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연극 <햄릿:The Actor>를 보고
[객석에서] 연극 <햄릿:The Actor>를 보고
  • 송상원 기자
  • 승인 2012.04.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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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릿:The Actor>는 고전 <햄릿>을 제대로 알지 못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때문에 중고등학생들에게도 후한 평을 받고 있다.
부제가 왜 ‘The Actor’일까라는 의문은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해결됐다.

세익스피어의 원작을 전면 수정한 최무열 프로듀서와 성천모 연출의 <햄릿:The Actor>는 햄릿이 아닌, 햄릿을 찾아간 가상의 두 배우 켐벨과 사라가 극을 이끌어갔다. 햄릿이 고민 할 때 등장하는 두 배우는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빼앗긴 외로운 햄릿의 심정이 담긴 연극을 꾸며간다. 그들이 만드는 즉흥극을 통해 햄릿의 사랑, 고뇌, 그리고 복수를 극중극 형식으로 그려낸 것이다. 원작 <햄릿>은 사라졌지만 원작의 비극적인 햄릿의 모습에 허구를 더해 오히려 생생함을 전달한 실험정신이 돋보였다. 굳이 스토리라인을 고전 햄릿에 맞춰 볼 필요가 없이 무방비상태에서 공연을 즐긴다면 성 연출이 구현하고자 한 ‘재미있는 비극’이라는 이중성을 맘껏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3인극으로 각색한 성 연출의 색다른 아이디어는 <햄릿:The Actor>가 추구한 실험정신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3명의 배우가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최대 1인 8역까지 소화해 다소 복잡한 면도 없진 않았지만, 역할이 변경될 때마다 가면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혼란을 완충시켜주었다. 한편으로 3인극으로의 전환은 고전으로서 <햄릿>이 갖는 본질을 명확하게 표현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현대적으로 각색을 했음에도 세익스피어가 그린 대사와 어투를 보존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했다.

아쉬운 점은 가장 궁금증을 자아냈던 1인 2역으로 연출한 햄릿과 레어티스와의 결투 장면에서 미흡한 면을 보였다는 것이다. 조명과 무대 미러지를 대상으로 자기가 자기를 공격하는 1인 2역의 결투장면을 구현했으나 피사체가 제대로 비춰지지 않아 안타까웠다. 다만 불투명한 비춤으로 극 초반부터 설명되는 햄릿의 불안정한 정서, 분열 모습을 그려냈다면 적절한 연출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특히 복수의 대상이 되면서 복수의 주체가 된다는 설정, ‘복수가 능사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는 <마리아 마리아>, <더 락> 등 기독교적 작품을 제작했던 최 프로듀서와 성 연출의 의도가 클라이막스 순간에 스며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블캐스팅 중 연기파 여배우 정수영이 아닌 신인 여배우 조선주와의 만남이었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매혹적인 눈빛과 목소리로 사로잡는 조선주의 연기에, 그리고 역시 신인인 류지완, 서현우의 열정적인 연기에도 박수를 보낼 만 했다. 여기에 라이브로 연주되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삼중주는 청각적 감각마저 끌어 올리며 시각적 재미와 함께 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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