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 교수 “극단적 문자주의 경계, 과학과 소통해야”

▲ 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진행한 신학캠프에서 참석자들이 창조론과 진화론 등 과학과 신학의 논쟁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신학캠프

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신학과 일반학문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1월 29일 약수교회에서 ‘이음, 하나님 나라로 세상보기’라는 주제로 신학캠프를 열었다. 주제명에서 드러나듯 이번 신학캠프는 신학이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회과학과 대화를 하는 자리였다. 발제자는 신앙을 가진 과학자들과 신학자 및 목회자들.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신학과 일반학문의 소통을 고민했다.

이날 신학캠프에서 가장 열띤 논의는 역시 자연과학과 신학의 대화였다. 발제자는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IVP)를 집필하고 <현대과학과 기독교의 논쟁>(살림)을 번역하는 등 굳건한 기독교적 입장을 견지한 우종학 교수(서울대 천문학과). ‘과학, 신학과의 소통을 기다린다’는 제목으로 발표한 우 교수는 기독교인들이 자연계시의 측면에서 과학을 대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다.

우 교수는 과학은 과거 두려워하던 자연현상을 이해시키고 미신적 존재들을 사라지게 했지만, 자연세계만을 인정하고 초자연적 존재를 부정하는 무신론까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신학 역시 자연주의적 방법론을 무신론의 무기로 인식해, 과학을 통해 밝혀낸 결론을 정죄하거나 폄하하는 오류를 지적했다.

신학과 과학, 양 자 사이에 논쟁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안이 젊은지구론과 생물진화론이다.

젊은지구론은 창세기 1~2장에 근거해 지구의 나이가 1만년 정도라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1만년 정도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성경에 나오는 족보를 그대로 합산해서 나온 결과이다. 한국 교회 내에서도 이 젊은지구론을 받아들여 창조론을 설명하는 교회가 많다. 그러나 우 교수는 지구의 나이가 46억년이고 우주의 나이가 137년 정도 됐다는 과학계의 정설을 무시하고, 창세기를 극단적인 문자주의로 이해해 젊은지구론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흡사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해 지구가 움직일 수 없다는 천동설을 믿은 17세기 교회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극단적인 문자주의가 기독교인을 반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인 집단으로 낙인찍고, 복음의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천동설이 무너졌다고 기독교가 무너지지 않았다. 창조기사 해석에 대한 극단적인 경직성은 오히려 과학을 두려워하고 복음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기독교인에게 큰 도전을 주는 생물진화론, 곧 진화론도 마찬가지. 창조주가 자연적 인과관계, 즉 진화를 통해서 다양한 종들을 창조한 것으로 본다면 그 과정을 밝혀내는 생물진화론 역시 문제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우종학 교수는 무신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구의 나이가 50억년이 됐고, 생물의 진화가 진행됐다는 ‘과학적인 사실’을 가지고, 그렇기 때문에 창조론이 잘못됐고 신이 없다는 사실이 아닌 ‘주장’을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 교수는 ‘건전한 창조신학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회에서 극단적 문자주의로 창조세계를 이해한 기독교인이 과학이 제시하는 세계관에 충격을 받아 복음을 포기하고, 결국 부활과 기적과 같은 사실도 거부한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특히 주일학교와 중고등부에서 진행되는 반과학적인 교회교육은 큰 문제라며, 신학자와 과학자들이 협력해서 청소년은 물론 성인을 위한 창조신학 교육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