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밀착사역 최전선, 청년이 맡았다

스스로 사역 프로젝트 개발·훈련 유도… 지역민 신뢰 얻으며 위상 높여가

 

▲ 익산 꿈이있는교회를 통해 청년들은 지역사회를 품는 넓은 가슴과 하나님나라를 위해 일하는 기쁨을 얻게 된다.

 

[익산 꿈이있는 교회]

청년들을 어떻게 사역의 현장으로 돌아오게 할 것인가. 언제부터인가 교회 안팎에서 구경꾼의 자리로 돌아가버린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목회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막 40대에 접어든 노지훈 목사(꿈이있는교회)는 그러한 목회자의 한숨과 청년들의 방황을 절절하게 공감한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복음전선의 첨병으로 돌아와,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도록 돕는 일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매달리는 중이다.

얼마 전 꿈이있는교회는 첫 둥지였던 익산시 남중동을 떠나 신개발지역인 부송동으로 이전했다. 예배당 리모델링과 내부정비 작업을 거쳐 본격적인 사역채비에 나선 꿈이있는교회는 교회사역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첫 임무를 청년들에게 부여했다.

바로 ‘지역사회 조사’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정탐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임무를 맡은 청년들은 교회 주변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곳 사회의 특징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교회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 등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이렇게 모아온 정보들을 기초로 지역사회를 위한 사역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까지도 청년들의 몫이다. 담임목사나 담당교역자는 이들에게 단지 방향을 제시해줄 뿐 어떤 구체적 지시도 내리지 않는다. 스스로 일을 찾고, 스스로 실천하라는 것이다.

꿈이있는교회 청년들에게 이는 생소한 풍경이 아니다. 5년 전 개척당시에도 꿈이있는교회는 그와 같은 방법들로 이웃들에게 다가갔다. 지역사회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골목길을 방역하는 일, 한여름 삼삼오오 모여 있는 어르신들에게 시원한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대접하는 일, 비오는 날 버스정류장에서 우산을 빌려주는 일 같은 ‘사소한’ 친절이 그 시작이었다.

이 같은 만남과 섬김이 쌓여가면서 사람들은 교회를 신뢰하게 되었고, ‘교회에서 찾아왔다’는 말만 듣고도 기꺼이 그리고 반갑게 대문을 열어주는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그 같은 사역들의 일선에는 언제나 젊은이들이 있었다.

국제적 봉사단체인 굿미션네트워크의 지역사회 보건·교육프로젝트인 ‘CHE’를 지역교회에 응용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직장인 주부 청년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으로 사역을 확산시키고 있는 노지훈 목사와 꿈이있는교회의 전략은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켜왔다.

꿈이있는교회의 관심은 이 같은 사역들을 이웃 교회들과 공유하고 동역하는 데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지교회 청년들을 사역의 주축으로 세우는 일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실제로 노지훈 목사는 자신이 섬기는 칼라미니스트리와 익산기독청년연합 등을 통해 젊은이들이 자신의 교회 혹은 거주하는 지역에서 스스로 사역 프로젝트를 개발하도록 훈련시키고 있다.

훈련에 참가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청년들은 자신들이 가진 것이 많지 않기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이 적지 않음을 발견한다. 사역의 결과로 이웃들이 기뻐하고, 교회의 위상이 높아지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자신감은 한껏 높아진다.

노 목사의 조언을 받은 지역교회 청년들이 길거리청소나 다문화가족들을 위한 문화체험 행사처럼 의미있는 사역들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교회에 대한 이웃들의 호응이 높아지자 나중에는 그 교회의 장년성도들까지 청년들의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 사례도 있다. 노지훈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청년들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 못지않게 청년들을 세상 속으로 파송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전통적인 목회의 틀 안에 그들을 가두려하지 마세요. 청년들이 세상에 나가 일할 실력을 갖출 때 비로소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 오영섭 목사(성복교회 청년대학부)
청년사역이 패배의식의 늪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한국에 장년 출석 1000명 넘는 교회가 1000개 정도 있는데, 그 가운데 청년대학부 출석 100명이 넘는 교회가 200∼300개밖에 안 된다는 통계도 있다. 캠퍼스선교단체는 이미 존폐위기에 놓여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 안으로 들어온 청년들과 이미 교회 안에 있는 청년들을 ‘어떻게 하면 교회를 떠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가?’, 즉 교회의 옆문(예배와 소그룹)을 어떻게 닫을 수 있는 가를 간단히 나누고자 한다.

