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영로교회 은퇴 앞둔 정필도 목사

감사·사랑이란 평범한 말에 놀라운 은혜 있어…항상 위를 바라보세요

기도하는 교회, 사랑이 넘치는 교회로 정평이 나 있는 수영로교회 정필도 목사가 10월 12일 원로목사로 추대를 받고 은퇴한다. 정 목사는 늘 감사하고, 사랑을 행하라는 평범한(?) 말을 전하며 한 평생 교인과 함께한 목회자로 평가받아 왔다. 대형교회 지도자로서 세대교체의 또다른 ‘전형’을 보여준 정 목사를 만나 은퇴 후 심정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형교회로서 세대교체의 또다른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후임목사 선정과 청빙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후임자를 선정할 때 △수영로교회 출신 △현재 목회를 잘 하는 분 △영성이 있는 분 △신학성 바탕이 건전한지 여부 △가족관계의 건강성 등 5가지 원칙을 세워놓고 기도했습니다. 청빙위원회를 구성한 뒤 교역자, 장로, 청빙위원회가 기도하면서 투표를 준비했습니다. 1등에 선정된 이규현 목사를 만나보니까 수영로교회에 오고 싶어하는 것은 물론 몇 년 전부터 기도로 준비해 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순탄하게 청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목사는 호주에서도 탁월하게 목회를 잘 한 것으로 압니다. 교인들도 이 목사님이 후임자로 정해졌을 때 매우 기뻐했습니다.

▲35년 전, 선교교회로 개척해 지금의 수영로교회를 이끌었습니다. 수영로교회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교회는 내가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명령을 따라 순종했을 뿐입니다. 기도 중에 주님께서 환상을 보여줘 개척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개척하자마자, 정말 교인이 구름떼처럼 몰려왔습니다. 저는 주님이 보여주시고 말씀하시는대로 행했을 뿐입니다. 교회가 크기 시작하는데 매년 1000명 이상의 새신자가 등록했습니다. 지금도 다 감당도 못할 지경입니다. 교회가 로터리 근처에 위치하고, 교통이나 저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여건이 좋았던 이유도 있지만 엄청난 믿음을 갖고 있어야 교회가 부흥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성장지상주의로 인해 많은 병폐를 안고 있습니다. 수영로교회도 대형교회였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와 질타도 받았을 것입니다. 목사님께서는 성도를 어떻게 양육했습니까.
=말썽 피우고, 싸우고, 사사건건 간섭하고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많아 하나님께 목숨걸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네가 문제다. 나는 너를 붙잡고 일하지, 그 집사를 붙잡고 일하는 것 아니다, 그 집사는 내가 너에게 맡긴 양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부터 교회에 문제가 있으면 목사의 문제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은혜로운 설교를 하고, 교인들도 은혜를 받았습니다. 성도들을 위해 목사가 축복해 주고, 사랑을 베푸니까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교인은 목사가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 변화됩니다. 

▲수영로교회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은혜와 긍정적인 말, 기도를 강조하는 것이 수영로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성령으로 변화되면 딴 사람이 됩니다. 교회의 변화 속도 또한 참 빠릅니다. 열심을 내고 헌신하고, 자발적으로 봉사하게 됩니다. 교회는 늘 기쁨이 넘치지요. 무슨 일이든지 교인들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됩니다. 억지로 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복음화, 민족복음화, 세계복음화를 비전으로 삼고 그동안 목회에 전념해 오셨습니다. 목회를 돌이켜 볼 때, 가장 아쉬움에 남는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기도를 많이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예배를 드리고 오전 10씨까지 기도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기도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님과 단 둘이서 기도하는 그 시간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기도를 하면서 성경을 묵상하고, 설교도 준비했습니다. 아침에 보통 1~3편의 설교를 준비했습니다. 담임 목사가 기도를 하면 성도들도 행복해지고 자부심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은퇴를 앞두고 계십니다. 지금 심정은 어떻습니까.
=저는 지금도 “주님이 하십시오. 주님이 해결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합니다. 그래서 늘 감사합니다. 마음도 평온합니다.
내년 3~4월에 중국 정부 초청으로 도시집회 순회가 잡혀 있고, 캄보디아에서도 최근 15개 교회를 정식 허가해 주고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방글라데시 현지 교역자 집회도 다녀와야 합니다. 여유있게 일을 하려고 했는데 벌써 내년 일정까지 꽉 찼습니다. 교회에서만 활동을 했는데 해외에도 눈을 돌려 선교와 봉사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한 말씀 주시지요.
=‘믿음의 사람’은 위를 쳐다보는 사람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항상 위를 바라봐야 합니다. 한국교회도 믿음의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타락 부패 거짓 등을 보지 말고 하나님의 사랑만 쳐다보길 바랍니다. 세상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면서 실망하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사랑을 실천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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