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개인윤리 부각, 교회로 불 옮겨

비판글 대부분 성폭력·재정사유화·세습 문제에 집중, 잇따라 의혹 제기
공론화된 내용도 미온적 대응이 문제 키워 … “치리제도 제대로 작동하나”

 

안티기독교 사이트의 기독교 비판 글의 다수는 목회자 개인의 윤리적 문제이다. 안티기독교가 비난하는 목회자 개인의 윤리적 문제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1. 교회 내 성폭력

‘교회 내 성폭력’은 “교회의 지도자나 목회자가 자신의 권위를 남용해 신도나 고용된 목회자에게(부목사, 전도사)에게 성폭력(강간, 성추행, 성희롱)이나 간음 또는 그와 유사한 성적 행위”로 정의된다.(기독교여성상담소, 기독교인을 위한 성폭력 예방 지침서 개정판, 2005)

안티기독교 단체들이 주목하는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은 크게 ①유명 목회자의 성폭력 사건, ②미성년자(특히 13세 미만) 성폭력 사건으로 구분된다.

 

▲ 안티기독교세력은 주로 대형교회나 연합단체장을 맡고 있는 목회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이러한 사건들을 알게 된 네티즌들의 반응은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어야 할 목회자가 어떻게 이런 파렴치한 짓을 할 수가 있느냐”는 분노에서부터, 유사한 사건이 발생시 “이 사건도 목회자가 한 일이 아닌가”라는 고발성 글을 안티기독교 사이트나 블로그에서 공유하는 형태까지 다양하다. 나아가 유명 목회자의 성폭력 사건의 경우, 해당 목회자게 사건 전말을 공개하고 사과하고 사퇴할 것을, 목회자의 치리감독 의무가 있는 당회와 노회에는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대응으로도 이어진다.

 

2. 교회재정의 사유화

‘교회재산 횡령 목사장로 검거’, ‘억대 금품 가로챈 목사 구속’, ‘목사 억대 연봉에도 면세 대상’, ‘공사비 부풀려 거액 횡령한 목사 구속’, ‘신도 명의 수억 원 불법 대출 목사 구속’, ‘교회신축 탈세 목사 구속’, ‘교회 건물 아들 회사 담보 제공’.

이는 안티기독교 사이트에 자주 올라오는 목회자 비판 글의 제목들이다. 이 글들은 대부분 교회 내 재정 분쟁이 교회나 노회, 총회 등 교회법 차원을 넘어 사회법에서 소송이 제기되어 해당 목회자가 실형을 선고받아 일반 언론에 그 내용이 공개된 후, 관련 기사를 소위 ‘퍼서 옮기는’ 형식으로 기재된다. 이런 문제에 대해 네티즌들의 주된 비판은 “목회자가 교회 공동체의 공적인 자금은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사용하는데 아무런 양심의 거리낌이 없을 뿐 아니라, 교회 재정의 사유화와 불투명한 재정 운영이 오히려 목사의 목회 능력의 잣대가 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은 대부분의 교회에서 담임목사나 장로 몇 명이 재정집행과 감사 일체를 담당하고, 예산편성 또한 연말에 신년 예산을 상정할 때 공동의회(또는 제직회)에서 보통 당회나 재정부에 위임되며, 외부의 전문기관이 아닌 목회자나 장로 즉, 재정집행자가 재정집행 상황을 감사하면서 재정 사고가 발생한다는 지적과 불투명한 교회 재정 운영의 의도에 대한 의혹으로 이어진다.

3. 대형교회 담임목사직 세습

대형교회 담임목사직 세습과 교회재정의 사유화는 목회자가 교회를 ‘자신의 소유’라고 인식하면서 야기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대형교회 담임목사직 세습 문제는 2000년 서울 광림교회 김선도 목사가 장남 김정석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세습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김선도 목사가 교회 공금 32억여 원을 횡령(방송사 로비 자금, 업무상 배임 및 위증 혐의 관련 변호사 비용, 감독회장 선거 비용, 신문 광고 및 변호사 선임 비용, 불륜 의혹 관련 합의금 등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상황에서, 미국에서 목회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30대 중반의 목회 경험이 없는 아들에게 목사직을 세습했다. 김선도 목사의 동생인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또한 아들 김정민 목사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물려주어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서울 소망교회도 곽선희 목사의 ‘변칙세습’ 논란을 야기했다. 

이러한 문제에 해당 목회자들은 “교회의 적법한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안티기독교 단체들은 성경구절을 인용하며 “목사직 세습은 신약에서 선포된 ‘거룩한 공회’, 즉 만민 교회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이는 교회의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담임목사 및 그 측근들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박한다.

