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남과 북이 한 신앙공동체 확인… 순서마다 ‘부활소망·화해’ 메시지 담아

▲ "부활 확신 갖고 세상으로 나가겠습니다."  예배 전체 사회자 오정현 목사의 제안에 따라 성도들이 손을 들고 화해의 사도가 되겠다고 결단하고 있다.
2010년 한국교회부활주일연합예배가 영상 3도 미만의 쌀쌀한 기온 속에서도 4월 4일 주일 새벽 5시부터 6시30분까지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 준비위원장으로 사회를 맡은 오정현 목사는 시종 힘차고도 여유로운 모습으로 예배를 활기차게 인도했다.
성도들이 예배 시간 1시간 전부터 연이어 시청앞 서울광장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는 모습은 최근들어 부활절연합예배 진행이 안정세로 들어섰음을 보여줬다.

매년 부활절 연합예배의 최대 관심사는 설교자였다. 설교자에 따라 인원동원과 대회진행 제반 사항들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에 이어 50대 대형교회 목회자인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설교를 맡았고 이 때문에 예배 인원동원이 안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50대 대형교회 목회자가 한국교회 내에 그리 많지 않고 대형교회에 적잖은 인원 및 재정동원을 의지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설교자 및 예배 순서자 선정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에는 2만여명이 서울 광장을 가득 메웠다. 새에덴교회가 중심이 도니 연합찬양대가 찬양하고 있다.
부활주일연합예배는 부활의 소식을 대형집회를 통해 대내외에 천명한다는 의미 외에도 한국개신교가 내적으로 한 신앙공동체임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부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주최한 이래 연합 사업으로서의 모습도 자리를 잡고 있다는 평가다.

예배 순서자에 예장합동 통합 기감 등 한국교계를 대표하는 교단 지도자들이 순서를 맡았고 군소교단의 경우 총무단이 헌금 찬송을 부르는데 참여하는 방식으로 등단했다.

▲ 쌀쌀한 기온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와 동행한 부모들이 적지 않았다.
연령 면에서도 101세의 방지일 목사, 50대의 오정현 소강석 이영훈 목사, 30대 초반의 박상진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회장 등이 고루 예배를 인도했다.

목회자 뿐 아니라 장로, 남성 뿐 아니라 여성들도 고루 등단해 부활절예배가 연합과 화해의 장임을 잘 표현했다. 나아가 전국 70여개 지역에서 드린 지역기독교연합회 주최 예배에서도 올해 주제와 표어, 주제해설, 설교본문, 설교제목, 예배문, 기도문 등이 배포됐으며 상당수 예배에서 이 문서들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공동작성한 남북교회 부활절 공동기도문도 낭독돼 남과 북의 연합을 소망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올해 공동기도문에서는 “부활과 화해의 기쁨과 영광이 우리 모든 민족의 심령과 한반도/조선반도에 온전히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올해는 최근의 천안호 침몰, 부산 여중생 살해, 해외의 대형 지진, 행정수도 이전과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적 갈등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들이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발생해 국민들을 불안케 했다. 이러한 때에 부활절연합예배의 주제를 ‘부활과 화해’로 정해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기도해야 할 문제들을 공유하고 교회의 사명의식을 일깨운 것은 시의 적절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 김운태 한기총 총무(왼쪽)와 권오성 교회협 총무가 남북교회 공동기도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편 2007년 이래 한국적 예전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행해지고 있는 예배 방식 및 성만찬 의식 역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모든 참석자들이 집회 장소 곳곳에 도열한 성찬위원 앞으로 나와 떡을 받고 잔에 든 포도주에 떡을 찍어먹는 식으로 진행되는 성찬예식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이 있어 향후 지속될 전망이다.

이제 부활주일연합예배는 막을 내렸다. 앞으로 교회가 할 일은 예배 때 다짐했던 대로 회개와 참회의 심정으로, 한국교회 일치와 복음화, 나라와 민족의 화해와 통일, 세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는 ‘언행일치’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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