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격제일교회] “말씀·기도 집중 열매 크다”

“본질 사역 강화로 변화·성장” 목회철학 곳곳서 실천
“시대 뒤진다” 우려 불구, 오히려 철저한 강해설교 실시

▲ 100년 역사의 산격제일교회는 장로교 전통을 바탕으로 교회본질을 추구하면서도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수요예배 후 갖는 교리교육 모습.

대구의 산격제일교회(이상웅 목사)는 올해로 100년의 역사를 맞았다. 오랜 역사를 가졌지만 전통에 얽매이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은 역동적인 교회다.

작년 말 전면적인 리모델링으로 교회 내부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2007년도에 이상웅 목사가 부임한 이래 점진적인 성장도 이뤄가고 있다.

산격제일교회가 시도하는 변화는 현대적 감각을 잘 살리는 것도 아니요, 시대 조류에 맞게 잦은 변화를 시도하는 트렌드 목회는 더더욱 아니다. 대다수 많은 교회들에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을 끌어들이는 프로그램 위주도 아니다.

그럼에도 어떻게 변화가 가능하며, 성장이 가능할까? 그 해답은 개혁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목회에서 찾아야 한다.

산격제일교회는 사도행전 6장 4절에 나타나는 ‘사도적인 선언’을 계승해 ‘말씀’과 ‘기도’에 힘쓰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것을 바꿔 설명하면 말씀과 기도라는 교회의 본질적 요소에 더욱 힘을 쏟는다는 말이며, 이를 통해 변화와 성장이라는 열매를 맛보고 있다는 것이다.

“말씀만이 교회와 성도의 본질과 근본을 변화시키고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이벤트 목회는 외형은 변화시킬 수 있지만 근본적 변화로 이끌어 주지 못합니다. 성령의 역사는 오직 말씀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말씀과 기도라는 전통적인 축을 붙잡고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상웅 목사는 철저한 강해설교자다. 그것도 연속강해만을 고집한다. 개혁주의 목회의 시작은 칼빈 선생처럼 강해설교를 하는 것이라는 확고한 인식 때문이다. 이 목사는 산격제일교회에 부임하기 이전 농촌지역에서 담임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계속해서 연속강해설교를 실천하고 있다. 담임목사의 강해설교를 통해 성경 66권을 체계적으로 듣는 것이 피차 하나가 되고, 교회와 성도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절기를 제외하고 주일설교는 물론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심지어 새벽기도회까지 연속강해를 실시하고 있다. 한 주간 10번 이상을 직접 설교하고 있다.

산격제일교회가 말씀을 얼마만큼 강조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성경 일천독 마라톤’에서도 잘 읽을 수 있다. ‘성경 일천독 마라톤’은 지난 2007년 6월부터 시작, 지난해 1000독을 완료했다. 올해부터 2차로 일천독 마라톤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160독을 넘은 상황이다.

“성경이 개혁교회의 신앙과 삶의 정확무오한 규칙입니다. 그러므로 개혁주의 신앙을 갖고 살기 위해서는 성경을 알아야 가능하며, 성경을 알아야 설교를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중 개최하는 집회 역시 장로교 전통인 말씀사경회 중심으로 진행된다. 연초에 신년말씀사경회를 4년째 갖고 있으며, 연중 집회 역시 사경회 중심으로 담임목사가 직접 인도하고 있다. 말씀사경회의 특징은 하나님의 말씀을 풀어주어 은사나 신유집회로 흐르거나, 이벤트 형식의 집회로 변질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고, 말씀의 능력을 체험해야 진정한 삶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산격제일교회의 교육체계 역시 철저하다. 여기에는 일반 교육은 물론 교리교육까지 포함한다. 교회에 등록하면 누구나 6개월간 새신자교육을 받아야 한다. 여기엔 초신자이든, 이동교인이든 예외가 없다. 새신자교육에서는 교회문화 적응을 돕고 나아가 기독교 신앙을 체계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의 교육이 이뤄진다.

이상웅 목사는 부교역자 교육을 중요시한다. 향후 담임목회자로 세워질 이들에게 목회선배로서 목회의 본질을 가르쳐주기 위해서다. 그동안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시작으로,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신학을 교육했다. 매년 교역자수련회에서는 목회에 필요한 책을 읽고 토론한다. 1년에 기본적으로 교역자와 사모는 성경 2독을 필수로 하고 있다.

개혁주의에 있어 실천적인 면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산격제일교회는 전도와 사회복지에 주력하고 있다. 교세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어려운 가정을 위한 심방, 쌀 나누기, 연탄 나누기 등을 실시해 왔다. 매주 목요일 지역 어르신 대상으로 하는 무료급식을 3년째 계속해 오고 있다.

기관별 주일 전도, 지역 맞춤형 전도를 시도하고, 매주 금요일 70인 전도대를 가동해 지역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격제일교회는 현대목회 흐름에 비해 어쩌면 좁은 길을 가고 있는지 모른다. 시대에 적합하다고 해서 영원한 말씀을 앞서갈 수 없는 법. 그래서 조직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이상웅 목사는 철저한 강해설교와 교리교육을 강조한다. 은사적 측면을 부인하지 않지만, 추구하지 않는다. 간증집회나 부흥화, 엔터테인먼트적인 행사는 철저하게 지양한다.

