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장애인 신학에 눈 떠야”

선교·봉사 차원 논의 넘어 종합적 신학 고찰 ‘관심’


한국 사회가 발전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난하고 억눌리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다는 교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논의는 겉돌고만 있다. 장애인들이 “성경 말씀에 나오는 장애인에 대한 용어를 수정해 달라”는 요청마저 교회는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귀머거리 절름발이 소경 등등 장애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언어가 사라진 시대에 성경 말씀을 일 점 일 획도 바꿀 수 없다는 주장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1990년 초반 지지부진했던 장애인에 대한 교회의 이해가 변화되기 시작했다. 1991년 장애인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이해를 담은 <장애인>(두란노)이 출판된 이래, 성경 속에서 장애인에 대한 의식을 신학적으로 연구하는 작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후 1994년 이준우 교수의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 사람들>과 지니 뉴만(Gene Newman)과 조니 타다(Joni E. Tada)가 교회의 장애인사역 지침서로 지은 책이 <장애인, 그들도 하나님의 자녀입니다>로 번역됐다. 1996년 이계윤 목사는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를 출간해 장애인 선교를 위한 신학적 기초를 시도했다. 이외에도 예장통합 교단은 <장애인 상담과 선교를 위한 자료집>을 연속으로 출간해, 선교와 사회봉사 측면에서 논의되던 장애인 문제를 신학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장애인 신학을 전반적으로 논의한 것은 총신대 이재서 교수가 주도한 <신학으로 이해하는 장애인>을 들 수 있다. 이재서 교수는 2009년 세계밀알연합 창립 30주년 기념대회에서 성경신학 조직신학 교회사 기독교교육 선교 목회상담 기독교윤리 등 신학 전반의 분야에서 장애인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시도했다.

지금까지 ‘장애인 신학’에 대한 논의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장애인을 위한 신학’이다. 초기에 장애인의 선교와 교육, 봉사를 위한 신학 작업과 실천 방법들을 논의한 것으로, 비장애인 중심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는 장애인 신학을 논의하면서 정작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빠져있다는 지적과 함께, 장애를 가진 학자들이 장애인의 관점에서 성경과 교회와 사회를 바라보고 장애인 신학을 진행했다. 그러나 ‘장애인에 의한 신학’은 장애인의 경험이 신학의 중요한 단초이기에 포괄적인 신학으로서 한계를 갖는다.

최대열 박사는 최근 장애 문제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장애학의 발전과 더불어 장애인 신학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고 설명한다. 최 박사는 “장애인을 주체나 객체로 보는 것을 넘어 장애라는 주제 자체를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장애인 신학, 다른 일반 학문들과 연계해 총체적으로 장애 문제를 다루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열 박사는 앞으로 장애인 신학은 교회 안에서 더욱 크게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신학이 장애의 문제에 눈감고 있었던 문제를 깨달았고, 장애에 대한 개념이 개인의 육체적인 차원에서 사회학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 때문이다.

최 박사는 이제 본격적으로 장애인 신학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교회는 성경적 신학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정립하고, 장애인에 대한 비우호적인 성경 구절과 교리적 문제에 대해 대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애인과 함께 하는 가장 모범적인 교회의 모습 △장애인이 교회와 성도와 세계를 위해 존재하는 의미 제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사회의 모습을 제시하는 장애인 신학이 깊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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