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생활 속에 스며들다> 펴낸 조원용 씨

“욕실 문은 안여닫이문이 맞을까요? 바깥여닫이문이 맞을까요?”

딱딱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건축을 생활언어로 쉽게 풀어쓴 책이 발간됐다. 건축사 조원용 집사(사랑의교회)가 쓴 <건축, 생활 속에 스며들다>(창의체험 간). 백화점 화장실에는 왜 출입문이 없고, 음악당 천정은 왜 구불구불한지 등 건축에 관한 소소한 궁금증은 물론 어떤 건축이 사람을 살리는 건축인지 등 제법 진지한 질문까지 일반인의 시각에서 재미있게 풀어냈다. 책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올해 우수저작상을 수상한데 이어 환경미술협회 추천도서로 선정되는 등 10월 출간 직후부터 세간의 화제다.

조 건축사가 생각하는 건축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건축은 사람을 보호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무엇보다 사람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개발 시대를 지나면서 건축물이라는 껍데기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그러나 벽과 천장, 공간 자체는 건축이 아니에요. 건축에 생명이 있으려면 사람이 살아야 해요.”

그가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다소 특별하다.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때 부리나케 달려가 가정 먼저 헌혈을 하고, 사흘 동안 자원봉사를 하면서 사람을 살리는 건축과 죽이는 건축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

“붕괴 현장에서 주운 일그러진 안경테와 옥상 방수제 조각을 보면서 건축은 사랑이라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됐죠.”

그는 교회 건축에도 사람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하나님과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영성과 교육, 문화 환경 등을 중요시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람을 보호하려는 노력도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재나 여러 위급 상황에서 출입문이 여닫이냐 미닫이냐에 따라 생사가 갈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건축사는 바쁜 일정 가운데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건축창의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건축 교육을 통한 창의적 체험활동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창의력 계발과 공간지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어릴 적 꿈이었는데,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셨어요. 건축창의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행복한 꿈을 꾸길 바래요.”

베테랑 목수는 못질부터 다른 법이다. 건축물이라는 껍데기보다 그 안에 숨은 본질을 주목하는 조 건축사의 손끝에서 쓱싹쓱싹 힘찬 톱질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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