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비판’ 내부갱신 동력삼아야

안티 문제 근본해결은 교회본질 회복 … 한국교회 수준 걸맞은 대응 필요

 

1990년 대 중반 이후 인터넷 통신 등의 매체를 이용해 교회 내의 문제를 지적하며 반기독교 정서를 확산시켜 온 소위 ‘안티 기독교’의 등장으로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하나의 사회적 트렌트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안티기독교 시대에 한국교회가 안티기독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 대담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조성돈 교수(이하 조 교수): 기독교에 대한 안티 운동이 최근 몇 년 간 급진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안티운동에 대해 바른 이해를 갖고 종합적으로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용근 대표(이하 지 대표): 최근 기업인들이나 동호회 회원들과 만나서 일본 쓰나미 지진 직후 있었던 조용기 목사의 발언이나, 연초의 소망교회 구타사건 등을 주제로 기독교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교회가 명심할 것은 안티 정서가 사회 저변에 널리 퍼져있고 심각한 정도라는 사실입니다.

또 언론이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하더라도 일반 대중이 바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오피니언 리더층’이 그 정보들을 여과하고 해석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김동호 목사(이하 김 목사): 지 대표님의 말씀에 동감하면서 교회 내적으로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사건이 터지면 거기에만 집중해서 기독교를 변호하는데 급급했습니다. 단순히 몇몇 특정 교회나 목회자들의 문제가 안티 세력을 키워왔다고 보는 것인데 이는 잘못된 시각입니다.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은 수십 년간 계속되어왔던 것입니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조 교수: 한국교회에 대한 안티 기독교 세력이 급증한 것은 문제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기독교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김 목사: 그렇기 때문에 안티 기독교 세력이 없어지면 한국교회도 평안해 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는 것입니다. 안티 기독교 세력이 한국교회의 문제를 지적하고 자성을 요구할 때 그런 요구를 수용하고 개혁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는 기독교 자체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잃은 ‘안티 기독교 이후’를 대면해야만 할 것입니다.

지 대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회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가 매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20대와 10대 층은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이 10%도 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는 젊은 세대들에게 기독교는 비판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무관심의 대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요.

김 목사: 지금 교회가 할 일은 안티 기독교에 대해 분노하고 실망하고 비판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들이 한국교회에 기대하는 가치들을 충족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조 교수: 한국 기독교는 선교 초창기의 모습과 달리 최근 들어 교세가 성장하고 교회 건물도 대형화 됐고 심지어 대통령까지 만들어내는 세력이 됐지만 몸집이 커진 만큼 사회적 역할은 감당치 못했습니다. 그런 것이 중요한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 목사: 한국교회 선교 초창기에 보여준 윤리적 수준은 탁월했습니다. 목사, 장로 뿐 아니라 교인이라고 하면 ‘선함’과 ‘정직’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교회의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막상 성장한 이후에는 교회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더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주요 기독교연합단체와 지도자들은 외부의 비판이 나오면 귀 기울이기보다 그에 맞서서 함께 비난하는 대응을 해왔습니다. 

조 교수: 안티 기독교에 대해 보통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그들을 ‘사탄’이라고 인식하면서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약 성경을 보면 자정 능력을 상실한 이스라엘을 회복시키기 위해 하나님은 이방 민족들을 들어 치셨습니다.

김 목사: 사도행전에도 오순절에 사탄이 교회를 핍박한 내용이 나오는데, 사탄은 교회가 그 어느 때보다 성령 충만하고 성장할 때 공격을 한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사탄이라면 지금의 안티 기독교 세력처럼 기독교를 공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가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면, 기뻐하며 내버려둘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지금의 안티 기독교 세력을 하나님의 경고이자 채찍으로, 이방민족이라도 이용해 기독교를 자성하게 하는 하나님의 막대기로 인식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 대표: 기업의 경우 안티 세력이 생겼을 때 맞대응으로 나서는 곳은 없습니다. 그들을 비난하고 ‘내가 옳다’고 주장하면 그 기업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옳고 그름을 따지고 맞서는 것보다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하고 그들의 욕구를 채워서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습니다.

