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열 소장(농어촌선교연구소)

오늘날 한국의 농촌교회는 한국의 농촌 지역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정황들, 이를테면 농산물시장의 개방정책으로 인한 농가 수익의 불안정성, 광범위한 토양오염을 비롯한 농업환경의 오염과 농촌 지역의 생태계 파괴, 1990년대 이후의 새로운 사회적 현상인 다문화 가정의 증대 등등 매우 복잡하고도 다양한 문제점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농촌교회의 현실이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과 맞물려 있는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자치단체 및 도시 지역 주민들과 도시교회 등을 포함하는 한국 사회 전체의 일치된 노력과는 별도로, 농촌 교회를 맡고 있는 농촌 목회자들의 책임 역시 막중하지 않을 수 없다. 농촌 목회자들의 자기 계발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의 농촌 목회자들은 무엇보다도 농촌 선교의 지형이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고 그에 따라 농촌 교회와 목회자들의 대응 방식 역시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올바르게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공생과 어울림보다는 효율성과 생산성의 논리 및 이윤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농 중심의 기계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에는 당연히 반생태적이고 반공동체적인 대규모 기업농보다는 자연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이며 공동체적인 소농(小農) 중심의 자연농업(또는 유기농업)을 농촌 지역에 널리 보급하려는 농촌 목회자들의 강한 의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가능하다면 농촌 목회자들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그러한 생명농업을 자신의 목회 현장에 도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은 도시 거주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생명 농산물)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생명 살리기 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친환경 유기농산물을 도시 거주민들과 도시교회 성도들에게 직접 공급할 수 있는 도농(都農) 교류 프로그램 내지는 도농 직거래 장터의 상설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도시와 농촌을 포함하는 폭넓은 생명 공동체의 형성을 가능케 할 것이요, 교회에 다니지 않는 농민들과 농촌 지역의 새로운 구성원들인 다문화 가정까지도 하나님의 품으로 이끄는 귀한 생명 살림 선교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농촌 목회자들의 깊은 공부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