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그룹의 사회학〉

최근까지 한국 교계에서 식지 않는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소그룹이다. 처음 등장한 지는 50여년 되었지만, 특별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년 남짓 되었다.

교계에서는 소그룹이 ‘교회 안의 작은 교회’(ecclesiola in ecclesia)로 여겨지며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교회 소그룹은 이른바 성서의 의미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회가 보다 본질을 이루는 사명을 수행하는 데에도 좋은 도구가 될 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것은 이 소그룹이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공동체 정신을 구현할만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교회 소그룹에 대하여 종교사회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교회 소그룹을 사회학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이 소그룹이 단순히 교회 안의 모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씨앗 상태이긴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시민 조직으로서의 특징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그룹은 거대 교회 안에서 정체성을 잃어가는 교회 구성원들을 작은 집단으로 묶어 친밀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소외감을 느끼며 공동체를 갈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일종의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그룹 안에서 활동하는 구성원들은 공통의 신념과 행동 양식을 가지고 있으며 강한 집합 의식과 결속력을 보인다. 이러한 소그룹을 통해서 교회의 본질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 특성을 회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원자화된 개인들이 운동 경기를 보듯이 모여 있는 현대 교회에서, 공공의 토론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관계를 발전시키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특성을 통해서 소그룹이 시민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하나의 사회 자본으로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소그룹 활동에서 계발되는 인간관계는 시민 조직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사회 자본을 형성하고, 지원 집단이나 공동 작업에 필요한 연결망을 발전시키기 때문에 중요한 사회학 주제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회학의 관점에서 교회 소그룹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은 소그룹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힐 뿐만 아니라 실천의 마당에서 활용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계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재영 저, 한들출판사, 197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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