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오늘을 보고 내일을 말한다 ⑩ 전문가 분석

10년의 성과, 건강한 정착에 승부 걸어라

정부 ‘개성·창의성 존중하는 새로운 학교’ 긍정 평가
교육 프로그램 만족도 높았지만 다양성 등 과제 남아
교육 수요자 지속적 관심 부응할 적극적 대안 찾아야

▲ 일러스트=강인춘
기독교 대안학교 현황

우리나라에서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초기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1998년에서 2003년 사이에 설립되었고, 2004년 이후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010년 현재에는 90여 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9년까지 인가된 특성화 학교 중 기독교 대안학교는 12개 학교(중학교 2개교, 고등학교 10개교), 학력인정 위탁형 기독교 대안학교는 3개교였다. 작년에 개정된 대안학교법에 의해 올해 글로벌선진학교(GVCS), 한동국제학교, 쉐마기독학교 등 인가받은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비인가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육성과에 대한 국가적인 인정이라고 보았을 때 기독교 대안학교들의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고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는 학생의 학교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국의 현행 공교육체제에서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하여 영성, 인성, 지성을 함양하기 원하는 기독교인 교육수요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대안으로서 폭넓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과 확산은 기독교교육이 교회교육이라는 좁은 의미의 신앙교육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 생활영역에 걸친 전인적, 통전적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과 미션스쿨의 소극적인 기독교교육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제안되었다.

기독교 대안학교 활성화 제언

1. 영적 훈련 굳건한 의지 가져라
2. 다양한 은사개발에 나서라
3. 교사교육 시스템 강화하라
4. 학부모 참여의식을 높여라

오늘날 한국에는 기독교 대안학교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많은 학교들이 존재한다. ‘기독교 대안학교’라는 용어가 너무나 포괄적이기 때문에 이 명칭만으로는 어떤 학교를 지칭하는 지를 파악할 수 없다. 전혀 다른 정체성과 지향성을 지니는 학교들이 기독교 대안학교라는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다양한 기독교 대안학교의 유형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대안학교는 교육관과 교육이념, 교육과정에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기독교 세계관의 구조가 구체적으로 명료하게 체계화되어 있어야 한다. 일반 학교의 인본주의와는 구분되는 신본주의 즉, 하나님 중심의 교육목표, 내용, 방법으로 하나님의 뜻과 진리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교육을 통하여 학생으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게 하는 교육,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학생들의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독교 대안학교는 기존의 공교육 체제의 획일화된 기준과 내용, 방법에 의존하는 형식적이고 권위적인 학교교육에 문제를 제기하고,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과 개성을 인정하고 참여적이며 삶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대안적 교육이념을 추구하여야 한다. 기본적으로 학습자에 대한 학습의 주체로서의 존중과 참여, 학습자에 대한 믿음과 신뢰, 학생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학생과의 긍정적 관계 유지 등을 실천하여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기독교 대안학교도 학교를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교육역량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다.

현재 기독교 대안학교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교육과정이 선례나 경험의 축적이 없이 실험적으로 시행되어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을 위한 전문성이 부족하다. 둘째,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사양성과 연수가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셋째, 경제적 격차에 따른 대안학교의 접근성 문제로서 비인가 기독교 대안학교의 경우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이 없어 학교운영비를 학부모가 부담하기 때문에 저소득층에서는 기독교 대안학교에 갈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넷째,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지나친 과대포장과 환상으로 개별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육역량에 대한 판단이 소홀히 될 수 있다. 다섯째, 대안형 기독교대학이 없는 현실에서 기독교 대안학교 학생들의 대학입시에 대한 불안과 진로문제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기독교 대안학교 학생들이 기독교학교라는 온실과 보호막, 공동체 속의 신앙을 험난한 사회에서도 과연 지켜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 등이다.