조 교수: 그런 면에서 한국교회는 전략상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진리를 수호한다는 데는 타협의 여지가 없겠지만 지혜로운 대처방법과 유연한 인식전환이 요청된다고 하겠습니다.

김 목사: 교회의 존재 목적이 무엇입니까? 바로 하나님 나라의 확장, 다시 말해 선교에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기독교를 믿지 않는 모든 사람이 교회의 영적 고객이자 시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교회의 태도는 믿지 않는 사람들, 특히 안티 기독교 세력에게 “너희들에게는 장사를 하지 않겠다. 너희 같은 존재들은 교회에 오지 않아도 된다. 이미 충분히 교회는 많고 교인도 많다”고 선포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영적 교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 교수: 교계 일각에서는 안티 기독교의 급증원인이 인터넷 통신 발달에 있다고 지적하는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다.

지 대표: 이미 한국은 인터넷은 물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통신 매체 사용에 어떤 나라보다도 앞서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막는다고 막아지는 시대도 아니며, 그러한 대응이 오히려 안티 기독교의 급증을 낳을 뿐입니다.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통신 매체를 이용해서 기독교를 비판하거나 무관심한 사람들을 기독교의 품으로 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조 교수: 한국교회의 대응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씀인데, 한국교회 성도들이 기독교에 대한 비판에 객관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대응해 변론하는 훈련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 목사: 교인들이 말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은 목회자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안티 기독교에 대한 교인들의 인식, 즉 ‘그들은 사탄이다. 그들이 우리를 핍박한다. 우리는 피해자다. 우리가 옳고 그들은 틀렸다’라는 생각이 어디에서 왔겠습니까.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그렇게 설교를 해왔기 때문에, 그 말이 옳다고 교육받아 비논리적이고 공격적으로 대응해 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 대표: 안티 기독교뿐 아니라, 교회 내 장로, 권사, 집사 등 직분자들 사이에서도 목회자에 대한 불만이 존재합니다. 주로 그 문제는 교회 목회자의 독단적인 목회와 불투명한 재정 운영 등으로 불거져 나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교회는 신앙이 본질이며, 그러한 문제는 비본질이라는 이유로 묻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평신도의 입장에서는 교회 운영과 재정 문제 등 비본질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목회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신뢰가 무너지면 그토록 목회자들이 강조하는 본질, 즉 설교와 기도 등 신앙을 잃게 됩니다. 

김 목사: 그런 면에서 당회는 치열해야 합니다. 치열하게 교회 발전을 위해 냉철하게 판단하고 토론해서 의사를 결정하고, 결정된 순간부터는 일사천리로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장일치가 가장 은혜롭다며 목회자의 독단적인 결정을 강요하는 것은 교회 분란을 초래할 뿐입니다.

조 교수: 그렇습니다. 개신교의 정신 자체가 성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그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런 특성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김 목사: 다시 말씀드리지만 교회의 목적을 회복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신 목적은 교회를 위함이 아니라 세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교회가 존재하는데, 요즘 교회의 목적은 세상이 아니라 교회의 확장과 성장에 있습니다. 그것이 문제의 근본입니다. 이에 더해, 한국교회는 투명성과 정직성, 민주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일반 기업보다도 정직성과 투명성, 민주성이 낮다면 결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지 대표: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리더십 부재 문제와 언행 불일치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목회 경영과 같은 전문적인 교육이 시급합니다. 이를 통해 기독교 안에서도 오니피언 리더층을 형성해서 규합해서 영향력 있는 세력으로 만들어가는 작업들을 해나가야 합니다.

김 목사: 지금의 한국교회는 ‘성경적 경영관’을 통한 영적 개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티 기독교 세력을 적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의 비판에 기분이 상하고 언짢아도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지 대표: 교회 개혁을 위해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그동안 비본질적이라는 이유로 경시되어왔던 목회 경영의 혁신에 있습니다. 그 어떤 기업보다도 한국교회가 정직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을 하고, 그런 기독교의 혁신적인 모습을 이끌어갈 오피니언 리더들이 구축될 때 한국교회 또한 희망이 있습니다.

조 교수: 안티 기독교 문제가 심각하지만 이제라도 이런 비판을 하나님의 경고로 받아들이고 힘써 노력해 한국교회 갱신과 발전의 자극제로 삼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끝>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