한 총회장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교단 내에서는 총회장이 총회 임원, 그리고 비대위 임원들과 대화의 기회를 계속해서 갖는 것으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총회임원이나 비대위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느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대화를 통해 접점을 좁혀 나가는 것 외에 현재로서는 다른 방안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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