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원 목사, 학업·봉사 끝없는 열정에 ‘행복’

▲ 대학 졸업시험 준비에 한창인 오윤원 목사. 은퇴를 학업과 봉사로 아름답게 보내는 그의 모습은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오윤원 목사(73세)는 요즘 손녀 뻘 되는 아가씨들에게서 ‘오라버니’로 불린다. 젊은 처자들이 버르장머리가 없는 게 아니다. 오 목사는 바로 그녀들과 함께 수학하는 어엿한 09학번 대학생이기 때문이다.

군산 영광교회에서 22년간 교목실장으로 섬겨왔으며, 군산 옥정교회를 담임하다 2년 전 사임한 은퇴목사가 어쩌다 대학생 신분으로 돌아갔을까. 그 이유는 봉사하는 삶에 대한 오 목사의 멈출 수 없는 열정 때문이었다.

“평균 수명이 앞으로 120세까지 늘어날 것이라는데, 이런 세상에서 현역에서 물러났다고 마냥 방구석에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후배 목회자들, 그리고 주변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내 나름대로의 길을 찾다가, 우선 자기개발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덜컥 대학교 문을 두드렸지요.”

2007년 서해대학 사회복지과에 입학한 오 목사는 젊은이들 못지않게 열심히 공부해서 보육교사자격증, 케어복지사자격증 등 무려 4가지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를 기반으로 양로원, 병원, 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아무런 보수 없이 자신이 줄 수 있는 것들을 나누었다.

사회복지학과에 졸업할 무렵이 되자 이번에는 부동산컨설팅학과에 도전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교회당 건물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후배 목회자들이 적지 않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오 목사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일으켰다.

졸업을 앞둔 그는 요즘 마지막 기말고사 준비에 한창이다. 힘든 공부 속에서도 오 목사는 자신이 배운 것을 통해 법이나 재산 같은 현실문제에 미숙할 수밖에 없는 개척교회나 미자립교회를 섬기는 후배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부풀어있다.

또한 바쁜 학업에 틈틈이 익힌 색소폰 연주기술을 활용해 오 목사는 교회와 사회복지시설 등을 돌아다니며 무료 공연을 해오고 있다. 그의 연주는 특히 쓸쓸한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영어교사자격증을 갖고 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 아이들을 위한 영어교사 역할까지 하는 중이다.

오 목사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당장 내년부터는 또다시 실용음악과에 입학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예정이다. 색소폰 말고도 클라리넷, 오카리나, 드럼 같은 악기들을 배우고 싶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는 것이 오 목사의 마음이다.

“사실 공부하랴, 봉사하랴 쉴 틈이 없죠. 그러나 힘에 부치기보다는 오히려 제자신이 더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아마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기 때문일 겁니다. 주변에서는 ‘나도 퇴임하면 오 목사처럼 살고 싶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옵니다.”

목회할 때는 잘 보이지 않던 세상의 빈자리들이 요즘에는 유난히 눈에 띄어 더 열심히 찾아다니게 된다는 오 목사는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일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부친부터 4대째 신앙의 가문을 이루고 있는 오 목사는 의정부중앙교회를 섬기는 아들 오창도 목사, 팔레스타인에서 사역 중인 사위 강태윤 선교사 등 자녀들 모두가 복음사역에 매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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