기독교 대안학교 성과와 전망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10년 동안의 성과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최근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에서 한국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육적 성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기독교 대안학교가 구성원들에게 학교목표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학교장은 대안교육에 대한 확신과 실행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학교의 비전과 목표를 분명히 반영하고 있고,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해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성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수업에서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이 활용되고 있고, 교사와 학생관계, 학생(자녀)의 영성, 교사의 생활지도와 헌신도, 기독교적 교육내용 등에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학부모의 학교운영 참여와 학생 선발에 있어서 다양성 등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되었으며,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재능을 탐색하고 계발하기 위한 은사교육, 진로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다. 교육과정 운영에서 구성원들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교사와 학부모의 행정지원, 교사의 업무분담 정도에서 만족도가 낮은 것은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지적하였다.

기독교 대안학교 졸업생들이 대안학교 교육을 통해 얻었다고 인식하는 성과는 삶을 보는 시각의 변화, 상호신뢰의 인간관계 경험, 그리고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라고 보았다. 이어서 기독교 대안학교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하여 참고해야할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기독교 대안학교 졸업생들이 학교에서 신앙적 성격이 강한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좋은 인간관계를 경험한 것은 중요한 학교교육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앙을 강조하는 대안학교 졸업생일수록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기독교 대안학교 교육에서 보다 폭넓은 경험과 다양성에 대한 교육이 더욱 요구됨을 시사한다.

둘째, 기독교 대안학교가 학생들의 진로지도를 위해 개별적인 은사를 개발하고 지원하여 대학에 적절하게 진학하도록 하는 교육적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자연계 과목과 관련해서 충분치 못한 지원은 학생들의 진로교육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문제는 대안학교의 열악한 재정적 실태와 관련 있기도 하지만 학교는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발전하여 한국 사회에서 일반학교가 지니는 문제점과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는 교육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학교와는 차별화되어 기독교 대안학교들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하게 할 뿐 아니라 학교로서의 전문성을 신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 대안학교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한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기독교인 부모들이 기독교 대안학교를 선택한 것은 자녀들이 경건훈련을 통하여 주님의 임재하심을 체험하는 영적 성장을 소망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대안학교는 이를 명심하고 영적 훈련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실행하여야 한다. 학교교육에서 신앙과 삶이 통합되어 학교학습과 학생들의 생활로 연결되어야 한다.

둘째, 기독교 대안학교는 기독교 공동체적인 삶을 추구하면서도 학교가 사회에서 유리되지 않고 또한 졸업생들이 사회에서도 관계맺음에 어려움이 없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를 위한 은사개발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셋째,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 기독교 대안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현장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교사로서의 소명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사교육 시스템을 확보하여야 한다. 기독교 대안학교 예비교사 양성을 위한 기독교 대안학교 특성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한 예비교사 교육과정 개발과 현직 기독교 대안학교 교사들의 재교육과 연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기독교 대안학교 교사들은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학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학생에 대한 신뢰와 학생에 대한 사랑을 교실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할 교육전문가로 훈련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기독교 대안학교의 학부모들도 학교교육에 대한 참여의식을 높여 나갈 때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행정능력을 보강하여 학부모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기독교 대안학교 운영자는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경험들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학교에 대한 요구가 무엇인지를 세심하게 경청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대안학교를 소위 문제 아이들,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 학생들이 가는 학교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에서도 공식적으로 ‘대안학교는 부적응아를 위한 특수학교가 아니라, 교육의 다양성이란 맥락에서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학교’로 재평가되고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는 기독교인들의 교육적 수요에 부응하여 기독교대안교육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새로운 학교의 모델을 제시하여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기독교 대안학교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개선점을 연구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수요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기독교대안들이 현행법 상 ‘학교’로 인정받지 못하여 교육청의 지원 하에 있지 못한 현실이다. 이는 제도적·법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기독교 대안교육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미래의 인적 자원 개발의 차원에서 지방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안학교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하여야 할 것이다. <끝>

 조인진 교수(총신대 교수학습지원센터)

성균관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을 역임했으며, <기독교 대안학교 교사들의 교육적 신념에 대한 연구> <기독교 대안학교 유형화에 따른 교육성과 분석 연구> 등 기독교교육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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