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살얼음, 머리둘 곳 없는 학생들

학교운영 주체들 지루한 주도권 다툼에 ‘강도사고시 볼 수 있을까’ 불안 커져


예장합동 교단 산하 3대 지방신학교로 손꼽히는 칼빈대학교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학교 내외부에서 연이어 악재들이 터져 나오지만, 어느 것 하나 해결될 기미가 없다. 현재 칼빈대가 안고 있는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이사회 구성과 관련된 총회와 갈등, 총회와 갈등으로 촉발된 신대원 학생의 자격 보장 문제와 과도한 징계, 그리고 최근에 다시 터진 주요 교수의 학력과 논문 의혹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총회와 갈등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칼빈대가 총회와 갈등 상황에 빠지게 된 원인은 이사장 김진웅 목사와 길자연 목사의 정치적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현재 이사회 구성에 대한 문제는 평양 남평양 동평양 3개 노회가 ‘학교 정체성 확보’ 차원에서 이사회 참여를 요구하면서 총회의 문제로 확대됐다.
세 노회는 지난 9월 칼빈대 문제에 공동대처하기로 합의하고, 제97회 총회에서 ‘제87회 총회 결의에 따라 3개 노회에서 이사를 파송한다’는 공동결의안을 인정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97총회가 비정상적으로 파회되고 칼빈대 문제가 다루어지지 않아 3개 노회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칼빈대 이사장 김진웅 목사는 ‘교육법 상 노회 또는 총회에서 강제로 이사를 파송하거나 교체할 수 없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그러나 “총회 및 각 노회들과 충분히 협의할 것이다. 이사회가 학교를 사유화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항변하고 있다.


결국 소송으로 번진 학생 징계

졸업을 앞둔 신대원 학생을 퇴학시킨 문제도 해결난망이다. 칼빈신대원 3학년생 안진호 조상원 전도사는 지난 9월 27일 학생징계위원회로부터 퇴학처분을 받았다. 징계위원회는 학칙에 따라 정당하게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학칙 중 학생상벌에 관한 시행세칙을 보면, 제4조 징계 부분에 수업방해, 불온 인쇄물 게시 및 살포 등을 퇴학사유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퇴학처분을 받은 학생들이 수업방해와 인쇄물 게시 및 살포에 나선 이유는 학교 당국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이사회 문제로 ‘총신신학원 편입학 자격을 박탈’한다는 총회실행위원회 결의가 나온 상황에서 “강도사고시 자격을 부여해 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집단행동을 취한 것이다. 결국 학교는 원인을 제공한 책임 의식 없이, 일방적으로 학생들의 행위 결과만 갖고 징계를 내린 것이다.
또한 징계절차에도 문제가 있다. 학칙 제28조 징계 9항을 보면 ‘퇴학에 해당하는 징계는 교수회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징계위원회는 교수회의를 거치지 않고, 학생들에게 퇴학처분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부당하게 퇴학처분을 당한 안진호 전도사는 “학교에 절차문제도 지적하고, 재심도 청구했지만 안됐다. 아예 재심에 대한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며 허탈해 했다. 안 전도사는 “교과부 등 모든 기관에 문의했지만 부당한 징계를 되돌리는 방법은 법적소송 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변호사와 소송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 칼빈대가 연이은 악재와 추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회와 관계가 회복되지 않아 신대원 학생들은 여전히 강도사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지 걱정하고 있다. 학생들은 여름 내내 이 문제로 싸웠다.

또 터진 교수 학력 문제

강정진 교수가 제기한 윤익세 교수의 학력위조 논문표절 의혹은 양측이 모두 끝까지 가보자고 벼르고 있다. 강 교수는 그동안 윤익세 교수의 학력과 논문을 철저히 조사하고 검증한 자료까지 만들어 법원에 고소한 상태다.
윤익세 교수는 자신의 학력과 논문에 대한 의혹은 이미 검증을 받았고 법원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에, 강 교수를 비롯해 그동안 부당하게 자신을 음해한 사람들을 모두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경하게 대처해 이번으로 모든 의혹을 벗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정진 교수는 “2008년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학력위조 및 논문표절을 안했다’는 것이 아니라, 법적용을 잘못해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판단한 것뿐”이라며, “이번에 윤 교수의 학력위조와 논문표절 문제를 철저히 밝혀낼 것”이라고 전의를 다지고 있다.
교수 임면권한을 가진 이사회는 윤익세 교수를 믿고 있다. 윤익세 교수에 대한 의혹은 2008년 법정에서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며, 강 교수의 의혹제기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폄훼했다. 다만 최근 학내 문제와 관련해 윤익세 교수가 너무 전면에 나서 있는 상황이라며, “학교 문제와 관련해 정치적 법적 다툼을 전담하고 있어 타겟이 된 것 같다. 이제 자제를 해야 한다. 제지를 할 시점이다”라고 우려를 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