현대적 조류에 비하면 외로운 길이요,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가에 대한 교회 안팎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가는 길이 바른 길이고 가야할 길이기에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다.

여기에 산격제일교회 성도들은 지난 5년간 성경적 목회관에 동의하고 헌신적으로 달려왔다. 자신들이 가는 길이 이상한 길이 아니라 바른 길이며, 정확한 길을 걷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지금도 말씀과 기도에 전혀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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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서문교회] “올바로 사는 게 신앙이다”

겉으로만 신앙 지키는 ‘실천적 무신론자’ 전락 경계
‘올바살운동’으로 신행일치 강조, 정체성 지켜나가

▲ 전주서문교회는 교우들이 실천적 무신론자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한다. 듣고 배운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도록 독려한다.

전주서문교회(김승연 목사)는 잘 알려진 대로 호남지역 장로교회의 모태 역할을 감당해 온 공동체이다. 설립된 지 올해로 120년째를 맞고 있는 이 유서 깊은 교회의 역사 속에서 한국장로교회의 영광과 오욕, 분열과 화합의 단면을 발견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교회 앞마당을 장식하고 있는 오래된 종각이나, 교회 역사자료실에 전시되어 있는 수많은 유산들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교단 100년의 역사가 한반도의 서남쪽 호남 땅에서 어떻게 발전해왔을 지를 대략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주서문교회가 단순히 역사와 전통만을 보존해 온 것만은 아니다. 순전한 복음, 그리고 그 말씀을 선포하는 강단을 온갖 새로운 사조들과 세속화로부터 지켜오면서 전주서문교회는 진정한 장로교회의 적자로서 자격을 인정받아왔다.

현재 제15대 담임목사로서 섬기는 김승연 목사는 오랜 시간 유럽지역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면서 서구교회의 몰락과정을 아픈 마음으로 지켜본 경험이 있다.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김 목사는 가장 큰 이유를 성도들의 삶에서 ‘말씀과 기도, 그리고 삶을 통한 신앙고백이 사라진’ 데서 찾는다.

“유럽교회가 쇠락의 길을 걸을 때 많은 성도들이 겉으로만 신앙을 지키는 ‘실천적 무신론자’로 전락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한국교회에도 성장주의가 유행하고,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교권주의와 황금만능주의가 다시 발호하면서 과거 유럽교회와 비슷한 양상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그래서 한국교회가 그릇된 성장론과 권위주의에 맞서 다시금 영적전쟁을 벌여야 할 때라고 진단하면서, 전주서문교회도 그 전선의 첨병으로 서있겠노라고 다짐한다. 무엇보다 목회자 스스로가 언행일치의 모범을 보이고, 그것이 다시 성도들의 생활에서 신행일치로 나타나는 과정으로 연결되며 ‘실천적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문교회가 근래 여러 해 동안 전국 교회를 상대로 전개해 온 ‘올바살운동’은 그 같은 의지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사역이다. ‘올바르게 살기 운동’을 뜻하는 올바살운동은 과거 유럽의 한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선교단체인 코스테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으나, 최근 전주서문교회가 운동을 주도하면서 점점 사역이 체계화되고 역동성을 띠는 중이다.

칼빈을 비롯한 과거 종교개혁자들의 운동방식이 단지 가톨릭에 대항한 교리논쟁에 그치지 않고 개인과 가정, 나아가 사회와 국가 전반에 걸친 문화적 개혁으로 확산되었던 것을 되새겨보면 현재 올바살운동이 전개되는 양상과 그 결과들은 매우 의미있는 현상으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올바살운동은 ‘듣고 배운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자’는 기조에서 펼쳐진다. 거시적으로는 회개운동이나 정직운동, 성결운동 같은 형태로도 전개되지만, 개개인의 삶에서는 유산 기부하기, 촌지 받지 않기, 금주금연 같은 실천적 형태로 적용된다. 사업을 하는 서문교회의 한 교우는 올바살운동을 개인적으로 ‘정직하게 세금내기’로 실천하면서 수년 동안 성실납부자로 표창을 받기까지 했다.

김승연 목사의 목표는 올바살운동의 정신을 다음세대가 발전적으로 계승하도록 하는 것이다. 매년 주일학교 부서마다 학생들에게 ‘올바살수첩’을 나누어주고, 성경적인 태도와 습관을 기르도록 북돋는 것도 그 같은 이유에서이다.

“어린 학생들은 시험 볼 때 컨닝하지 말라 하고, 대학생 이상이 되면 논문을 표절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그것은 세상 윤리에도 어긋나지만, 무엇보다 ‘도둑질하지 말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범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가르칩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바른 신앙과 바른 삶으로 자라난다면 서문교회 뿐 아니라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진정한 꿈나무를 키우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승연 목사는 이처럼 개혁교회((Reformed Church)의 정신을 따라 앞으로도 개개인의 삶을 고치고, 교회의 제도를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에 게으르지 않은 행보를 계속해나가겠노라고 다짐한다.

120살의 교회가 여전히 혈기왕성한 이유는 이처럼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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