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째 창조론 오픈포럼 개최

 
이광원 회장 “진화론 관련 오류 10개 찾아…교과서 개정작업 계속”


최근 진화론의 근거로 제시된 시조새와 말의 진화 부분을 교과서에서 삭제하는 문제가 한국 사회에 큰 논란이 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창조론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며 외국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은 사건이었다. 이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우주탄생’과 관련해 중요한 소식이 전해졌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서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입자일 가능성이 높은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창조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점에 기독교 학자들이 모여 과학과 신앙의 열린 대화 시간을 가졌다. 올해로 11번째를 맞은 창조론 오픈포럼이 8월 6일 안양 성결대학교에서 개최됐다. 포럼은 첫 발제자로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가 ‘자연계시에 대한 두 관점, 어거스틴-칼 바르트’란 논문을 발표했고, 박찬호 교수(백석대)가 ‘프란스시 쉐퍼의 성경관과 창조론’을, 박해경 교수(백석대)가 ‘칼빈의 섭리론’을, 박상은 박사(안양샘병원)는 ‘인체의 신비와 교회공동체’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 관심을 끈 주제는 시조새와 말의 진화 문제를 지적한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의 설명회와, 힉스입자 발견을 기독인들이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양승훈 원장(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의 ‘힉스입자, 창조에 말을 걸다’라는 발표였다.

먼저 박찬호 교수는 C.S. 루이스와 함께 유명한 기독교변증가이며 한국 교회에도 잘 알려진 프란시스 쉐퍼가 창조론에 대해 취한 입장을 정리해서 발제했다. 쉐퍼는 ‘성경무오’의 강력한 성경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쉐퍼는 “성경이 명제적이고 사실적이고 참된 지식”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성경은 과학의 영역에 대해 무관심하기에 과학이나 역사의 오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쉐퍼는 근본주의 창조론자들이 주장하는 창세기 1장에 나오는 ‘날’이 하루 즉 24시간은 아니라는 입장이었고, 성경의 족보를 따져 지구의 나이를 6000년~1만년으로 추정하는 것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박찬호 교수는 “쉐퍼는 강한 성경관을 요청했지만 창조과학회의 입장과는 거리를 유지했다. 또한 유신론적 진화론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여지를 뒀다. 이런 의미에서 쉐퍼는 ‘성경에 의해 수립되는 우주론의 자유와 한계’에 대해 균형 감각을 갖고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공식 발표자는 아니었지만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이하 교진추) 이광원 회장은 교과서에서 진화론 관련 부분을 삭제하는 운동을 설명했다. 이광원 회장은 “교진추는 기독교 창조과학과 관련 없는 기구이다. 우리는 교과서에 생명기원의 가설 중 유일하게 소개하고 있는 진화론의 오류를 지적해 학생들에게 균형잡힌 세계관을 형성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조직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광원 회장은 오래전부터 창조신학 분야에서 일한 전문가여서, 이번 교과서 개정 운동도 ‘창조론자의 역습’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광원 회장은 그런 ‘오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교과서를 제작하는 몇몇 회사는 시조새 부분을 삭제하고 말의 화석도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비슷하게 진화론의 근거로 제시되는 잘못된 증거들이 있다. 교과부에 이것들도 삭제해 달라고 계속 청원을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시조새와 말의 화석을 포함해 현재 교과서에 진화론과 관련해 10개의 오류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 교진추 이광원 회장(앞)과 관계자가 향후 교과서 개정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과학연구 함께 기뻐하자”

양승훈 교수 “과학 통해 드러날 창조신비 기대 필요”


창조론 오픈포럼에서 주목을 받은 또 하나의 발표, 양승훈 교수의 ‘힉스입자, 창조에 말을 걸다’는 논문이었다.

힉스입자는 물리학계에서 우주생성을 설명하는 ‘표준모형’에서 발견되지 않은 마지막 입자이다. 표준모형은 빅뱅 이후 우주의 모든 물질과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만든 것은 17개의 입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17개 입자는 기본입자에 해당하는 쿼크(quark) 6개와 경입자(lepton) 6개 등 12개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4개의 매개입자(gauge particle, force), 그리고 이들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입자이다. 이중에서 유일하게 발견하지 못했던 힉스입자를 이번에 발견해 현대물리학의 표준모형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힉스입자 발견을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빅뱅이론을 비롯해 표준모형은 창조론에 위배되는 것으로 여겨 반대하고 거부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양승훈 교수는 먼저 “과학계에서 우주생성 이론으로 설명하는 빅뱅(대폭발)이론을 무신론 유물론으로 보고 반기독교적으로 오해”하지 말 것을 제안한다. 물론 기독교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빅뱅이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도 있고, 빅뱅을 창조와 동일시 할 수 없다는 입장도 있다.

양 교수는 성경과 과학의 열린 만남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그는 “하나님이 말씀으로 창조했다는 것은 대폭발을 통해 우주가 창조됐다는 개념과 배치하지 않는다.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신 그 구체적인 매커니즘이 대폭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교수는 힉스입자가 발견되고 과학에서 주장하는 우주탄생의 모형이 완성됐다고 해서 하나님의 역사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폭발이론은 현대 과학이 제시하는 우주생성의 해석일 뿐, 여전히 이 세상은 과학으로 설명이 안되는 초자연적 현상이 있고 또 다른 우주생성의 비밀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양 교수는 “그리스도인은 과학자들의 새로운 연구결과에 함께 기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학의 연구를 성경을 부정하는 결과가 아닌가 하면서 의심하고 노심초사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을 통해 드러날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를 기대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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