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군종병과 비리의혹 ‘교단 안배원칙’이 뿌리다

기여도 무관하게 안배 관행따라 자동 승진…근무의욕 떨어뜨려

지난 7월 23일 시행된 2010년 군종장교 후보생 고시(면접)에서 발생한 부정 의혹은 기독교 군종병과 내에 존재해온 잘못된 인사 관행의 일면이 드러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군종후보생 고시에서 면접관으로 참여한 장교는 모두 5명이었다. 이 가운데 기독교 군종은 통합의 우 모 목사, 고신의 권 모 목사, 기성의 홍 모 목사였다. 그리고 2차 면접까지 거친 군목후보생 최종합격자의 숫자는 공교롭게도 교단별로 통합 4명, 고신 3명, 기성 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예장합동은 1명에 머물렀다. 응시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해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오해를 살만한 정황이다.

이에 대해 군대 내에서는 이번 의혹은 군종 인사 전반에 걸친 문제의 단면일 뿐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먼저 육군 군목의 경우 기독교 12개 군종파송 교단별 인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2009년 현재 교단별 전체 군목 가운데 중령 이상 최고계급이 차지하는 비율은 군소교단이 월등하다.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 군종활동에 대한 교단적 기여도와 무관하게 교단별로 1명씩은 교단 안배 원칙에 따라 자동 승진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최근 20년간 보직 장교의 운용 상황을 정리한 <표2>와 <표1>을 비교해보면 군 인사를 담당하는 ‘보직장교’ 출신 교단 군목들이 중령 이상의 상위계급으로 승진했음을 추론할 수 있다.
ㄱ 교단 보직 장교가 재직한 3년간 소속 교단의 대위 이상 진급 대상자는 1명뿐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에 2명이 실제로 진급해 200%의 진급률을 보였다. ㅅ 교단 보직 장교가 재직시도 마찬가지다. 소속 교단 장교는 1명만이 승진 대상자였으나 역시 2명이 최종 승진해 진급률 200%를 기록했다. 보직장교들의 소속 교단 진급 대상자가 전원 진급된 결과로 볼 때 편파적인 업무처리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더불어 합동 통합 감리 등 다수교단 출신의 보직 장교는 거의 없었다. 특히 합동은 최다수 교단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보직 장교가 전무했다. 더불어 대령 진급자는 15년간 없었고, 중령 진급자는 2명뿐이었다.
 

군 인사에 교단안배 원칙이 작용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는 소령에서 중령으로의 진급 경향에서도 나타난다. <표3>에서도 볼 수 있듯이 47기에서 51기는 기계적인 교단 안배로 동일 교단이 1명도 없다. 교단 안배 명분의 충족을 위해 단 1명만 남은 교단은 전원 진급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소수 교단, 교단 안배, 특정 보직이라는 보이지 않는 원칙이 능력, 교육성적, 근무평정, 기간 중 업적을 제치고 승진의 결정적 이유로 작용, 근무의욕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단 안배라는 기형적 원칙의 악영향은 군종후보생 선발에도 적용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수년간 군종장교 후보생 선발인원은 과거에 비해 5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한때 40여명까지 선발했으나 올해 14명이 최종합격하는 등 숫자가 많이 떨어졌다. 이유인즉 나머지 50%는 부족분으로 두었다가 군종후보생 시험을 본 학생들이 군목입대를 할 시점에서, 별개의 군목희망자 가운데 추가 선발함으로 충원한다는 것에 군목파송 12개 교단이 합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기계적이고 후진적인 원칙의 피해는 고스란히 대형교단들이 보고 있는 셈이다. 총신대 군목후보생의 합격자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2006년 3명, 2007년 2명, 2008년 4명, 2009년 0명, 그리고 올해도 역시 0명이다.(합동측 2010년 합격자는 ㅋ 대 출신) 이런 식으로 나가면 그동안 군목 수 최고를 자랑하며 군 선교에 열정을 보였던 예장합동의 군목수가 급격히 줄 것은 명약관화한 셈이다. 교단적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군관계자는 “이러한 교단 안배는 근본적으로 자유경쟁을 차단하고 근무의욕 저하의 요인이 되며 상위계급 진출자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진급시 안배는 기·천·불교의 종교간 안배라면 몰라도 기독교 내의 출신 학교간 안배는 비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교단 이기주의와 더불어 군종인사의 또 다른 문제점은 특정보직을 거치면 승진을 한다는 공식이다. 육군본부 담임목사를 거친 중령급은 최근 10년간 전원 대령으로 진급했다. 군종보직장교도 최근 20년간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진급했다. 특정보직은 자동진급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는 것이다.
군종병과 인사에 특정 인맥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한 사례도 적지 않다. 모 고참 군목과 같은 부대에서 근무해 인연을 맺었거나 동일교단의 후배 군종장교들이 중령진급을 해왔거나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선발과정에도 없는 후진적인 교단 안배관행을 폐지하고 완전자유경쟁 체제로 군종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군 선교 현장의 시급한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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