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일꾼 잘 뽑자” 총무선거 치열

고신·백석·기장 선출 앞둬 … 선거제도 개선안 처리도 관심

9월은 총회의 계절이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의 정기총회가 9월 17일을 중심으로 일제히 개최된다. 올해는 특히 안방살림을 책임질 각 교단 총무의 선출이 주목된다. 또한 이맘때가 되면 이뤄지는 교단들의 합종연횡과 헌법개정, 여성목사 등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단의 침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교회들의 대응과 난관을 겪고 있는 연합사업 해결책도 관심사다. 본지는 각 교단 정기총회를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주요현안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안방살림‘총무’치열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일을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의미다. 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교단의 미래는 누구를 리더로 뽑느냐에 따라 바뀐다고 할 수 있다.

올해 각 교단의 정기총회를 살펴보면 유독 총무 선출이 많다. 예장고신을 비롯해 예장백석,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총무를 선출한다. 예장통합의 경우 사무총장 내정자 이홍정 목사가 총회에서 인준을 받는다.

교단 총회에서 총무의 선출이 주요이슈인 까닭은, 총무는 곧 교단의 살림을 책임질 ‘안방마님’과 같기 때문이다. 짧게는 3년에서 연임까지 할 경우 8년 동안 교단의 내부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연합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는 자리가 ‘총무’라는 직책이다.

예장통합은 7월 20일 임원회에서 새 사무총장으로 이홍정 목사를 선임했다. 이 목사는 9월 정기총회에서 인준을 받으면 4년 동안 교단 살림을 책임지게 된다. 이홍정 목사는 총회 기획국장과 아시아교회협의회 국장, 아태장신대 총장 등을 지낸 교단 내 소식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장고신의 경우, 3년 사무총장 자리에 구자우 목사(모자이크교회)와 최한주 목사(푸른숲교회)가 후보로 나서 양파전이 예상된다. 예장백석은 현 사무총장 이경욱 목사와 이창신 목사(부천제일교회)가 후보로 등록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며, 예장고신과 동일하게 3년간 안방을 책임진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임원선거의 초미의 관심사는 단연 총무선거다. 재임에 도전하는 현 총무 배태진 목사와 정진우 목사(서울제일교회)의 양자대결 구도다. 후보자 검증을 위해 6차례 공청회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안개 속 판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임원‘내가 적임자’

◇예장통합=9월 17일부터 21일까지 소망교회에서 열리는 예장통합 정기총회는 현 부총회장 손달익 목사(서문교회)가 총회장으로 추대된다. 반면 부총회장에는 김동엽(목민교회), 민경설(광진교회), 이승영(새벽교회), 임은빈(동부제일교회) 목사 4명의 후보가 등록해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판세는 2강(김동엽 임은빈) 1중(이승영) 1약(민경설)으로 분석된다. 장로부총회장에는 전계옥 장로(영송교회)가 단독으로 등록한 상황이다.

◇예장고신=예장고신은 9월 17~21일까지 ‘민족과 열방을 위한 고신 교회 갱신’(행1:12~14)이라는 주제로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강당에서 제62회 총회를 개최한다. 현 부총회장 박정원 목사(대연중앙교회)가 총회장에 추대되며, 목사 부총회장 후보에는 주준태 목사(송도제일교회)와 박수만 목사(부산남교회)가 입후보했다. 장로 부총회장 후보에는 최수우 장로(운암교회)와 김수관 장로(서울영천교회)가 후보로 나섰다.

◇예장백석=예장백석은 9월 17~20일까지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제35회 총회를 개최한다. 총회장에는 현 부총회장 정영근 목사가 추대될 예정이다. 부총회장 후보 또한 이종승 목사(임마누엘교회)와 유철호 장로(영안교회)가 각각 단독 출마했으며, 총대 2/3의 지지를 받으면 당선이 확정된다.

◇예장합신=9월 18일부터 20일까지 군포제일교회에서 열리는 예장합신 총회는 독특한 임원선거 방법을 택하고 있다. 금권선거 방지라는 명분으로 총대 전원이 후보가 됨과 동시에 추천도 없이 총회석상에서 임원을 선출한다. 단 96회기 부총회장이 후보로 나서는 총회장에는 현 부총회장 이철호 목사(강성교회)가 과반을 무난히 넘겨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장대신=예장대신은 9월 10~13일까지 대부도 새중앙교회수양관에서 ‘연합하여 세계로’(시133:1∼3)를 주제로 제47회 총회를 연다. 총회장에 현 부총회장 황수원 목사(대구대신교회)가, 부총회장에는 최순영 목사(두란노교회)와 표현동 장로(생명의교회)가 각각 단독 입후보해 싱거운 선거가 예상된다.

◇한국기독교장로회=9월 18~21일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열리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제97회 총회에서 현 부총회장인 나홍균 목사(대천교회)가 총회장으로 단독 출마해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보이며, 부총회장은 박동일 목사(성신교회), 김천영 목사(정읍제일교회), 최부옥 목사(양무리교회)의 삼파전이다. 장로부총회장에는 이종준 장로(소명교회)와 이정희 장로(성북교회)가 후보로 나섰다.

◇기독교한국침례회=독특하게 평신도가 총회임원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9월 17~20일 지구촌교회에서 열리는 기침 제102차 정기총회에서 현 제1부총회장인 고흥식 목사(영통영락교회)와 김대현 목사(한돌교회)가 출사표를 던졌다. 제1부총회장에는 윤덕남 목사(성일침례교회 협동)가, 제2부총회장 에는 정호인 안수집사(영신교회)가 후보로 등록했다.

선거제도 개선, 여성안수

교단 선거를 치르다보면 금권시비와 후보비방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누구보다도 깨끗해야 할 교회가, 군림하는 자리가 아닌 섬기는 자리어야 할 총회가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총회 때마다 선거제도 개선안이 단골로 등장한다. 올해에도 예장합동을 비롯해 예장통합, 예장대신,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선거제도 개선안이나 불법선거 방지책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예장통합 서울노회와 서울서노회는 “금권선거 악습을 막지 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권선거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부총회장 선거를 제비뽑기로 실시하자”는 헌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예장통합 규칙부는 임원선거 조례 개정안을 만들어 총회에 내놓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후보자가 선거법을 위반했을 시 과반수의 의결로 입후보를 취소시킬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금품 제공자에게는 50배의 범칙금을 부과하고 향후 5년간 총대자격도 정지시키는 문책안이 담겨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10월 총회를 앞두고 장정개정위원회를 열어 선거법 개정안을 내놨다. 개정안에는 선거기간을 줄이고 자격요건을 강화해 선거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밖에도 예장합동의 경우 제비뽑기 개선안이 헌의안으로 제출된 상태이며, 예장대신도 총회장 선거제도 개선안이 다뤄진다.

해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목사 건도 상정이 된다. 지난 6년간 기침 총회의 뜨거운 감자였던 ‘여성목사 안수’가 규약 개정과 맞물리면서 재점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목사는 만 30세 이상의 남성’이라는 목사자격을 개정해 여성목사 안수의 물꼬를 틀지 관심사다.

예장대신의 경우 교단발전특별위원회의 연구결과에 여성안수와 선거제도 개선, 은급제도 등이 담겨있다. 그러나 당장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보다는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쳐 도입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특히 여성목사 안수에 대해서는 “성경을 신적 계시로 믿는 교단으로써 여성 안수는 시대정신이 아닌, 성경관에 근거해 조심스럽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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