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지령 500호 맞은 <교사의 벗> 발행인 강정훈 목사

 계속된 재정 악화·교회 외면에도 ‘교사 파송’ 심정으로 발행
 다음세대를 위한 적극 투자·지원 책임, 우리 모두에게 있다

▲ 9월호로 500회는 맞는 <교사의 벗>은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동안 주일학교 교사들의 진정한 통반자 였다. 발행인 강정훈 목사의 키를 훌쩍 넘은 <교사의 벗>.
월간지 <교사의 벗>이 9월호로 500호를 맞았다. 1962년 총회 전국주일학교연합회 기관지 <주일학교 교지>로 창간 후 48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발행인이 몇 번씩 바뀌는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1985년 늘빛교회 강정훈 목사가 맡으면서 주일학교 교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지난 26년 동안 한 우물만 판 강정훈 목사를 만나 <교사의 벗> 500호에 대한 이야기와 주일학교 부흥에 대해 물었다.

▲<교사의 벗>이 9월로 500호를 맞았다.

=1985년 임승원 목사로부터 판권을 인수받아 26년째 이 잡지를 발행해 오고 있다. 한 권 한 달은 힘들었지만 지난 26년은 그야말로 ‘수일’과 같다. 19세에 제주 바다를 넘을 때 목사가 아니라 문서선교인이 되려고 했는데 하나님은 담임목사도 잡지발행인이라는 꿈도 이루어 주셨다. 특히 <교사의 벗>이 있기까지 함께 해준 직원들과 재정적으로 뒷받침해 준 한국문서선교회 조종제 목사, 그리고 전국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잡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일학교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교사는 목자, 어머니의 역할을 한다. 어머니의 돌봄과 따뜻한 사랑이 없다면 아이들은 제대로 자라는 것이 쉽지 않다. 교사는 특히 불신자 가정에서 나오는 아동들에게 일종의 대모(代母)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교회가 아동들의 숫자만 줄어든다고 걱정하지 교사의 고갈에는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은 아동들이 줄어드는 것보다 교사가 줄어드는 것이 더 위기이다. 헌신되고 열정적인 교사가 있으면 아이들은 모이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주일학교 교사의 부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사실 주일학교 교육은 소외된 영역이다. <교사의 벗>을 발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매월 적자가 누적되어 1억원 가까이 부채가 늘어날 때는 은근히 겁도 났다. 그래서 월말이 되면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진짜 힘든 것은 교회의 외면이었다. 교회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교육부서 재정이 삭감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교사의 벗>과 같은 잡지들도 외면당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돈보다는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6년 동안 외길을 걸어왔다.

=매월 세계에 한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농어촌교회에 한 명의 교사를 파송하는 심정으로 발행한다. 발송하기 전에는 이 책들이 가는 곳마다 교사들의 사랑을 받고 행복하게 쓰임을 받기를 축복하며 내보낸다. 그때가 기쁘다. 언젠가 지하철에서 <교사의 벗>을 읽는 독자를 만났을 때 아는 척 하지는 못했지만 눈물이 나왔다. 우리 편집장 출신이 <교사의 벗>을 계기로 우리 교회 청년과 결혼해서 지금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는 등 작은 기쁨이 모여 큰 보람을 만들고 있다.

▲500호 발행인의 편지에서 “앞으로 600호까지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 달 한 달이 버겁고 힘들다”고 했는데.

=온라인 시대여서 사람들이 책을 보지 않는다. “창간호가 폐간호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잡지계는 정말 힘들다. 그러나 주일학교 부흥의 원동력인 교사를 세우는 일은 쉬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교사의 벗>을 교단 교육국이나 전국주일학교연합회, 교육에 관심이 많은 큰 교회에서 발행했으면 한다. 이제는 ‘개인’ 잡지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모두’에게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주일학교 부흥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마디로 담임목사의 헌신이다. 요즘 주일학교 교사들의 사명감이 결여되었다 운운하는데 사실은 담임목사들이 교육에 헌신하지 않는 것이 부흥하지 못하는 첫 조건이다. 담임과 당회원들의 교육마인드가 변하지 않으면 주일학교 부흥은 없다. 예배당을 건축하던 그 저력, 교회 부흥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그 헌신이 이제는 다음세대로 향해야 한다고 본다.

▲주일학교 교육이 효율적으로 바뀌려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하나?

=현재 주일학교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역할을 누가 감당해야 하나? 부모다. 부모와 가정으로 교육이 이동해야 한다. 가정은 학교이자 교실이고 부모는 두 명의 교사이다. 부모에 의한 종일교육, 그야말로 전인적인 기독교인 교육인 것이다.

▲그러면 교회와 주일학교 교사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교회는 학교라는 의미보다는 신앙공동체로 바뀌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 형제애의 신앙공동체로 지내는 법들을 배우고 장성해서 스스로 신앙을 고백하고 신앙의 꽃을 피울 수 있을 때까지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교사들은 부모들에게서 보지 못하는 신앙의 모델을 보여야 하고 특히 불신 가정에서 오는 학생들에게 대모 대부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지금의 학습시스템을 완전히 없애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서서히 학교 개념에서 공동체 개념으로 주일학교를 전환할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에 한마디 한다면?

=우리는 신앙의 1세대들로부터 성장하는 주일학교, 부흥되는 한국 교회를 물려받았지 않았나? 그래서 세계 교회가 부러워할 정도로 급성장을 경험했다. 다음세대에도 성장하는 한국 교회를 넘겨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교회의 투자 1순위는 무조건 교육이고 사람이 되어야 한다.

1962년 예장합동 전국주교 기관지로 출범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을 오직 주일학교 교사들을 위해, 주일학교의 부흥을 위해 힘들고 어려운 외길을 걸어왔다. <교사의 벗>이 갖고 있는 사명과 의미는 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잡지는 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고단한 발길을 이어왔다.

<교사의 벗>은 1961년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제7회 정기총회에서 회지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주일학교 교지>를 발행하기로 가결했다. 주일학교 교사들의 자질 향상과 교육자료 제공을 목적으로 1년에 세 번 발행하기로 결정, 이듬해인 1962년 팸플릿 형태의 8쪽짜리(표지 포함) <주일학교 교지>가 나왔다.

몇 번의 폐간과 복간 등을 거치면서 제호도 <주일학교 교사> <주일학교 교사의 벗> <교사의 벗>으로 바뀌는 어려움을 겪었다.

<교사의 벗>이 갖는 의미는 한국 교회 교회교육과 거의 반세기를 함께 했다는 것이다. 자료가 부족하던 시절에 설교 동화 성극자료들을 제공했다. 성경학교 강습회에서나 겨우 교사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시절에 <교사의 벗>은 교사들의 ‘교사’였다.

<교사의 벗>이라는 잡지가 있었기에 주일학교 교사들은 희미하게나마 “아, 교사는 이런 것이구나” “이렇게 하면 주일학교가 부흥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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