위와 같은 안티기독교 집단의 목회자 비판에 대해 지금까지 대부분의 목회자와 교회는 ‘그런 문제들은 주로 사이비종파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혹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이다’라는 식으로 오히려 그 문제를 공론화 한 언론과 안티기독교 집단을 비난하며 책임을 회피해 왔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안티기독교 사이트에서 인용되는 글들은 대부분 경찰서에 신고가 접수되거나 소송이 진행되어 목회자가 실행을 선고받아 언론에서 그 사실을 보도하면서 공론화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편 “문제가 제기됐을 때 교회에서, 교회가 안 되면 노회와 총회 차원에서, 즉 교회법의 울타리 내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 문제를 해결했다면, 이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어 회자될 일을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왜 많은 목회자와 교회가 교회 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교회법이 아니라 사회법으로 해결하려 드는가?

이 즈음에서 우리는 이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개신교회의 치리제도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 김명혁 목사
인터뷰/ 김명혁 목사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최근 거세진 안티기독교 세력의 공격에 대해 “지금은 욕을 먹어도 대항하지 않고 자성에 힘쓸 때”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는 처음부터 핍박 받는 종교였다”면서 “예수님이나 사도 바울의 말씀을 보면 핍박을 받을 때 분내거나 대항하지 말고 오히려 기뻐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자세”라고 말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기독교와 목회자들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비난과 핍박을 받아왔다. 즉 기독교인의 정체성이 세상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었다. 또 한 가지는 교회가 제구실을 못할 때 비난과 공격과 핍박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늘의 한국교회가 핍박 받고 안티 기독교 세력의 공격을 받는 것은 전자보다는 후자의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국교회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순수성을 상실했습니다. 온유하거나 겸손하지도 않습니다. 긍휼, 용서, 사랑을 베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분노와 증오 그리고 분열과 갈등에 휩싸여 있습니다. 과거 3.1 운동 때 한국교회는 1% 미만의 교세였지만 존경 받았던 것은 순수함과 사랑을 보여줬기 때문인데 이와 크게 비교됩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오늘의 어려움을 겪고 지탄을 받게 된 것은 한국교회의 세속화 때문이었다고 파악했다. “6.25 전쟁 후 점점 평안하게 되면서 성장주의, 물량주의, 번영신학 류에 사로잡히게 됐습니다. 교회가 본질을 잃고 이렇게 안락을 따르게 되자 세상과 마찬가지로 부, 대형화, 권력, 장수 등의 가치관과 같은 것을 추구하자 세상과 다를 바 없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김 목사는 “지금은 안티 기독교의 공격에 지나치게 흥분해서는 안 되는 시기이며, 혹 그들이 교회의 현상에 대해 과장한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고 기독교인들의 취할 태도에 대해 제언했다. 또 “안티의 공격에 대해 논리적이거나 법적인 방법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영적 및 도덕적 감화력을 끼침으로 설득하는 대처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끝까지 포용하고 사랑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바람직한 교회의 모델을 만들고, 개개인이 삶의 변화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한 안티 대처법이라고 언급했다.

▲ 안희환 목사
■안티세력의 목적은 기독교의 잘못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다.(X) → “아니다. 안티의 목적은 ‘기독교의 박멸’이다. 일부 목회자들은 교회가 바로 서면 안티의 공격도 자연히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O)

■안티의 다수는 기독교인 출신일 것이다.(X) → “아니다. 안티세력의 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필자들 가운데 기독교인 출신은 매우 소수임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안티세력은 다양하다. 이슬람, 불교, 가톨릭 등 타종교인들, 동성애 찬성 그룹, 좌파, 심지어는 이단들이 포함돼 있다.”(O)

■안티의 공격에는 대응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X) → “아니다. 초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초기에 핵심 안티멤버들이 글을 작성하고 이것이 여론형성이 되면 대다수 안티들과 일반인들도 분위기에 휩쓸려 댓글을 달게 된다.”(O)

■안티에 대응하려면 기독교계를 무조건 옹호해야 한다.(X) → “아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얘기해야 한다. 안티에 대응하는 일은 안티의 글들 가운데 의도적으로 오도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객관적이며 진실에 바탕을 둔 변론을 전개하는 것이다.”(O)

■안티들은 인터넷에서만 활동한다.(X) → “아니다. 오프라인 활동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기독교계의 대응도 전방위적이어야 하며 뜻을 같이 하는 세력과 연대해야 한다.”(O)

안목사는 “교회와 목회자들은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기독교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인터넷 선교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인재를 키워 신학교만 보내지 말고 각계각층의 지도자로 세워야 하며, 안티기독교에 대응하는 사이트에 가입해 활동해 보라”고 조언했다.

<도움말=안희환 목사(대한민국의 미래, http://cafe.daum.net/realkor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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