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발등의 불’ 저작권 논쟁(1)] 교회로 파고 든 저작권
[문화기획/ ‘발등의 불’ 저작권 논쟁(1)] 교회로 파고 든 저작권
  • 송상원 기자
  • 승인 2012.11.06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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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른 법규제에 느슨한 교회 울타리


21세기를 지적재산권시대라고 말할 정도로 개인의 지적재산권이 보호·강화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은 교회까지 파고들었다. 최근 교계에서도 ‘교회 내 저작권’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수십 개의 교회 저작권 관련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해외단체들도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관련 단체들의 행보에 비해 한국 교회의 저작권 대처나 인식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중 교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음악저작물은 기준이나 사용 방법이 모호해 교회 내 사역자들조차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다. 이에 음악 저작물 관련 쟁점을 검토하고, 저작권 단체 간의 협의 과정, 교회 내 저작권 문제 해결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저작권법 보호규정 잇따른 강화로 교회내 무분별 사용 제동 움직임

관련 단체 행보 분주하지만 대형교회 위주 한계…인식 개선 급선무


교회 내 저작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지적재산권 보호가 대두되면서 저작물 보호기간 연장, 저작권자 및 저작인접권자 전송권 추가, 온라인 규제 강화, 공중송신권 추가 등 보호규정 강화를 골자로 저작권법이 지속적으로 개정되었다. 특히 저작권법 해석범위가 확대되면서 그동안 교회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던 음악 영상 인쇄 등의 저작물에 대해서도 법적 규제가 추진되는 상황이다. 교회 안까지 저작권법이 파고 든 것이다.

이에 따라 교회 저작권 관련 단체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저작권자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한국크리스천음악저작자협회, 한국기독음악저작권협회 등을 비롯해 예수전도단, 어노인팅, 광수미디어(마커스) 등 사역기관이 자체 운영 중인 단체까지 포함하면 20여개나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저작권 단체인 CCLI가 한국지부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들 단체들의 발 빠른 행보처럼 한국 교회 역시 저작권 문제에 대해 대비하고 있을까? 저작권 단체들의 협의 대상인 한국 교회의 저작권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 경기도 A교회에서 빔프로젝트를 활용해 예배를 드리는 모습. 빔프로젝트나 OHP를 사용해 가사나 악보를 투사하는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의 대표적인 사례다.
2002년에 설립된 단체인 한국크리스천음악저작자협회 안성진 총무는 많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안 총무는 “10년 전만 해도 저작권료는 왜 내야 하냐고 따지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데 저작권료가 어디 있냐며 윽박지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문의도 많이 오고 저작권에 대해 신경 쓰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CCLI 코리아 함승모 대표 역시 저작권자들의 요청도 있었지만, 한국 교회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판단해 한국에 입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이야기는 대형교회 혹은 중대형교회로 국한시킨다면 맞는 말이다. 이미 대형교회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저작물이나 인쇄물에 대해서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여 구입하고 있으며, 쟁점이 되고 있는 음악 저작물에 관해서는 관련 단체들의 행보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랑의교회, 명성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7개 대형교회가 뜻을 모아 한국교회저작권협회라는 중재단체까지 설립하면서 교회 내 저작권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70%를 차지하는 미자립교회 중소형교회 지방교회에서는 여전히 저작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상태다. 악보집 정도만 허락을 받고 사용하는 편이고, 저작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개별 저작권을 사용하는 방법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아무리 몇몇 대형교회가 나선다할지라도 저작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내놓는 일이 한국 교회 전반에 연착륙하기란 아직까지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20개가 넘는 교회 저작권 단체들이 난립해 있는 관계로 저작권자에게 저작물 사전허가를 받으려 해도 그 일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상태라면 교회에서 사용하는 곡마다 그 곡이 계약돼 있는 단체를 찾아 일일이 사전허가를 받아야 되는 수고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저작권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저작권을 보호하고 대우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 교회를 계몽하는 한편, 교회 저작권 단체들의 연합이 필수적이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저작권 단체들은 교회 사용음악 집계 프로그램을 갖춘 중재단체에 중심으로 연합해 한국 교회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도움을 줘야 할 것이고, 미자립교회와 개척교회에 대한 처우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 역시 그동안 홀대했던 점을 인정하고 법적인 책임을 다해 교회의 도덕성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한국 교회와 저작권자, 상호간의 섬김을 통해 아름다운 사역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당사자 간의 긴밀한 협력이 선결과제이다.

