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2010을 통해 본 한국교회 복지사역

전체 사업의 60~70% 감당 … 통합 기구로 유기적 연합사역 ‘과제’

▲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2010은 한국교회 복지사역의 현황을 살피고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하는 기회였다.
한국교회의 복지사역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개교회주의 탈피와 전문 인력관리 및 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으로 타나났다. 10월 16일 폐막한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2010에 참가한 기독교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한국교회 복지 사역이 국내의 60~70%에 달할 정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연합’을 향후 과제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해왔던 복지사역의 역사는 한국사회의 복지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1880년대 외국 선교사들의 한국 선교와 동시에 이뤄졌던 복지사역은, 현재까지 한국사회 복지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 오고 있다.

외국 선교사들은 당시 교육과 의료 등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1885년에 광혜원을 세운 알렌 선교사를 시작으로 1910년까지 약 30여 곳에서 이뤄진 의료선교는 전근대적인 미신을 없애고 계층 간의 소외의식을 제거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1920년대 들어서는 농촌계몽 운동과 절제운동 등을 전국적으로 전개하며 새로운 복지운동에 나섰다.

한국전쟁 때에는 외원단체에 복지를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나 그 역시 기독교 선교단체가 대다수였기에 한국교회는 외원단체와 한국사회의 매개체 역할을 담당했다. 1990년대에는 실직자 증가, 중산층의 몰락, 가정해체, 범죄 급증 등에 관심을 가지며 보다 적극적으로 복지에 참여했다. 그러나 개신교의 신뢰성이 무너지면서 복음의 상실, 개교회주의 등으로 오히려 한국사회로부터 비판을 받는 사례가 늘어만 갔다.

한국교회 복지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며 국민들의 관심을 끈 계기가 된 것은 2007년에 있었던 서해안 원유유출사고였다. 교단과 신학에 상관없이 모든 크리스천들이 하나가 되어 서해안 살리기에 마음을 모았으며, 이는 약 70만 명이 참여한 전 국가적인 캠페인으로 확산되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관심을 돌려, 올해 아이티 지진 사태 때에는 100억 원의 헌금을 모으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것을 기점으로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이 생기면서 복지 사역 창구가 하나로 통일됐고, 효율성 있게 구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꾸준하게 진행되어 왔던 한국교회의 구호 사역이 이제야 빛을 보게 됐지만, 앞으로의 과제도 많이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어 오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것은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개교회, 혹은 개교단주의다.

구호사역의 중복과 누락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긴밀한 소통과 체계적인 자원분배가 필요한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 교회와 교단의 이름을 내세우기 위한 구호사역으로는 이것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또한 개신교가 하고 있는 사역을 사회에 널리 알려 영향력을 확대시키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연합을 위해서는 사회복지 조직들 간의 의사소통 및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통합적 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한국교회희망봉사단과 같은 대표성을 띤 기관에서 사역을 조직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안에서도 교단이나 교파에 휘둘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으려는 자정노력이 요구됨은 물론이다. 기독교의 연합은 지역사회와의 연합으로 이어져 좀 더 넓은 단위에서의 복지사역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에서 각 분야 별, 지역 별 조직을 만들어 복지사역을 체계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복지사역의 중요성과 하나 됨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로 조금씩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신교가 가지고 있는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성도들의 특출한 ‘은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회봉사와 적극적으로 연결시켜서 재능을 활용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봉사자들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일도 넘어야 할 산이다.

단순한 동정심이나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시작한 복지는 자기계발도 어려울뿐더러 수혜자에게도 독이 될 수 있다. 봉사자들이 관심분야에서 최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회가 훈련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는 끝났지만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독교가 그동안 사회복지를 주도해온 것처럼 앞으로의 복지 사역도 이끌며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야 할 것이다. 대회장 김삼환 목사는 “한국교회가 복지에 많은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나눔이 적다는 인식을 받아와 아쉽다”면서 “이번 엑스포 행사를 통해 획기적인 복지사역의 전환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