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하 목사(교회교육훈련개발원 대표)

(교회교육훈련개발원 대표)
교사모임에서 결석한 학생들의 심방보고서를 읽다 보면, 간혹 이런 내용을 읽을 때가 있다. “김○○, 아빠 집에 갔음.” “박○○, 엄마 집에 갔음.”

사실, 처음에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들의 가정을 방문하면서 이 말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주말에 떨어져 살고 있는 엄마, 아빠를 만나기 위해 교회를 결석했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토요일에 한 학생의 집에 가정방문을 갔었다. 학생은 지하에 있는 집의 불을 모두 끈 채로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왜 불을 다 끄고 있니?”라고 물으니, 부모님이 전기세 많이 나온다고 불 끄고 있으라고 해서 그랬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의 표정만 보아서는 그 친구들이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어려운 환경 가운데 있다는 것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교회에서는 늘 표정이 밝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표정이 너무 밝았기에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에 그 학생들을 볼 때 빨리 관심 가져 주지 못한 것에 더욱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교사에게 가정방문은 서류와 기록이 아닌 마음과 마음으로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교회에서는 미처 발견할 수 없었던 아이들의 모습을 다양한 형태로 보게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있어서도 교회학교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려면, 기본적으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에 대한 신뢰와 사랑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게 관심을 가져 주고, 무엇보다도 나의 집을 방문해 주신 선생님, 나의 환경과 형편을 잘 아는 선생님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신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선생님에 대한 더욱 큰 신뢰와 그 분의 가르침에도 의욕을 보일 것이다.
더 나아가서 가정방문은 교회교육에 대한 부모님의 호감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어떤 교회 선생님은 매주 토요일 저녁 가정방문을 가지 못했기에 얼굴도 본적 없는 부모님에게 “내일 김○○ 보내 주세요”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는다. 반면에 또 다른 교회 선생님은 이미 가정방문을 다녀와서 부모님의 얼굴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주중에(수요일 전에) 부모님께 전화해서 “지난 주일 성경공부 시간에 김○○가 발표를 했는데, 생각이 얼마나 깊은지 모르겠어요.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는 자녀가 될 거예요. 저도 요즘 김○○를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

여러분이 학부모라면 어느 선생님이 계신 교회에 여러분의 자녀를 보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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