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희망의 새 살’교회역할 크다

▲ 연평도를 위로 방문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해병대 부대 앞에서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포격 3개월이 지났지만 연평도의 참상은 그대로였다. 북한의 포격이 있었던 대연평도와 또 하나의 유인도인 소연평도에 거주했던 원주민은 1700여명이었지만 2월 14일 현재 450여명만이 정든 고향으로 돌아와 있었다. 원주민의 1/3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당시 전파 또는 반파됐던 190여 채의 민가들은 대부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골목에는 깨진 유리조각과 콘크리트 파편이 그대로 나뒹굴고 있었고, 주민들이 사용하던 오토바이 등 생활용품들도 거리에 과거 모습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이같은 형국을 띠고 있는 것은 정부가 참상을 그대로 알려 대북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기를 원한다는 정책도 고려됐지만 워낙 파괴의 정도가 심해 복구에 소요되는 예산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신 정부는 별도의 지역에 새로운 가옥을 건설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임시가옥 39채를 마련했다. 그러나 현재 임시가옥에는 16세대만이 입주해 새로운 보금자리가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포격 이후 뭍으로 도피했던 섬주민들은 2월 18일로 인천시에서 제공한 임대아파트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하나 둘 돌아오고 있지만 이처럼 안정된 주거지를 찾지 못해 아직까지 그 수는 미미하다.
2010년 11월 23일은 연평도 주민들에게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해병대 장병 2명 이외에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46여명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가옥 뿐 아니라 25 헥타르에 해당하는 임야가 포격으로 인한 화재로 전소되기도 했다. 

연평도에는 3개의 교회가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천주교회이고 나머지 두 개는 민간인교회인 연평장로교회와 군인교회인 소연평교회다. 마을 주민들이 차츰 귀환하고 있지만 아직도 예전의 교회모습과는 다르며 앞으로 이들 교회가 지역주민들의 상처를 씻어주기 위한 사역이 절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격 당시의 상황을 대변하는 또 한곳은 해병대부대였다. 당시 해병대원들은 불과 4문에 불과한 포를 가지고 북의 포격에 강렬하게 저항해 많은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아직도 부대 곳곳에 포격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장병들의 사기는 충천했다. 연평부대장 백경순 대령은 “당시 우리 측의 대응사격은 최첨단 레이더 등을 동원해 이뤄졌기에 북측에 큰 타격을 주었다”면서 “포격 이후 많은 무기가 보완돼 북의 도발이 만일 다시 발생한다면 전보다 더욱 강력하게 응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해병대에는 1명의 군목과 1명의 민간인 목회자가 사역을 하고 있는데 향후 군 장병들의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다양한 지원 사역을 펼쳐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길자연 목사, 이하 한기총)는 2월 14일 연평도를 전격 방문, ‘한국교회 지도자 연평도 부대 및 주민 위문’ 행사를 가졌다. 교회지도자들은 연평도 해병대부대와 연평면을 방문, 군장병과 주민들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격려했으며 북한을 바라보고 남북통일과 연평도의 안녕을 위해 통성기도하기도 했다. 한기총의 이번 방문은 길자연 신임대표회장의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겠다’는 공약에 따른 것이었다.

한기총은 오는 4월과 6월에도 소록도와 독도를 연이어 방문할 계획이며, 소외지역에 신앙의 교두보를 세워 한국 사회에 희망을 주는 교회상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온 교회가 국방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으며, 도시교회가 농어촌이나 도서지역을 채워주는 사역을 펼쳐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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