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희 목사 (신창동교회)
다민족파트는 30여 명의 성도로 그리 많지 않은 규모였지만 11개 나라의 사람들이 모인 다민족 공동체였고, 한인파트는 우리 한국인 성도 약 200여 명이 모이는 단일 공동체였다.
주일마다 같은 예배당에서 시간을 달리하여 두 공동체를 섬기던 그 사역은 하나님께서 내게 베푸신 크신 은혜였고 특별한 경험이었고 보람된 사역이었다. 굳이 두 사역을 비교해 본다면 다민족 사역보다는 한인 파트의 사역이 몇 배 더 힘들었었다. 그것은 ‘말’ 때문이었다.
외국에서 한 문화를 배경한 같은 민족이 같은 말을 자유롭게 하며 함께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게 구사하는 ‘말’ 때문에 한인파트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이었다. 교인들 간에 말 때문에 상처를 주고, 말 때문에 상처를 받고, 말 때문에 시험에 드는 일들이 많았다. 이에 반해 다민족 파트에서는 7년 여 동안 한 번도 말 때문에 교인들끼리 상처를 주는 일도 없었고, 말 때문에 시험에 드는 일도 없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말을 조심 없이 하기 때문이다. 말은 양날을 가진 칼과도 같다. 그러기 때문에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수록 조심해야 한다. 말 때문에 받는 상처는 말을 불편하게 하는 사이에게가 아니라 말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다.
요즘도 교회마다 단체마다 ‘말’ 때문에 문제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환경에 익숙해질수록 말을 조심해야 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을 조심해서 해야 한다. 우리말이지만 외국어로 말하는 것처럼 좀 불편을 느끼며 꼭 필요한 말만 하려고 했으면 좋겠다. 그러지 못하겠거든 차라리 입을 다물고 반벙어리가 되어 사는 것이 어떨까? 조심 없이 자유롭게 내뱉는 말 때문에 자신도 무너지고 공동체도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바벨탑을 쌓던 당시의 사람들이 사용하던 언어를 혼잡하게 하시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