 

첫째, 전도지향적인 예배와 소그룹(셀)이 되게 하라! 예배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음악’과 ‘영상’이다. 예배 분위기를 전도지향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찬양팀을 만들고, 세련된 영상과 디자인, 방송실이 운영가능한 미디어사역팀을 지속적으로 세워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매주 예배를 기획하는 시간을 가지면 더욱 창의적으로 예배의 분위기가 바뀌게 될 것이다. 소그룹(셀)의 분위기는 리더에 의해 좌우된다. 목회자는 리더들에게 정기적으로 전도에 대한 영적부담을 갖도록 해야 하며, 공동체에 적합한 전도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영적분위기 가운데 방문자들은 자신들을 배려하는 ‘목회적 돌봄’ 속에서 정착하게 될 것이며, 기존 청년들은 소그룹사역에 적극적인 자세로 점차 바뀌게 될 것이다. 성복교회 청년부에서도 전도프로그램을 소그룹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통계가 매년 나오고 있다.

둘째, 성령님의 임재가 강력한 예배와 소그룹(셀)이 되게 하라! 방문자들이 교회를 방문하여 반드시 참여하는 것이 예배이다. 방문자들은 한 번의 예배로 다시 올지를 결정하고, 소그룹(셀)에 들어갈 지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예배 가운데 성령님의 강력한 임재와 깊은 만지심이 있어야 한다. 예배의 순서는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러므로 예배의 모든 순서들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도록 기획하고, 가능하면 리허설도 해야 한다. 방문자들이 정착을 결정하는 것은 관계를 통해서이다. 공감대가 있는가? 친구가 될 수 있는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에 대한 물음에 긍정적이면, 언젠가 정착하게 된다. 이것을 위해 소그룹(셀)은 성경공부뿐만 아니라, 삶을 나누고, 함께 차와 식사를 하며, 운동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 가운데 성령님의 임재를 경험하기 위해서, 삶의 예배자로 삶을 사는 리더가 성령님의 세밀한 인도하심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 청년부는 이번에 2개 마을에서 4개 마을로 배가를 가져왔

 

탄탄한 신앙 기본기로 무장 영적 야성 키우며 봉사 진력

[서울 무학교회]

무학교회(김창근 목사) 청년의 저력은 다양한 사역에서 엿볼 수 있다. 식당봉사와 주차안내, 교사, 주보 접기 등 교회 내 봉사는 물론 외국인 근로자, 보육원, 양로원, 장애우시설 등 교회 밖에서도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 무학교회 청년들이 연탄을 배달하며 사회 속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밖에 몽골, 인도, 카자흐스탄 등 해외선교와 미자립 교회 돕기도 청년이 앞장서고 있다. 무학교회 청년부 담당 이상갑 목사는 “공동체와 소그룹에 참여하는 청년들 중에 70%가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봉사’와 함께 무학교회가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올해로 설립 64주년을 맞은 전통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청년부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전통 교회라고 하면 세대 구성이 역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무학교회는 장년 출석 4000명 중 25%인 1000명이 청년세대로 구성되어 있어 뿌리가 탄탄하다.

 

이처럼 무학교회 청년목회가 건강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상갑 목사는 “기도와 양육, 큐티, 소그룹이라는 기본기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회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부터 청년을 대상으로 ‘ASK’라는 성령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ASK에서 청년들은 2시간이 넘도록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영적 야성을 키워간다.

무학교회 청년목회의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소그룹에는 청년예배자의 90%가 동참하고 있다. 이상갑 목사는 “1주일에 한번 드리는 주일예배만으로는 청년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없다”며 반드시 소그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그룹은 주일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7시가 넘어야 끝난다. 이 시간엔 전체 예배와 소그룹 성경공부와 교제로 이어진다. 대그룹에서는 열정적인 예배가 진행되고 소그룹에서는 삶과 말씀 나눔 중심의 양육훈련이 이뤄진다. 이렇다 보니 청년부의 분위기는 정감이 넘칠 수밖에 없다. 이 목사가 무학교회를 ‘도시 속 시골교회’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매일 말씀을 묵상하는 큐티를 강조하고 있다. 현재 청년부의 절반 가까이가 큐티잡지를 정기구독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 새벽에는 대학가에서 나눔을 가지고 있다.

이상갑 목사는 전통 교회에서 청년목회가 꽃을 피우려면 담임 목사의 강한 의지와 당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청년 리더의 헌신도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청년 사역자의 잦은 교체는 청년목회를 무너뜨리는 독이 된다.

이상갑 목사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포장해 청년에게 다가가는 지혜가 필요하며, 교회 안에서의 청년이 아니라 세상 속에 빛과 소금이 되는 역동적인 청년을 양육하는 사역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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