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제일교회, 춘천 바울교회 분립

2010년 8월 15일 소양 제일교회(이주호 목사)는 춘천 바울교회(이근택 목사)를 분립개척했다. 대형교회도 아닌 곳에서 분립개척을 시도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이 개척이 더 주목받았던 것은 소양 제일교회 역시 춘천 소양교회(이원호 목사)에서 분립된 교회이기 때문이다. 춘천 소양교회가 소양 제일교회라는 아들을 낳고, 소양 제일교회가 다시 춘천 바울교회를 낳아 3대에 걸친 손자교회까지 탄생된 것이다.

▲ 3대째 분립개척을 이어오고 있는 목사들. 왼쪽부터 바울교회 이근택, 소양교회 이원호, 소양제일교회 이주호 목사.
첫 아들 소양 제일교회의 출산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에서 목회를 시작할 때부터 분립개척을 마음에 계획했던 이원호 목사는 춘천 소양교회에 부임하고 나서도 그 꿈을 잊지 않았다. 분립개척을 할 장소를 정하고 부임 9년 만에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성도들 12가정을 무조건 파송했다. 이원호 목사는 “우리교회에서 태어나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은 성도가 왜 우리가 가야하냐고 울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며 “교회 장로, 성가대 지휘자, 젊은 청년들 등 주축들이 빠져나갔지만 분립개척이 교회가 할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소양 제일교회는 현재 700여 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으며, 모교회의 은혜를 빚처럼 간직하다가 춘천 바울교회를 분립하게 됐다. 소양 제일교회 이주호 목사는 현재 호스피스 사역으로 병원건축까지 앞둔 상황이었지만 분립개척을 결심했다.

“저도 혼자 개척을 했으면 이렇게 교회가 성장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모교회에서 성도를 보내주고 사례비를 대주는 등 지속적으로 도왔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지요. 저도 똑같이 사랑을 베풀어야한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춘천 바울교회는 10가정으로 시작했으며 분립 6개월 만에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춘천 바울교회 이근택 목사는 “혼자서 다 떠맡아야 한다는 부담이 없고 모교회와 공동체의식을 가지며 사역할 수 있다는 것이 분립개척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개척해서 나간 교회에만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세 목회자들은 모두 교회 성도들이 마음 속 자부심을 가지게 된 것을 큰 수확으로 꼽았다. 하나님나라에 대한 뚜렷한 의식을 가지고 교회의 섬김, 나눔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했다는 것이다. 이주호 목사는 “성도들이 자긍심을 느끼고 교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며 “파송했던 성도 수 보다 훨씬 많이 채워졌음은 물론 교회가 더 활기를 띠었다”고 설명했다.
개척을 위해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함은 물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파송하는 성도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일. 교회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분립개척에 대한 목회자의 마인드를 성도들과 항상 공유하고 나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근택 목사는 “분립개척을 하고 작아진 교회에서 성도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고 말하며 “그 후에는 모교회와는 차별화되는 신앙을 교육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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