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이렇게 분립개척했다

“분가한 묘목, 장성하며 숲이 된다”

은혜의동산교회, 안산동산교회 전폭적 지원으로 건강한 지역 정착

▲ 지난해 연말에 열린 ‘남성 초청의 밤’ 행사에서 은혜의동산교회 성도들이 초청된 손님들을 위해 축복송을 부르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에 위치한 은혜의동산교회 이규현 담임목사가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는 말 중에 하나가 “녹슬어 못쓰는 것이 아니라 닳아서 못쓰게 하자”는 것이다. 2004년 12월 5일 개척한 이 교회는 불과 7개월 만에 286평의 부지 위에 교회를 건축했다. 새로운 건물은 교세확장이라는 목적보다는 지역 복음화라는 큰 비전이 담겨 있다.

“건강한 교회란 우리끼리 행복해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를 향해 팔을 벌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부방을 개설하고 북 카페, 음악회 등 지역의 필요를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교회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은혜의동산교회는 교육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09년에 ‘은혜의동산 기독교 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초등과정과 중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기독교 교육이 바로서야 한국 사회와 교회에 희망이 있습니다. 특히 자녀의 교육 때문에 지역을 이탈하는 곳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대안적 교육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개척 당시부터 5개 교회를 분립한다는 목표를 세운 은혜의동산교회는 최근 그 일환으로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교회를 개척했다.

교회 개척 7년차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당찬 비전과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규현 목사는 “큰숲운동이 있었기에 안정적인 개척과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산동산교회에서 시작한 큰숲운동은 대형 교회 한 두 개가 도시를 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지역에 교회를 개척해 큰 숲을 이루어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를 감당하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으로 현재까지 기쁨의동산교회, 블루라이트교회, 더불어숲교회, 회복의동산교회 등 6개 교회를 분립개척해 숲을 만들어 가고 있다.

분가 최대 장점, 훈련된 인적 자원

은혜의동산교회가 단기간에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산동산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안산동산교회는 2004년 초에 분립개척을 선포하고 목회자 선정과 기도회를 진행해왔다. 6개월 동안 정기 기도회를 통해 분립개척에 소망을 품은 성도들은 연말을 기점으로 화성시에 교회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안산동산교회가 개척자금을 지원해줬을 뿐만 아니라 ‘훈련된’ 성도 100명을 파송했다는 점이다. 이규현 목사는 “분가(分家)형식의 분립개척 장점은 사람에 있다”면서 “개척과 동시에 전도와 훈련이 가능해 바로 현장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산동산교회에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진 성도들은 셀을 통해 자발적으로 전도를 실시했다. 그래서 산속 비포장도로를 지나 과수원, 그것도 냉동창고 한켠에 교회를 세웠지만 교인은 7개월 만에 갑절로 불어났다. 분립개척의 핵심은 환경보다 사람에 있음을 은혜의동산교회가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규현 목사는 분립개척의 또 다른 장점으로 ‘목회비전 공유’를 들었다. 안산동산교회에서 10년 동안 사역하면서 이 목사와 성도들의 DNA는 자연스럽게 일치하게 됐다. 대그룹과 소그룹을 동시에 강조하고, 셀을 통해 전도와 양육을 실시하는 점도 안산동산교회를 통해 체득한 것이다.

안산동산교회가 동산고등학교를 세운 것처럼 은혜의동산교회도 대안학교를 세워 기독교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5개 교회를 분립개척 하겠다는 큰숲운동 비전도 일맥상통한다.

“목회비전을 성도들 가슴에 심는 과정이 빠릅니다. 그러기에 비전 공유, 훈련 등에 쏟는 정열과 시간을 절약해 목회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무한 피드백, 형제 교회와 함께

지금까지 교회 개척은 개척에 뜻을 둔 목회자가 단독으로 교회를 세워가는 형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교회와 마찰을 빚는 경우가 흔했다. 그러나 은혜의동산교회와 안산동산교회의 사이에서는 갈등을 엿볼 수 없다. 오히려 서로를 ‘형제’라고 부르며 가족애를 나누고 있다.

단적인 예로, 분립과정에서 기존 성도들은 기쁨으로 개척 교회 성도들을 파송한다. 안산동산교회 김인중 담임목사는 성도들을 일일이 축복하며, 건강한 교회를 이루기를 소망한다.

또 안산동산교회와 분립한 교회들이 연합해 ‘내적치유 수양회’와 같은 셀 교육을 공동으로 하고 있다. 은혜의동산 기독교 대안학교 교사 대부분이 동산고교 출신으로 구성될 정도로 인적·영적 유대감이 강하다.

김인중 목사와 형제 교회 목회자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안산동산교회에서 큰숲모임을 갖는다. 이들은 많게는 6시간 동안 목회 노하우를 나누고 고민을 함께 풀어 간다. 그리고 운동으로 땀을 흘리며 가족의 끈끈한 정을 나눈다.

이규현 목사는 “큰숲운동으로 비전이 물 흐르듯이 형제 교회에 전파되고 있다”면서 “표면적으로는 개척 자금과 사람을 지원해 준 것이지만 그 안에는 교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을 줬다”고 설명했다.

▲ 김인중 목사
목회컨설팅연구소(소장:김성진 목사)에 의하면, 개척 교회가 성공적으로 세워질 확률은 250:1(0.4%)에 지나지 않는다. 즉 대형화라는 내부적 요인과 교회 불신이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한국 사회에서 개척 교회가 건강성을 갖기란 말 그대로 ‘가뭄에 콩나기’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안산동산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큰숲운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큰숲운동이란 말 그대로 한 그루의 큰 나무가 아닌, 크고 작은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이 크고 작은 지역 교회들이 모두 건강하게 성장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을 시작한 안산동산교회 김인중 목사는 “황무한 이 땅을 영적 녹지대로 바꾸기 위해서 셀이 셀을 낳고 교회는 또 다른 교회를 재생산하자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큰숲운동을 통해 분립개척한 교회들의 공통적인 현상은 모교회와 끈끈한 애정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김인중 목사는 “큰숲운동은 하나님의 가족 공동체라는 의식에서부터 시작한다”면서 “담임목사와 장로, 부교역자, 성도 전체가 가족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가능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자녀를 결혼시키면서 최상의 것을 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교회를 분가해줄 때에 가장 좋은 성도를 보내 안정된 셀사역을 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물론 잘 훈련된 성도들이 떠날 때 한쪽 마음은 아프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큰 사역을 위한 결단을 보면서 대견한 마음이 듭니다.”

김인중 목사는 ‘큰숲가치’를 ▲영혼구혼 열정을 품은 공동체 ▲선교에 열정을 품은 공동체 ▲하나님 나라 확장에 열정 품는 공동체 ▲섬기는 공동체 ▲십자가를 내가 먼저 지는 공동체 등으로 요약했다.

“큰숲운동을 실천하려면 교회 공동체 전체가 서로를 신뢰하고 믿어야 합니다. 내 교회만 잘되면 된다는 의식이 아니라 더불어 숲을 이뤄 민족 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위해 공동목회를 한다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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