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교회]
  “결국 개혁주의가 답이다”

철저한 교리·성경교육으로 개혁주의 전통 실천 앞장
투명한 운영 강화 ‘코스닥 우량기업 수준’ 평가 받아

“오늘날같은 탈신학적 목회상황과 사람들이 즉흥적으로 살아가는 세태 속에서 개혁주의 실천이 한국교회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개혁주의가 답이다.”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의 교회관은 확고하다. 출석교인이 몇 명이고, 재정이 어느 정도이며, 누가 출석하느냐로 교회의 영광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든지 본래의 교회 모습으로 돌아가려 몸부림 칠 때 바로 교회다운 교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차원에서 김 목사는 장로교의 근간이 된 개혁주의야말로 교회의 본질을 지키고, 사람들에게 확실한 삶의 가치 체계를 알게 해주는 길이라고 설명한다.

1993년 김 목사가 개척한 열린교회는 김 목사의 신념에 따라 개혁주의의 가치를 꿋꿋이 실천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열린교회는 개혁주의 전통을 따라 철저한 교리 교육과 성경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독교의 진리는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기초로 세계, 역사, 인간, 사회, 학문 등을 바라보는 지식의 체계화를 이뤄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교리 교육은 크게 새가족들과 수평이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 교리 교육, 그 다음 단계인 성장반, 심화 과정인 교리반, 마지막 단계인 고급 교리반 등으로 이뤄진다. 기초 교리 교육과 성장반은 총 19주 내지 20주 과정으로 이뤄지는데, 이때에는 예배, 구원, 목양, 십자가 등을 주제로 한 기본 교리 교육이 진행된다. 교육 참석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 100여 명의 담당 교사들이 따로 일대일로 만나 가르치기도 한다.

15주 과정의 교리반은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지는데 현재는 루이스 벌코프의 <기독교 교리요약>을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교리반은 학사 관리도 엄격해 매주 시험을 보고, 중간고사, 기말고사도 치른다. 90점 이상을 얻어야 수료를 할 수 있는데, 그래야 구역장이나 교사 등을 할 수 있다. 김 목사는 특별히 “교리반을 수료해야지 다른 신도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고 강조한다. 자기가 교리를 알고 있어야만, 다른 사람도 책임지고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교리반 수료 후 2∼3년이 지나면 고급 교리반에 들어갈 수 있다. 12주 과정의 고급 교리반에서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교재로 김 목사가 직접 강의한다. 이 과정 역시 엄격하게 학사 관리가 이뤄지고, 이 과정을 수료해야지만 안수집사, 권사 등 항존직 피투표권을 얻게 된다.

정규 교리반 이외 학습, 세례 교육에서도 교리 교육이 강조된다. 학습이나 세례 신청자들로 4주간 웨스터민스터 소요리문답 강의를 듣게 하고, 세밀한 검층을 거쳐 성례식을 거행한다. 주일학교도 예외일 수 없어, 어린이 교리학교가 열리는 등 어릴 때부터 철저하게 교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리 교육이 지적 차원이라면 실천적 차원에서는 철저한 윤리적 삶을 가르치고 지향한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표지가 단순히 술 안 먹고 담배 안 피우는 것인 시절은 지났다”며 “그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설교 때마다 세상의 윤리 기준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말씀에 비춰 정당한 삶을 살아갈 것을 권면하고 있다. 교회 차원에서도 윤리적 실천은 철저하다. 단적인 예로 열린교회는 내부감사 외 9년째 전문회계법인으로부터 외부감사를 받는 등 재정 운영이 투명하다. 회계 연도가 끝나는 12월 하순에 회계법인 직원들이 교회에서 일주일 동안 회계서류들을 감사하고, 교인들 앞에서 감사 의견을 직접 보고한다. 이외 복식부기를 도입하고 예산 수립, 집행, 감사 부서들을 완전히 독립해 투명성을 높였다. 교역자들이 자발적으로 소득세를 내는 것은 물론이다. 이 같은 실천 덕분에 열린교회는 외부감사에서 코스닥 우량기업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교리 교육, 윤리 실천과 더불어 김 목사가 주목하는 열린교회의 힘은 ‘하나님의 은혜’다. 하나님을 지적으로 알고 삶으로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 목사는 설교 등을 통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를 늘 상기시키고, 가르치고 있다.

김 목사는 교회마다 개혁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조건으로 목회자의 개혁주의의 정확한 이해, 당회 등 교회 구성원들의 개혁주의 정신 공유, 진정한 회심과 예배의 부흥 등 3가지를 제시한다. 개혁주의의 가치를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이 시대에 영향을 끼치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애써온 열린교회가 18년 동안 터득한 깨달음이자 한국교회에 던지는 도전이다.

