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의지 확인 때까지 거리둘 것”

총회장 임원회 소집에 임원 6명 “가을정기회 때까지 지켜보겠다”


▲ 총회의 혼란스런 사태를 두고 총회임원들의 입장이 양분돼 있다. 대다수 임원들은 총회장의 총회속회 개최 수용과 책임자 문책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제97회 총회에서 선출된 후 임원들이 함께 한 모습.
총회 사태에 대한 전국교회의 염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총회 임원들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과반수의 임원들이 정준모 총회장이 주도하는 임원회와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총회 임원들의 총회장에 대한 거부 움직임이 가시화된 것은 지난 9월 25일 대구성명교회에서 열렸던 첫 번째 임원회 석상이었다. 이날 임원회에는 총회 부총회장 남상훈 장로, 서기 김형국 목사, 회록서기 김재호 목사, 부회계 최수용 장로 등 4인이 참석하지 않았다. 전체 9명 가운데 5명이 참석해 회의는 성수가 됐으나 임원회는 불참한 임원들을 고려해 별다른 결의를 하지 않았으며 모 임원은 총회장과 총무에게 대교단 사과문을 발표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회장의 입장은 이때까지 단호했다.

다시 한 번 임원회가 파행을 보인 것은 사흘 뒤에 총회회관에서 열렸던 총회장 이취임예배 때였다. 비상대책위원들의 침묵시위 가운데 어수선한 분위기로 진행된 예배에는 부총회장 남상훈 장로, 서기 김형국 목사, 회록서기 김재호 목사 등은 참석을 하지 않았다.

이어 10월 2일 정준모 총회장은 다시 한 번 임원회를 소집했으나 이번에는 무려 6명의 임원들이 불참을 통보했다. 정총회장은 고 김창인 목사의 발인예배 준비를 안건으로 임원들에게 참석을 요청했으나 이날 회의에는 정총회장과 부회록서기 최우식 목사, 회계 윤선율 장로만이 참석해 회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최우식 목사는 팔레스호텔의 임원 모임에 참석했다가 총회본부로 뒤늦게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6명의 임원들은 같은 시각에 팔레스호텔에서 별도의 모임을 갖고 “가을정기회 때까지는 임원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하고 이같은 뜻을 총회장에게 전달했다. 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정총회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해결을 위한 의지가 없이 회의를 소집하는 이상 동참할 수 없다”면서 사태의 추이를 신중히 관망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또 임원들은 회의 후에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김창인 목사 유족들을 위로했으나 10월 5일 열린 발인예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임원들은 10월 9일 증경총회장들이 연석회의를 제안한 것도 거부하는 등 사태 진전이 없는 임원회 활동에는 적극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증경총회장들은 연석회의를 통해 임원들에게 총회장에게 협력할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 임원들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 가운데 심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입장을 바꿀 뜻이 없음을 알려왔다. 모 임원은 “총회장은 지난 총회 기간 동안 긴급동의안 처리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임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자적인 처리를 했고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도 없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임원회에 참석했다가 또다시 총회장이 자기 뜻을 밀어부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임원은 “현재로서는 비상대책위원회의 뜻과 맞춰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총회속회(비상총회)가 법적으로 옳으냐를 따지기보다 사태해결의 의지를 밝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임원회에 참석한 바 있는 모 임원도 “임원회에 참석하고 있는 것은 전국교회가 임원으로서의 사명을 다하라고 뽑아준데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다수 임원들은 총회장의 사과와 총회 파행에 대한 관계자에 대한 처리 의지를 확인할 때까지는 총회장과 거리두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 노회들의 가을정기회를 전후로 노회들의 의지를 충분히 확인한 뒤 임원회에 참여해 관련자 처리 등 개혁의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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