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파 참여 WCC 총회, 한국교회 전체 의지 아니다” 천명

▲ WCC 문제 간담회에 참석한 보수교단 지도자들이 결연한 의지로 종교다원주의, 혼합주의 등을 배격하자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CC 중앙위원회에서 2013년 제10차 WCC 총회를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이후 한국교회는 큰 혼란에 빠졌다. 1959년 예장합동에서 예장통합이 분열될 때 그 정점에 WCC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장통합을 비롯하여 기장 감리교 등 소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가입된 진보진영 교단은 ‘한국교회올림픽’에 버금가는 행사를 유치하게 되어 한국교회의 자랑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나섰으나 예장합동을 중심으로 한 보수교단에서는 WCC는 종교다원주의와 토속주의 범신론 등을 다양하게 수용하는 단체로서 사실상 한국교회와 같이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오직 성경, 오직 예수만이 성경이 가르치는 복음의 진리라고 굳게 믿고 있는 한국교회로서는 WCC 부산 유치가 오히려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분란을 가중시킨다고 얘기다.

이런 시점에서 보수교단 총회장과 총회총무들이 모여 WCC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는 것이 대부분 보수교단들의 평가다. 1월 25일 서울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WCC 대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WCC 총회 부산 개최를 한국기독교 이름으로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밝히고, WCC 신학과 신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안에 인본주의 신학과 세속주의 신앙이 침투하여 진리를 왜곡시키는 일에 ‘동참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채택한 결의문 역시 강도가 높았다. 성경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초혼제 등 무당굿을 신앙으로 정당화 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소수 교파가 참여하는 WCC 총회 한국 개최를 한국교회 전체가 유치한다는 식의 과장된 보도와 홍보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WCC 총회 부산 유치는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흔들뿐 만 아니라 일부 교단과 일부 단체 ‘그들만의 잔치’라는 말이다.

이날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 전에 준비위원으로 활동한 서기행 목사는 “WCC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모임을 준비했다”며 “보수신앙을 가진 교단들과 함께 협력하여 WCC 문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서 목사는 “이번 WCC 문제로 보수신앙이 유일한 진리라는 것이 드러날 것이다”고 말하고, “총신대 광신대 등 보수 신학교에서 이미 WCC와 개혁신학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예장고신 부총회장 윤현주 목사도 이 자리에서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는다”고 전제하고 “성경적인 진리를 분명히 하여 확고한 신앙노선을 확증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리를 거슬리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예수 안에서 진리를 사수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WCC 대책위원회 구성을 계기로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보수진영을 대변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엄신형 목사)가 있지만 진보와 보수교단을 모두 회원으로 받고 있어 그동안 보수신앙의 ‘색깔’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로 보수 교단들이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보수교단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정치적 해석보다는 보수신학과 보수신앙을 사수하기 위한 ‘순수한’ 모임에서 출발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서기행 목사는 “소책자를 제작하여 개혁주의 보수신학을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WCC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목회자나 성도들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예장합동 총회장 서정배 목사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WCC 종교다원주의에 잘 대처하기 위해 대책위원회가 출발했다”고 강조하고, “교단의 응집력을 총동원하여 보수신앙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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