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강 박사(교회사학자)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Henry G. Appenzeller, 아편설라)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교회를 시작한 것은 1887년 10월 9일이었다. 언더우드(Horace G. Underwood, 원두우)가 정동 자기 집 사랑방에서 장로교회(새문안교회)를 시작한 지 열흘 만이었다. 아펜젤러는 배재학당을 연지 1년 만에 학생 개종자를 얻고, 1887년 7월 박중상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그리고 만주에서 세례를 받고 온 최성균을 매서인(성경판매상)으로 채용하였다. 아펜젤러는 서울 남쪽에 집 하나를 마련하여 매서인의 살림집 겸 개종한 학생들의 성경공부방으로 사용하면서 이 집을 ‘벧엘예배당’(Bethel Chapel)이라 하였다.
1887년 10월 9일 벧엘예배당에서 있었던 첫 예배에는 선교사들과 네 명의 한국인이 참석했다. 그들은 사방 8피트 되는 방에서 한국식으로 앉아 예배를 드렸는데, 아펜젤러가 개회기도를 하고 함께 마가복음 1장을 읽은 뒤 한국인 장씨가 마무리 기도를 하였다. 한국감리교의 첫 교회인 정동제일교회는 이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당시 벧엘예배당의 위치는 현재의 남대문 부근이었다. 그 후 정동제일교회는 1897년 12월 현재의 위치인 정동에 고딕예배당(문화재예배당)을 지어 봉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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