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활동 효과 놓고 극단적 평가

‘기독교이념 실천’ 주장에 ‘종교갈등 유발’ 반론…합당 추진 등 행보는 계속


▲ 기독교정당 출현에 대해 교계의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사진은 기독자유민주당 창당 준비 기자회견 모습.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정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에 나서는 것은 과연 효과적인가?

기존의 기독사랑실천당, 한국기독당에 이어 기독자유민주당이 9월 20일 창당대회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독당들의 정치활동에 대한 찬반 여론이 거세다. 특히 지난 제18대 총선 때보다 더욱, 기독당 활동을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교계 내에서 강하게 불거지고 있다.

현재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기독당은 기독사랑실천당(대표:민승목사), 7월 23일 창당한 한국기독당(대표:정훈 목사), 그리고 기독자유민주당이다. 일각에서는 8월 30일 창립한 2012 생명평화기독교행동(상임대표:김상근, 박경조, 신경하, 이만열) 등도 일종의 진보당이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은 직접 국회의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의 3개 기독당과 다르다.

최근 기독당 논란은 명칭에 대한 의견대립으로 시작됐다. ‘기독’이란 ‘그리스도’를 뜻하는 것인데 왜 굳이 예수님의 이름을 당명으로 채택해 그 자체로 신성모독 논란을 야기하느냐는 반론이 많았다. 이 문제는 결국 찬성쪽이 “기독당이라는 이름이 그토록 거부감을 준다면 기독이라는 명칭을 빼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발언할 정도로 한발 물러섰다. 또 반대쪽에서도 “기독교 이념으로 정당 활동을 하는 것은 비성경적이거나 법적으로 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는 내용으로 정리했다.

그러나 기독당 활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냐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커 좀체 의견이 좁혀질 것 같지 않다. 기독당 측에서는 △기독교적 이념을 강하게 표방하기 위해서는 기독의원이 기존 당에서 활동하는 것으로는 효과가 없고, 반드시 기독당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제18대 대선 때 비례대표 선거에 나선 것만으로 45만 표를 얻었을 정도로 정당과 이념에 대한 지지가 높다 △교계 중진 및 상당수 목회자들이 지지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기독정당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공감대에 대해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기독교가 역대 정권과 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당해왔다는 인식이 교계에 적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즉 교회 건축 관련 세금 부과, 목회자 납세, 사학법, 재개발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에 대해 교계가 불이익을 당한 것은 개신교계가 힘이 없어서였다고 보는 중소형 교회 목회자들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다소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교단 목회자들에게도 발견된다. 손봉호 교수가 상임의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반부패국민운동연합의 사무국장 박기성 목사는 “한국기독교는 기독교정당의 출현이 역사적 산물임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기독교정당의 출현을 반대하는 것보다 이미 출현한 기독교 정당의 대표가 모여서 하나를 이루도록 하고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래목회포럼(대표:김인환 감독)은 “지금은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국민에게 팽배하기에 기독교가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종교 사회에서 자칫 종교간 갈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교회2.0목회자운동도 “정당은 정당성을 설득하고 권력을 획득하고자 반대자들과 정치적 투쟁을 전개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기독교를 표방하면 특정 정당 이념으로 이해되기보다 성경적 가르침이나 기독교 전반의 주장으로 오해될 수 있다”면서 정당 활동을 반대했다. 반대그룹들은 “정말 기독교적 정치활동을 하고 싶다면 정당 창당이 아니라 시민운동이나 기독정치인 양성 및 지원의 간접 형태를 취해야 한다”면서 “작금의 기독교회는 정치활동을 할 때가 아니라 자기 정화에 힘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기독교가 정치적 논란에 휘말려 교회 전체가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정당들은 현재로서는 활동을 접을 계획은 없는 듯하다. 오히려 기독 3당간 합당을 전개해 제19대 총선에서 최대한 득표, 의원을 내겠다는 포부를 강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과연 몇 명의 기독당 소속 의원을 의회에 진출시킬 것이며, 이들이 기독교적 이념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인지, 또 득표와 정치활동 과정에서 성경적인 정체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우려되는 바가 아닐 수 없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