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교회 협력은 피할 수 없는 과제 … ‘시한폭탄’ 저작권 문제 대책 시급

“농어촌교회 위기는 한국교회 전체의 도전”

▲ 에프티에이의 영향은 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니며 지금부터 선교적 차원의 대응책을 구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에프티에이 반대 시위 모습.
한미 에프티에이(FTA,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11월 22일 한나라당의 기습 상정으로 국회에서 통과가 됐다. 에프티에이 통과 찬반 투쟁이 거센 가운데 에프티에이가 발효되면 한국교회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며 이를 위해 지금부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동은 농어촌교회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농어촌교회가 뿌리를 박고 있는 농촌경제에 미칠 영향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농촌경제 가운데도 국내 축산사업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발효후 15년간 축산사업에서 발생할 누적 피해액은 전체 피해액의 약 60%인 7조2000여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축산 뿐 아니라 농업과 어업 전반에도 타격은 명약관화하다. 농촌경제가 피폐해지면 농촌사회 환경도 열악해지게 되어 농어촌교회의 운영이 어려워질 것은 뻔한 이치다.

경제적 자립도 저하는 물론, 청년층이 농촌을 떠나게 되는 비율도 늘어나게 돼 농어촌교회의 공동화현상이 가속화되므로, 농촌교회의 인적 물적 부담은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김기중 목사는 “농어촌산업의 위축은 남의 얘기가 아니라 곧바로 농어촌교회의 위축으로 이어지며 이는 도시교회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한미 에프티에이 시대에 우리 농어촌을 둘러싼 큰 도전 앞에서 농어촌교회와 도시교회가 힘을 합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어촌교회로서는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 교회가 농어촌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지금보다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이 현재 지정해 운영하고 있는 녹색농촌체험마을, 농촌전통테마마을 등의 정책을 농어촌교회가 지역사회에 정착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 농어촌목회자들의 목회사역에 대한 폭넓은 해석과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더불어 도시교회도 도농교회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도시교회가 농어촌교회를 지원하는 일을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명절 때 농어촌교회 방문하기 등의 사역에도 도시교회들이 적극 동참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프티에이 발효를 계기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분야는 저작권 문제다. 향후 미국의 저작권단체들이 국제법을 근거로 한국교회에 무차별 소송을 벌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1월 17일 열린 한국교회저작권협의회 설명회에서는 “저작권 문제는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면서 “교회의 저작권 관련 이해를 깨우치고 교회를 보호하여 저작권자들을 대표해 협상할 단체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교회의 예배에 사용되는 찬양 콘텐츠 사용에는 불법의 소지가 있으며 손해배상과 형사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에 따르면 무단 사용 등의 불법이 문제시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그런데 사법당국은 최근 저작권 침해에 대해 형사소송 적용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저작권 관련 친고죄가 2008년에 폐지되어 제3자가 신고를 하게 되면 경찰이 증거물을 확보 즉시 형사 입건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까지 와 있는 것이다. 이미 국내외 씨씨엠(CCM) 저작권자들은 국내 대형교회들을 대상으로 법적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교회에서 불리는 씨씨엠 찬양곡의 절반 이상이 외국곡인 상황에서 소송이 연이어 이어진다면 금전적 손실이 예상되고, 소송에서 질 경우, 한국교회의 신뢰도면에서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참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득훈 목사(한미에프티에이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는 “에프티에이는 한국과 미국의 부자와 강자를 위한 것이고, 빈자와 약자는 더 고통스럽게 만드는 협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친자본주의적 성향을 띠어왔던 한국교회가 자칫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을 더 약화시키고, 성공주의 신앙을 부추기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밖에 일선 교회 성도들 가운데도 소득의 변화가 예상돼 빈부의 격차가 커질 경우, 목양의 측면에서도 성도 전반의 형편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상황과 관계없이 변질되지 않은 복음을 전하는 예언자적 자세가 요청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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