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부터 주일 낮예배 강조”

급격한 교회 성장 따라 교인 편의 맞춰 예배시간 분리
‘드리는 예배서 보는 예배’로 변천, 교회 침체 불러


▲ 박용규 교수는 꼼꼼한 자료 수집과 정리를 통해 한국 교회 예배의 특징을 밝혀내고, 나아가 교회 예배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줬다.
그동안 한국 교회의 침체 원인으로 예배의 문제가 지적돼 왔다. 그러나 학자들과 목회자들은 예배가 교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례를 들어 증명할 수 없었다. 과거 교회가 부흥했을 때와 침체한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나름대로 주장과 가설을 제시했을 뿐이다.

탁월한 한국교회사 연구가인 박용규 교수(사진)가 1890년대 한국선교 초기부터 현재까지 선교사들의 자료와 교회 주보 등을 조사해 ‘예배의 변천사’를 정리했다. 이 작업을 위해 박 교수는 선교사들이 본국에 보고한 선교보고서부터 1930년대 이후 발행되기 시작한 교회들의 주보를 수집했다. 그는 이 자료들을 꼼꼼하게 정리해 <한국교회 예배의 변천, 역사적 고찰>이란 작지만 중요한 논문을 발표했다.

박용규 교수는 이번 논문의 일차적 목적이 한국 교회의 예배 변천사 연구이고, 예배 형태의 변천을 통해 예배의 성격과 문제점을 살펴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박용규 교수는 한국 교회 예배의 전환기를 △한국선교 초기 △1900년대 대부흥시대 △1930년대 이후부터 해방 전 △해방 후부터 1960년대 △1970년대 이후 현재 등으로 나누었다.

한국선교 초기에서 해방 전 시기(표 참조)는 한국 교회 예배 형식이 체계를 잡는 시대였다. 박용규 교수는 이 때 한국 교회는 주일성수를 매우 강조했고, 주일예배를 세 차례 드리면서 그중 두 번 이상 꼭 참석하도록 했고, 새벽예배 수요예배(삼일저녁기도회) 금요기도회(오일기도회) 등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예배 순서도 지역별 교회별로 약간 차이가 있지만 ‘묵도(묵기도)-찬송-기도-성경-헌금-광고-찬송(성가)-설교(강도)-찬송-축복(축도)’ 순서로 진행됐음을 밝혔다. 또한 1930년대부터 교회에서 주보를 제작해 예배 순서와 담당자를 상세히 적었고, 사회와 헌금 광고 등 순서를 성도들이 담당하며 예배에 적극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예배 순서에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순서가 없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박 교수는 “이 시기 예배는 오늘날보다 훨씬 교우들이 주일예배에 적극 참여하도록 배려했다. 장로가 예배 사회를 보고, 설교도 목회자만 한 것이 아니라 장로나 심지어 평신도 중에서도 맡았다, 예배에 교인들이 더 역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 교회 예배의 변천은 1960년대부터 급속히 진행된다. 1960년대부터 한국 교회는 다른 예배보다 주일낮예배를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주보에서 주일저녁예배와 삼일예배 순서가 대폭 줄어들고, 예배도 목회자가 모든 순서를 주관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1970~80년대 보다 분명해 진다. 사회가 발전하고 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이 시기, 일부 대형 교회에서 급속한 성장 때문에 주일낮예배를 1, 2부로 나누어 드리기 시작한다. 예배 공간 부족으로 시작된 예배시간 분리는 이후 성도들의 편의에 맞춰 3부 4부로 더 나누게 된다. 예배 순서도 ‘묵도-축원(송영)-찬송-성경교독-신앙고백-찬송-기도-성경봉독-광고-찬양-설교-기도-찬송-헌금-찬송-축도’로 변했는데, 찬송이 많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시기부터 주보에서 교세통계와 헌금 내역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새벽기도회와 금요기도회에 대한 언급이 없어졌다.

박용규 교수는 이런 변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일낮예배만 강조하면서 다른 예배를 소홀히 여기는 결과를 초래했고, 주일낮예배를 여러번 나누어 드리면서 예배가 교인의 편의에 따라 조정되고 주일저녁예배가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배 내용도 설교가 약화되고 찬양 등 감성이 중시되는 경향, 교세 및 헌금 통계가 사라지며 허수논란에 휩싸이게 된 점 등도 지적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이런 부정적 경향성이 더욱 강화된다. 주일저녁예배는 오후로 옮겨지거나 아예 사라졌고, 예배 순서가 강조되던 주보에 교회 건물이 등장하며 외형성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박용규 교수는 예배변천사를 고찰한 후 “가장 큰 예배의 변화는 드리는 예배에서 보는 예배로 변천된 것이다. 이것은 종교개혁 정신과 배치된다. 교회와 교인의 편의에 맞춰 예배를 바꿀 수 있다는 사고는 예배의 중요성, 예배 중심의 삶과 신앙을 급격히 약화시켰고, 결국 한국 교회는 침체를 맞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박 교수는 △교회의 존재 목적이 살아있는 하나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는 인식 재확인 △목회자 중심에서 벗어나 전교인이 동참하는 예배로 전환 △말씀 중심의 예배 모습 회복 △양적성장의 수단으로 변질된 다부제 예배 제고 △주일낮예배와 함께 저녁예배 수요예배 등 다른 예배 강조 등을 통해 예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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