“교회·관련단체 협의 중요하다”
“교회 내 저작권은 제도화된 법 테두리에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먼저 교회를 섬기려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기독음악저작권협회 임장우 사무국장의 말이다.
찬양사역자연합회와 복음성가협회, 그리고 기독음악연주인협회가 연합해 만든 한국기독음악저작권협회는 엄연한 저작권자들의 단체이다. 그러나 소속 회원 150여명은 저작권자인 동시에 교회 내 사역자로서 교회를 섬기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협회나 임 사무국장은 교회나 저작권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간자적인 공생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에게 교회 내 저작권에 대해 물었다.

▲교회 내 저작권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려면 무엇을 먼저 시작해야 하나?
=우선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 여전히 한국 교회의 저작권 인식도는 낮은 편이다. 반면 관련 단체들의 행보는 빨라지는 시점이다. 가만히 있다가는 교회가 피해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선 한국 교회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와 저작권자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가 만들어져서 저작권자와 한국 교회 사이의 공공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한국 교회의 저작권 인식도가 낮다면 단체들이 나서서 저작권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 않는가?
=그렇다. 이 일은 저작권 단체들의 몫이 되어야 한다. 단체들이 나서 저작권 세미나 등을 열어 교회 내 저작권에 대해 제대로 알려야 할 책임이 있다. 더불어 적정가격을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적정가격이라 하면 징수 규정을 말하는 것인가?
=맞다. 현재 교회와 저작권자 간의 중개단체라 할 수 있는 CCLI나 한국교회저작권협회에서 징수규정을 공개했지만, 성도 수 별로 일률적으로 나눠 미흡한 부분이 있다. 특히 개척교회나 미자립교회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연간사용료가 정해져야 한다. 연 10만 원 이하의 금액이지만 작은 교회에게는 분명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교회 내 저작권을 법적으로 접근하면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제도화된 법 테두리에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말이다. 한국교회를 제대로 섬기면서 저작권자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교회와 단체 간의 협의가 필수조건이다.

 

악보 복사할 땐 사전합의 필수

OHP사용·설교CD도 ‘주의’


교회내 저작권법 위반사례

▲ 교회 성가대에서 성가집을 만드는 경우에도 해당 저작권자의 사전허가가 필요하다.
교회 내 저작권 문제가 교계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담당 간사를 두어 긴밀히 대처하고 있는 대형교회나, 앞서 저작권에 관심을 가져온 교회를 제외하고는 저작권법 위반 사례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교회 내 저작권 관련 사안은 일반 저작권보다 복잡다단한 면이 있다. 준법을 행하려면 결국 무엇이 문제인지 아는 것이 필수. 교회 내에서 음악 저작물과 관련해 법에 저촉되는 행위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우선 예배 중 찬송을 부르거나, 복음송이나 CCM을 찬양하는 것은 저작재산권의 종류 중 공연에 해당되나, 비영리 목적이므로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가 문제다. 사전에 저작권자와 합의 없이 악보나 가사를 복사하는 행위도 복제에 해당돼 저작권법 위반이다. 저작권자와 사전 이용합의가 필수다.

최근 대부분의 교회에서 활용하고 있는 OHP나 빔프로젝트는 교회 내 음악 저작권 문제의 핵심이다. 예배 중 OHP나 빔프로젝트를 사용해 가사를 투사하는 행위는 저작권법 상 복제나 공연에 해당되어, 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다. 투사 자체는 허용되나, 대상 자료를 복사하거나 컴퓨터에 저장할 경우는 저작권 침해다. 결국 투사를 하기위해서는 자료 복사나 컴퓨터 저장을 할 수 밖에 없으므로 저작권 침해 우려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음악 저작물이 포함된 예배를 촬영하여 컴퓨터에 저장하고, 이를 인터넷 통해 전송할 경우도 저작권 침해 범주에 들어간다. 더불어 저작물이 포함된 예배실황이나 설교를 CD로 제작해 배포하는 경우도 저작권법 위반이다.

저작권법 위반 사례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 중 하나가 교회 성가대이다. 성가대에서 복제하여 악보나 성가집을 만드는 것은 2차적저작물작성에 해당돼 위법이고, 성가대 찬양 CD를 만들어 배포하는 행위 역시 위반사항이다. 단 성가대에서 찬양곡을 편곡하는 행위도 2차적저작물작성에 해당되나, 비영리 목적으로 공연에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복제 또는 전송에 이용하기 위해 편곡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다.

이밖에도 교회 웹사이트에 배경음악을 사용하는 경우, 주보 및 각종 예배 순서지에 가사나 악보를 기록하는 경우도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된다.

이상의 교회 내 음악 저작권 관련 사항이 위법이 아니라, 적법이 되려면 사전에 저작권자들에게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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