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오늘을 보고 내일을 말한다 ⑨기독교 대안학교 성과분석

자기주도 학습·인성교육 만족 높다

졸업생 “고교생활 무척 행복, 삶의 태도 배워” … 다양성 확보 과제로

기독교 대안학교가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한 10년이 지났다. 무너진 공교육·주일학교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과 함께 귀족학교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아냥을 함께 듣고 있다. 그렇다면 이 학교 졸업생들이 말하는 기독교 대안학교는 어떨까.

▲ 일러스트=강인춘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교수)가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육성과를 분석한 결과, 졸업생들은 학창시절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 대안학교와 일반고등학교 졸업생 2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일반고등학교 졸업생들은 대개 학창시절을 힘들게 보냈다고 기억하는 것에 비해 대안학교 졸업생들은 고교생활이 무척 행복했다고 말했다.

학업 만족도 높아

기독교 대안학교 출신 학생들은 특히 자기주도 학습과 인성교육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학생들은 교사들 대부분 강제로 공부를 시키지 않았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공부를 하도록 격려했다고 한다.

C학교 졸업생(대학 2년)은 “지난 10년간 읽은 책보다 더 많은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알게 됐다”고 답했고, 대학 3학년인 A학교 졸업생은 “공부할 때 뭔가에 쫓겨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공부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단순히 암기식 교육이 아니라 종합적 사고를 높이는 교육이 학업에도 높은 성과를 가져왔다는 뜻이다.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A학교 졸업생(대학 2년)은 “선생님들은 엄마가 보는 그 눈과 표정으로 학생들을 돌보셨다”고 말했고, C학교 졸업생(대학 4년)은 “한정된 공간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선생님들의 삶을 통해 가장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은실 교수(한동대)와 강영택 교수(우석대)는 “기독교 대안학교의 공동체적, 관계중심적 문화가 학업의 영역에도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고 말했다.

“교사는 인생의 나침반”

졸업생들이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가장 많이 얻은 결과물로 ‘인성’을 꼽았다. 한 학생은 “공동체 경험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다”면서 “좋은 친구와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난 것이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얻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학교교육을 통해 꿈을 찾았다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공평과 너그러움이 있는 공동체를 경험했다 등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실 학업 성취도는 특목고가 가장 높다. 그러기에 학업 만족도만 따진다면 특목고가 기독교 대안학교보다 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특목고를 비롯해 일반고 학생들은 교사를 학원강사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기독교 대안학교 학생들은 인생의 나침반으로 여기고 있었다. 교내 사제지간 폭력사건이 빈번한 이때, 기독교 대안학교는 무너진 교육현장의 대안이 되고 있다.

목표와 현실 괴리 문제점

반면, 학교와 너무 다른 세상 문화에 낯설어하고 대학 진학 후 일방적 지식전달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점은 풀어야할 과제로 분석됐다. 한 졸업생은 “학생들은 뭔가 이상을 추구하고 싶지만 부모님도 그렇고, 대학에 들어가야만 할 것 같은 현실이 있어서 학교도 인성만 강조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독교 대안학교를 거쳐 기독교 대학에 재학 중인 졸업생은 “대학엔 예배도 있고 기도실도 있어서 신앙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편인데도 고등학교 때 했던 만큼의 신앙생활을 하지 못해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강영택 교수는 “신앙적 성격이 강한 공동체 경험이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학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관계에는 어려움을 느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교육과 주일학교의 대안으로 등장한 기독교 대안학교,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괄목한 성과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양성 확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또 귀족학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 기독학교교육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이 대안교육의 성과를 분석하고 있다.
공동체비전고등학교 장현용 교장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1990년 후반 기독교 대안학교는 공교육에 부적응한 학생들이 다니는 미인가 교육기관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특화된 교육을 원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제발로 찾아가는 학교로 변모하고 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최근 주최한 ‘한국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육성과 분석’에서 발제자로 나선 조인진 교수(총신대)는 “초기 기독교 대안학교는 자연친화적 교육에 초점을 맞췄으나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특화된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선교사 자녀(MK)나 새터민,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한 학교들도 신설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에 대한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학교도 특화되고 있다. 조인진 교수는 기독교 대안학교를 5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연구는 개교한지 3년 이상 된 기독교대안학교 52개 중 조사에 참여하겠다는 26개 학교를 대상으로 했다.

‘국제학교’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학교로 외국 대학교 진학을 목표로 한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해외에서 거주한 아이들이 주로 대상이 됐으며, 한동국제학교처럼 선교사 자녀(MK)를 위한 학교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수업을 외국어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비슷한 시기에 ‘수월성학교’도 생겨났다. 기독교 엘리트 인재양성이 교육목표인 이 학교는 학업성취를 강조하며 상위 20% 안에 들어야 입학할 수 있는 등 자격요건이 까다롭다.

‘긍휼학교’는 여명학교처럼 부정응아를 위한 학교로 성경에서 잃어버린 양을 위한 학교로 비유된다. ‘대안성학교’는 정의와 평화를 교육의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긍휼성이나 수월성 등도 기독교 교육을 바탕으로 하지만 ‘기독교미인가학교’는 다른 가치보다 신앙에 가장 큰 관심을 두는 학교다. 그러기에 기독교적으로 재구성된 교과를 운영하고 교과서도 창조론에 입각한 책자를 사용한다.

한편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기독교 대안학교의 운영과 교육결과에 대해서도 평가 작업을 했다. 그 결과, 교육목표를 정확히 제시하고 대안교육에 대해 학교장과 교사의 실행의지가 분명하다는 점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진로교육과 행정지원에는 소홀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기독교 대안학교 선택시 유용한 자료들]

국내 대안학교 200곳 중 기독교 계통은 90~120개. 지금도 신생하는 학교들이 있으며, 학생 모집이 어려워 문닫는 곳도 흔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일정한 기준을 갖춘 학교를 선택하고 반드시 현장답사를 하라”고 조언한다.

기독교대안학교연맹=홈페이지를 통해 기독교 대안학교를 알아볼 경우, 기독교대안학교연맹(www.casak.org)에 소속된 학교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연맹에 가입하려면 일정한 조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 가이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교수)가 엮은 <기독교…>는 기독교 대안학교 역사에서부터 현재 상황, 유형별 분류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지역별 학교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태로 풀어 놓았다.

<신앙공동체를 지향하는 기독교 대안학교> =논문 형태의 책이지만 국내외 기독교 대안학교 사례들을 통해 장단점을 비교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독교 대안학교에 대한 최근 자료들이 담겨 있으며, 항목별 분류도 담아내 유용하다.

<세상을 이기는 아이들> =이 책은 전국의 기독교 대안학교를 직접 탐방하여 얻어낸 생생한 교육 현장을 담고 있다. 공교육에 불안을 느끼는 크리스천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던 기독교 대안교육의 모든 것을 밝힌다. 복음 안에서 진리를 품고 지식과 인성을 갖춰가는 기독교 대안학교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