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좋은 목회자 양성과 교육

해묵은 목회자 교육 노트는 던져라

좋은 목회자 양성이 교단의 미래…입체적 교육 시스템 마련해야

교단발전기획 ‘교단 품격을 높이자’ 세 번째 주제는 ‘좋은 목회자 양성과 교육’이다. 한국 교회가 사회에서 지탄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목회자 문제인 점을 인식한다면(하단기사 참조), 총회 역시 신학과 신앙은 물론 좋은 인격을 갖춘 목회자를 양성하고 교육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총신신대원부터 바뀌어야

▲ 총회 목회자 양성의 산실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양지캠퍼스. 양지캠퍼스는 과거에 비해 외형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교육 체계와 목회현장을 준비하는 교육 과정 등은 제자리 걸음이다. 교단의 미래는 결국 지금 총신신대원에서 공부하는 목회자후보생들에게 달렸다. 좋은 목회자 양성을 위해서 총신신대원의 변화, 현장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를 위한 재교육 기회 제공 등이 절실하다.
좋은 목회자 양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교육일 것이다. 그러나 목회자는 물론 지금 양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총신신대원 교육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교육환경과 목회와 동떨어진 교육체계가 그것이다. 교육환경 중 총신신대원 학생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은 학생 대비 교수 비율이다. 총신신대원의 교수 학생 비율은 무려 71.7명으로, 타 교단 신대원의 2~3배에 이른다. 교수와 학생이 깊은 교감을 나누며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총신신대원 교육과정도 ‘목회자 양성의 산실’이라는 말이 무색하다고 지적받는다. 커리큘럼이 대부분 신학 관련 과목으로 채워져 있다. 물론 개혁주의 신학을 확고히 하기 위해 조직신학 성경신학 교회사 등이 필요하다. 문제는 목회현장에 대한 교육이 너무 열악하다는 점이다.

장로회신학대학원의 경우 1학년부터 필수 과목으로 ‘목회실습’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필수 과목은 학문적인 신학 교육에 치중하지만, 목회에 도움이 되고 현장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해 놓고 있다. 합신대 역시 전도학 예배학 목회학 설교학 설교연습 교회정치행정 등 목회를 위한 실천신학 분야를 많이 개설해 놓았다.

신학자와 총회가 나서야

목회현장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연습이 부족한 채 사역을 시작하는 목사들은 목회에 도움이 된다는 각종 세미나와 행사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총회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한 교단이 최근 시작한 사역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예장백석 교단 산하 신학교 교수들은 ‘개혁주의생명신학회’를 조직해 신학을 목회현장에 접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신학회는 사실상 예장백석 교단에서 기획하고 발족한 것으로, 신학이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목회현장과 떨어져서는 안된다며 다양한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신학회 산하 실천신학회는 자체적으로 목회진단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장에 접목하고 있다. 목회진단프로그램은 교회가 갖고 있는 장단점은 물론, 목회자의 설교 행정 비전수립 등 목회 전반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수정할 수 있다.

개혁주의생명신학회 용환규 교수(백석대)는 “수많은 교회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교회를 진단하고 새롭게 도약하고 싶어 한다. 신학자들이 교회와 목회자를 위해서 일한다는 것에 신뢰감을 갖고 기뻐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목회자 재교육 힘써야

예장백석 교단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교단과 신학교가 손을 잡고 교회와 목회자에 필요한 사역을 펼친다는 점이다. 총회와 총신신대원도 당장 목회자와 교회에 도움을 주는 일을 진행할 수 있다.

그 한 가지 방법이 미국의 주요 교단에서 시행하는 사역이다. 미국 PCA를 비롯해 OPC 등 주요 교단은 총회 차원에서 매년 전체 목회자를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3박4일 동안 열리는 컨퍼런스는 개혁주의신학 정체성 교육 외에도 목회 사역에 도움을 주는 교육 심방 설교 정치행정 등 다양한 세미나가 열리고 관련 자료들이 제공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교단들은 사회의 중요한 이슈와 문제들을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해 기준을 제시하도록 신학교 교수들에게 연구 과제를 부여한다.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서창원 목사는 “이런 방식으로 사회 및 목회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신학적으로 해석하고 연구한 논문들이 각 교단 총회에 보고서로 제출된다. 이 보고서를 통해 목회자들은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해 사회 현안을 분석하고 설교와 목회에 적용한다. 총회도 목회자 재교육 차원에서 이런 사역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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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목’ 가입 규정 보다 정밀해야

무분별 급증에 “총신신대원 졸업 이유 모르겠다”

교단 차원에서 좋은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과 함께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다른 교단 및 교파에서 총회 산하 노회에 가입한 목회자, 소위 ‘편목’에 대한 부분이다.

