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처럼 번진 ‘안티’ 교회 목숨 노린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 … 소극적 대응 틈타 조직적 운동으로 확산
‘안티기독교=개혁’ 이미지까지 … 복음기반 큰 위기, 적극 차단노력 시급
1990년 대 중반, 교회 내의 비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며 인터넷에 교회 비판자들이 등장했다. 비판자들은 목회자의 비도덕성, 교회 세습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안티기독교’라고 지칭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목회자와 교회의 문제뿐만 아니라 단군상 파괴와 같이 영적투쟁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극단적인 행동, 대형 교회 목회자들의 반공주의 및 친미 정치관 등이 다양한 언로를 통해 전파됐다. 현재 안티기독교는 교회의 비윤리성, 극우정치관, 권력화, 종교적 독선에 대한 문제제기 차원을 넘어섰다. 성경과 신학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과 부정으로 발전했다.
본 기획은 활발하게 활동하는 안티기독교 커뮤니티만 50개가 넘는 현실 속에서, 안티기독교가 제기하는 교회 비판의 타당성을 살펴보고 교회의 올바른 대응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안티기독교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사이트 4곳에서 지난 10년 동안 논의된 내용들을 조사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안티기독교의 비판 내용을 분석하고 교회의 올바른 대응을 알아본다.
인터넷 활성화로 세력 응집
“특정한 종교에 대해 이렇게 극단적인 비판이 이루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정치권력에 항거하는 민주화운동, 경제 권력에 대항하는 노동조합에 이어, 종교 권력의 해체 운동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한국 사회 속에서 기독교 반대 운동이 체계적으로 공론화 된 것은 오래됐다. ‘안티기독교’와 ‘개독교’라는 말은 1990년 후반 본격적으로 사용됐지만, 이미 1993년부터 교회와 목회자의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비판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온다. 이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교회의 문제들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안티기독교’ 운동이 본격화 됐다.
안티기독교에 대한 교회의 대응은 소극적이고 적대적인 방법이었다. 교회는 안티기독교의 비판에 “일부 교회와 목회자들의 사례이고 대부분의 많은 교회와 목회자는 그렇지 않다”고 항변했다. 그리고 안티기독교의 주요 소통 매개체인 인터넷이 교회를 망친다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실제적인 대응을 위해 안티기독교 커뮤니티를 방문해 논쟁을 벌이는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급격한 안티기독교 확산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안티기독교 커뮤니티는 대략 50여 개 정도이다. 안티기독교 사이트 중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반기련)의 경우, 회원수가 1만7000명이 넘고, 하루 최대 접속자수 1만2000명, 하루 평균 접속자수 2000~3000명, 지금까지 360만 명 이상이 사이트에 접속했다.
반기련 사이트(hwww.antichrist.or.kr)는 회원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토론방과 전문가의 칼럼, 전문적으로 성경의 내용과 역사를 비판하는 안티바이블, 목회자와 교회 범죄를 자료를 모아놓은 자료실과 참여광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목회자의 비윤리성과 범죄와 교회의 비판을 넘어 기독교 교리에 대한 문제제기 등 기독교에 대한 거의 모든 내용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몇 년 전부터 안티기독교 커뮤니티들은 온라인을 넘어 구체적인 운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왜 기독교를 반대하는가>와 같은 서적과 문서 출판과, 성경을 유해도서로 지정해야 한다는 ‘바이블19금지정 촉구를 위한 1000만인 서명운동’, 아프간 단기선교팀 구상권 집행과 종교법인세 추진과 같이 법을 통한 활동, 최근에는 페이스 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활동 등 안티기독교 운동은 규모와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안티기독교는 개혁운동?
교회정보기술연구원 이동현 목사는 “안티기독교의 왕성한 활동에 대해 교회는 무관심하거나 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는 사이 사회는 점점 반기독교적 문화에 잠식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기독교 문화에 잠식된 사회’라는 이동현 목사의 지적은 이미 현실이 됐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안티기독교는 일부 사람들의 커뮤니티 성격에서 벗어났다. 안티기독교 회원들도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안티기독교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우려할 정도다. 한국 사회에서 ‘안티기독교 유행’이 불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유행이 된 것도 우려되지만, 더욱 문제는 사람들이 “안티기독교는 곧 개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안티기독교=개혁그룹”이란 이미지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분위기다.
목회와사회연구소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사회에 비평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반이명박 정서와 안티기독교가 연결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안티기독교가 사회개혁 세력이 아니지만 ‘개혁’의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된 것에 우려하고 있다.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나
안티기독교가 운동성을 갖고 사회유행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 대응은 크게 두 가지 입장으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적극적 대응 방법이다. 현재 안티기독교는 기독교의 개혁을 요구하는 단계를 넘어 성경과 기독교 종교 자체를 부정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진단한다. 그렇기에 한국 교회가 안티기독교를 철저히 분석하고 적극 대응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교회 자정 우선론이다. 이미 안티기독교가 사회유행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기독교의 적극적 대응은 역효과만 불러온다는 시각으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삶으로 갱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지적이다.
이동현 목사는 “교회의 자정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여기에 안티기독교 활동의 확산을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소셜네트워크로 안티기독교가 확산되고 있는 변화에 주목하면서, 적극적이고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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