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섬에 신앙순례 떠나요

‘섬 복음의 어머니’ 문준경 전도사 순교현장에 기념관 ‘우뚝’


▲ ‘천국의 섬’ 증도에는 문준경순교기념관 건설로 생생한 신앙교육의 터전이 마련된다. 사진은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지인 터진목 해변에 조성된 기념묘역 전경.
증도를 찾아가 본 이들은 21세기에 갑자기 뛰어든 20세기를 만날 수 있다. 느리고, 고요하며, 평화롭다. 최근에는 육지로 이어지는 다리가 놓이고, 한쪽에는 대규모 휴양시설이 들어서며 분위기가 다소 변했어도, 증도는 여전히 추억과 향수를 간직한 고향 같은 섬이다.

천사의 섬, 한국 최초의 슬로시티, 담배 없는 섬, 보물섬 등등 증도를 수식하는 어휘들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게다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갯벌습지보호구역, ‘천년의 숲’이란 별명을 얻은 해송숲과, 광활한 천일염전까지 육지 사람들이 마냥 경탄을 쏟아내는 볼거리들을 가득 지녔다.

그러나 증도를 빛나게 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순교자, 그리고 문준경이라는 한 여성의 이름이다. 주민 90%가 기독교인이며, 그리 크지 않은 섬 안에 무려 11개의 교회가 세워질 정도로 증도가 복음화율이 높은 섬으로 명성을 알리게 된 데는 그녀의 공로가 크다.

도서지역 복음의 어머니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전남 신안군 일대 낙도들을 구석구석 누비며 수많은 영혼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고, 숱한 교회들을 세웠던 문준경 전도사는 바로 이 섬에서 순교로 사역을 마감했다. 감동적인 드라마와도 같은 그녀의 생애와 신앙을 기리기 위해 순교현장인 터진목 백사장에는 순교기념비가 세워졌고, 증도에 최초로 설립된 증동리교회에는 순교기념관이, 방축리에는 순교기념교회가 각각 건립되어 지금도 문 전도사의 자취를 따르고자 하는 수많은 순례객들을 맞이한다.

2005년 조성된 순교유적지는 신안군으로부터 향토문화유적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한 문준경 전도사와 증도의 이야기는 김우현 감독의 <천국의 섬>, 권순도 감독의 <남도의 백합화>, CBS TV의 <시루섬> 등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로 소개된 바 있다.

특히 기독교대한성결교회교단에서는 2007년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 건립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조직하고, 3년여의 준비작업 끝에 마침내 지난해 8월 증동리 건설현장에서 총회장 원팔연 목사 등 교계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기념관 신축 기공식을 열었다.

연내에 모습을 드러낼 순교기념관은 2000여평의 대지 위에, 지상 3층의 기념관과 지하1층, 지상 2층의 숙소동으로 건립된다. 기념관 주변에는 순교자를 추모하는 조형물들과 산책로 등이 마련된다.

특히 기념관에는 문준경 전도사를 비롯한 순교자들의 사적과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꿋꿋이 성장해 온 교회들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실들과 세미나실, 예배실 등이 들어서 믿음의 후손들에게 생명력 있는 신앙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순교기념관의 건립은 영광 염산교회와 야월교회, 목포 양동교회와 공생원, 영암 구림교회와 순교자기념관 등으로 이어지는 전남 서남권의 순례여행 코스를 완성하는 의미도 있어 지역교계 인사들은 큰 기대를 가지고 기념관의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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