편목은 개혁주의 신학 및 총회 정치 체계를 공식적으로 배우지 않았기에, 총회 역시 교단의 정체성을 지키고 건강한 목회를 위해 헌법에 편목의 교단 가입과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헌법 제15장 제13조 ‘다른 교파 교역자’를 보면, 타 교단 목회자가 총회 산하 노회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본 장로회 신학교에서 2년 이상 수업한 후 총회 강도사고시에 합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편목 가입과 교육에 우려스러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 개혁교단과 합동한 후 신생 노회가 많이 생겼는데, 이들 노회를 중심으로 편목 가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각 노회가 정기회를 마친 후에도 많은 타 교단 목회자들이 가입했다.

가입한 목회자가 제출한 서류 중 일부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예장합동보수 호헌 등 군소 교단 출신이 대부분이었고, 감리교단 산하 신학교 등 개혁주의 신학과 전혀 다른 신학교 출신 목회자들이 많았다. 그나마 대학 학위가 없이 군소 교단에서 운영하는 비인가 신학교에서 공부한 목회자, 신학교가 폐쇄돼 졸업 여부도 알 수 없는 신학교들을 몇 군데 옮겨가며 안수를 받은 목회자도 있었다.

총회 헌법 해설집까지 출판한 배광식 목사는 편목 가입과 교육을 규정한 헌법 제15장 제13조의 법정신은 “우후죽순 같이 일어난 각종 무인가 신학교에서 대량 생산되는 무자격 목사들의 부끄러운 행실로 인하여 사회의 지탄을 야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물론 비인가 신학교에서 공부한 모든 목회자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명감이 투철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이들을 헌법에 규정한 대로 ‘신학교 2년 수업과 강도사고시 합격’ 이후에 노회에 가입시키고 총회 목회자로 인정하면 된다. 그러나 현재 많은 노회들이 “추후 신학교 2년을 이수하고 강도사고시를 보기로 했다”며 먼저 노회에 가입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폐단을 없애기 위해 총회는 두 가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첫째는 예장 통합과 합신 교단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른 교단 목회자의 가입’ 조건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예장 합신은 신학 정체성이 같은 7개 교단 출신 목회자를 가입 대상으로 정하고, 정규 대학과 교육부 인가 신학교에서 3년 이상 신학교육을 마친 목회자를 교단 가입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총회도 이들 교단처럼 가입 조건을 분명히 명시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헌법을 정확히 시행하는 것이다. 총회가 각 노회에서 다른 교단의 목사 가입 서류를 받을 때, 총신신대원 2년을 이수하고 강도사고시에 합격했다는 증명을 제출해야 총회의 공식 목회자로 인정을 해주는 것이다. 노회가 암묵적으로 타 교단 목회자를 총회에 가입시키는 일을 막아야 한다.
최근 편목의 급격한 증가로 어렵게 총신신대원을 졸업한 목회자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시간과 재정을 써가며 총신신대원을 졸업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총회는 이런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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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신뢰회복 목회자에 달렸다

신학교부터 강도 높은 윤리교육 시행해야

지난 2009년도에 기독교에 충격을 주었던 두 개의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 개신교회에 대해 “더 적게 신뢰하게 됐다”(26.6%)는 응답이 “더 많이 신뢰하게 됐다”(4%)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개신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 무엇이 가장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교회지도자의 변화’를 바라는 응답이 무려 30.9%로 조사됐다. 교회지도자들이 바뀔 때 사회에 주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또 하나의 여론조사는 모 주간지에서 국내 33개 직업군에 대한 신뢰도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목사’에 대한 신뢰도가 53.7%를 차지, 전체 직업군 가운데 25위로 나타났다. 타종교인 신부(74.6%), 승려(64%)보다 낮은 수치였다. 또한 목사의 경우 신뢰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42.7%로 신부(20.6%), 승려(32.4%)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왔다.

이 조사에서 보듯 기독교의 신뢰 회복은 기독교 지도자들의 불신임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교회의 신뢰도 회복은 누구보다도 목회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대형교회 문제와 목회자들의 부적절한 문제가 더욱 잦아드는 현실에서 교회와 목사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기존 목회자들의 각성과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교단 차원에서라도 목회자 재교육과 같은 노력이 요청된다.
무엇보다 목회자를 길러내는 신학교의 교육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성장과 실용에 함몰돼 신학교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신학과 미래 목회자로서 갖추어야 할 윤리와 인격수양 교육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강도 높은 신학교 교육 커리큘럼이 필요하다.

신학교의 질 높은 교육과 함께 신앙과 인격을 겸비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입학자격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교단과 신학교의 규모나 유지에 집착해서는 양질의 목회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신학교의 입학 자격을 강화하고, 수준 높은 교육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편목과정 역시도 가급적 지양시키거나 최소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오히려 신학교 입학보다 더 까다로운 자격심사와 철저한 교육이 뒷받침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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