▲ 김남준 목사는 개혁주의 안에도 상당히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일방적 분리주의라는 비판을 지적했다. 사진은 열린교회 예배 장면.

 [승동교회]  “본질 지켜야 키가 자란다”

한국장로교 역사 고스란히 안고 복음순결성 지켜가
“신앙은 프로그램 아닌 진심” 말씀 실천으로 새도약

대한민국의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인사동 거리, 그 중심에 한국 장로교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6월이면 한국 장로교보다도 오래된 119번째 생일을 맞게 되는 승동교회(박상훈 목사)다.
현재 승동교회는 15대 박상훈 목사가 선배들의 역사와 신앙의 순수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에서 문화재로 지정해 예전의 모습이 상당 부분 남아있는 교회 건물 곳곳에는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박상훈 목사는 “지금까지도 기도실로 이용되고 있는 본당 하층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눈물로 기도했을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감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2010년에는 역사박물관을 개관해 교회의 중요한 자료들을 한 곳에 모았으며, 매 주일마다 개방하고 있다.

▲ 승동교회는 한국 장로교 부흥의 역사와 교단 분립의 아픈 역사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교회다. 선조들의 올곧은 신앙을 본받아 본질 지키기에 노력하고 있다. 본당 보수공사를 마친 현 승동교회의 모습(큰 사진)과 1958년 당시 본당 증축기공예배를 드리는 모습(작은 사진).
승동교회는 선조들이 드리던 예배의 순서를 지금까지도 유지하면서 복음의 순결함과 개혁주의의 본질을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 박상훈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은 오류가 없고 변함이 없다”면서 “그렇기에 예전 방식을 바꿀 필요도 고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정교회’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로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했던 전통을 이어받아 탑골공원 노인들을 위한 부서를 만들어 100명 이상에게 세례를 주기도 했다.

1893년, 당시 복음에도 소외되어 있던 백정들을 위해 사무엘 무어 목사가 곤당골교회란 이름으로 세운 이 교회는 한국 교회사의 질풍노도를 온 몸으로 맞으며 지금까지 이르렀다. 무엇보다도 장로교가 합동 측과 통합 측으로 나뉘었던 그 역사적인 일이 바로 승동교회에서 일어났다.

1959년 9월 28일 대전에서 열린 제44회 장로교의 총회는 WCC 찬성파와 반대파의 대립, 경기노회 총대권 문제 등으로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11월 23일 승동교회에서 회의를 속개하기로 하고 정회했다. 그러나 이에 불만을 가진 WCC 찬성파는 그 이튿날 연동교회에서 단독 속회를 열고 말았다.

총회 속회 장소가 승동교회로 결정된 것만 봐도 당시 승동교회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승동교회는 지금까지 8차례 총회를 개최할 정도로 장로교의 대표적인 교회로 손꼽혔다. 또한 당시 담임목사였던 이대영 목사는 전통적인 보수 신앙을 추구했으며 WCC를 반대하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유로 승동교회는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게 됐다. 장로교가 두 개로 쪼개지면서 지역 교회들 역시 양분되며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났는데 승동교회도 마찬가지였다. 승동교회는 11월 총회 때까지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교단 분열 중심에 위치해 있었기에 가장 크게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승동교회 당회가 합동 측에 가담하기로 결의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장로 및 교역자들과 대립이 일어났다. 교회는 장로와 교역자들을 사임시켰고 이는 후에 법정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뿐만 아니라 당시 담임목사인 이대영 목사를 끌어내리려는 시도, 교회 건물에 대한 소유권 분쟁 등 어려움이 이어졌다. 결국 통합 측을 지지하는 장로들은 사직동으로 처소를 옮겨 새로운 교회를 세웠으며 승동교회는 다시금 신앙을 재정비하고 하나님 앞에 올곧게 서 지금까지 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아름다운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승동교회지만 옛 영광에만 기대있는 교회로 남지 않는 것이 꿈이다. 하나님은 늘 새로운 일을 행하시고 예전보다 더 큰 일을 행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씀이 살아있는 교회가 되고 그 말씀을 실천하는 성도들을 더 많이 키워내기를 기도하고 있다.

“매번 생겨나고 바뀌는 프로그램에 끌려가기보다 성경을 진심으로 배우고 그대로 실천하는 신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조들이 남긴 신앙의 유산을 이어가되 매일 부어주시는 새로운 은혜를 받는 승동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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