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보다 영적 권위 회복 더욱 힘써야”

목회자 윤리강령 선포되면 파급효과 클 것
GMS 등 어려움 크지만 교단 자정력 믿어
새찬송가 발간은 총회결의, 공감 얻어가야


교단설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비롯, 굵직한 행사와 사건들이 많았던 제96회기가 마무리되어 간다. 이번 회기 총회장의 중임을 맡아 교단을 이끌었던 이기창 목사(전주북문교회)에게 소감과 교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었다.   <편집자 주>


대담=이길환 편집국장

▲중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감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임기 중에 교단설립 100주년기념행사를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회기에 사업이 많았는데 교단 산하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잘 협조해 주어 계획했던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연합사업에 앞으로 우리 교단이 힘을 내야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교단이 자랑하는 개혁신앙을 널리 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신학적 타협이야 있을 수 없으나 연합사업에 참여해야 우리 교단 신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선한 방향으로 한국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교단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고발사태나 총회를 모욕하는 부적절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교단의 변화와 기강회복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교단 안의 문제가 교단 안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사회법정으로 나가는 것은 마음 아픈 일입니다. 교회 문제는 기도로 해결해야 가장 건강합니다. 만일 기도가 부족해서 해결되지 않으면 교회 안에서 화합해야 합니다. 이것을 밖으로 가져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합니다.

혹자는 선거제도가 바뀌면 총회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의 제비뽑기 제도가 현실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수준이 높은 선거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직선제로 돌아가는 일은 영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아직은 시기상조입니다. 제도를 바꾸기보다 현재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 노회, 총회가 회개하고 영적인 권위를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노회가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교단의 목회자를 선발하고 권징을 시행하고 각종 연합사업에 힘을 써 개교회를 건강하게 하는 일에 노회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도가 만사인 것처럼 말하는 것에 반대하며 기존의 기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교단의 발전을 위해 목회자윤리강령이 총회에 헌의될 예정인데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총회에 상정될 목회자윤리강령에 기대를 걸며, 총회가 이를 계기로 새로운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도 좋지만 우리 교단이 윤리강령을 선포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령이 세워지면 개혁을 위한 노력들이 탄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물론 최고의 윤리강령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그러나 복음이 힘 있게 전해지기 위해 현 상황을 고려한 문화적 그릇들이 그때그때 마련되어야 합니다. 목회자윤리강령이 그런 도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총회세계선교회(GMS)가 고소고발건 등 어려운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선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총회세계선교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6일 이사회 총회에서 원만히 방향이 정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도했습니다. 선교회가 자정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새 집행부가 총회세계선교회의 설립 취지가 무엇인지를 기억하면서 운영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도출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행정적으로 사건이 발생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 기관의 설립 정신입니다. 세계선교라는 대의를 최고의 명분으로 삼고 서로 불편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면서 노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지금 선교회에 필요한 것은 기구변형이 아니라 정체성 회복인 것입니다. 선교회가 1998년에 독립기구화된 이래 얼마나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으며 교단의 위상을 높였습니까? 문제가 있다고 해서 획기적인 변화를 매번 시행한다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 보일 듯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수 있습니다. 외양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모두 잊지 말아야 합니다.

▲총회가 결성한 각종 특별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특별위원회의 불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는데 대해 총회장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저는 특별위원회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상비부를 통해 일을 하도록 해야 건강한 총회라고 생각합니다. 특별위원회는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일 수 있습니다. 특별위원회가 1년 안에 사건을 확인하고 결말을 내는 것은 시간적으로 부족합니다.

총회 안에는 수임 사항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상비부들을 두었습니다. 상비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상비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공천과정에서부터 전문성 있는 분들이 영입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총대들이 공천 때 희망부서를 적게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본부의 행정력도 강화시켜야 합니다.

본부의 임직원들이 상비부에서 다루는 각종 현안들에 대해 전문성 높은 식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자질함양의 기회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부득이하게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질 경우, 외부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열린 생각도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취임 당시 목표했던 바를 얼마나 달성하셨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쉬웠던 일은 없습니까?
=총회 역사를 정리하는 일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교단의 발전을 위해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교단의 역사 찾기입니다. 현재 교단 내에 제대로 된 박물관이 하나도 없습니다. 교단의 역사 자료들을 수집 정리하고 박물관을 설립해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교단이 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또 아쉬웠던 것은 연합사업 부분입니다. 신학적인 문제로 충돌하지 않고 한국사회와 교회를 위해 힘을 합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으나 세계교회협의회(WCC) 문제에 걸려 교단이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기도운동, 구제사업, 교회수호운동 등에 우리 교단이 좀 더 참여할 수 있었는데 올해 그러지 못했습니다. 저는 연합사업에 앞으로 우리 교단이 힘을 내야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교단이 자랑하는 개혁신앙을 널리 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신학적 타협이야 있을 수 없으나 연합사업에 참여해야 우리 교단 신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선한 방향으로 한국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다음 회기에는 올해 부족했던 연합사업 각 분야에 힘을 내어 교단의 위상을 높여주기를 바랍니다.

▲장로교단 설립 100주년을 보내면서 한국교회가 서구교회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진리교육에 힘써야 합니다. 교리를 가르치고 기도에 힘쓰고, 사회봉사에 노력해야 합니다. 미래의 교단은 다음 세대에게 달렸습니다. 다음 세대 교육에 투자하고 그들에게 교단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하지 않으면 희망은 없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요사이 총회에서 발간하는 공과와 교육 자료들의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저도 감수를 하면서 보니까 일선 교사들이 교재대로만 성실히 진행하면 좋은 결실을 많이 맺을 수 있도록 흥미롭고도 쉽게 만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사용해 눈길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신학적 진리와 변증을 교육하는 일을 중시해야 합니다.

또 영성운동이 필요합니다. 목사장로기도회나 기도한국은 영성운동입니다. 특히 기도한국을 위해 교회와 노회, 지역별로 기도회가 연이어 진행됐는데 참으로 잘 되었습니다. 이제 기도에서 받은 영감을 가지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구제의 창을 넓게 열어 나가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세계교회로부터 진 빚이 너무도 많습니다. 떡과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더불어 통일을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이단 사이비에 대해 확고히 대처할 때 교단의 소망이 있을 것입니다.

▲올해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는 새찬송가를 채택하는지 여부입니다. 곧 시제품이 나올 예정인데 새찬송가 발행에 대한 총회장님의 의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새찬송가를 채택하면 한국찬송가공회의 법인 문제와 각종 소송 등이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찬송가를 발간해야 한다는 것은 총회의 결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습니다. 모두의 공감을 받을 만한 이들의 곡을 넣고 신학자들의 검증을 더한다면 교계 일반이 수긍할 수 있는 새로운 찬송가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발간된 찬송가에 대해 사실 고치지 않아도 될 부분을 고쳤다는 지적을 들은 바 있지 않습니까? 또 현존하는 이의 작시는 택하지 않아야 하고 작곡도 테크닉 면에서 완벽했어야 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지금의 새찬송가 발간은 그런 면에서 한국교회가 인정할 수 있는 수준 높고 엄정한 찬송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교단 산하 지도자들과 교회에 당부의 말씀을 해주십시오.
=차기 총회 임원들을 위해 기도하고 도와주십시오. 특히 새롭게 총회장이 되시는 정준모 목사님은 식견이 깊고 폭넓은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총회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총회를 위해 기탄없이 발전적인 제안을 많이 해주십시오. 기도와 의견 개진을 통해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끊이지 않는다면 총회에 소망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