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부교역자 역할 가치 빛날때 성장 이끌어

최근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는 제자훈련과 관련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원(動員)과 동역(同役)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옥목사는 말했다. “전통교회는 평신도가 동원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저는 평신도를 하나님의 손에 쓰임 받는 주체, 동역의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평신도를 교회의 실력을 대변하는 숫자나 부흥의 도구로 보지 않았습니다.”

제자훈련에 한평생 매진한 노 목회자의 관점은 요즘 더 빛을 발한다. 많은 교회가 ‘동원’을 물량주의와 성장주의의 교회의 모습으로 이해하고 있고, 평신도들과 ‘동역’하는 방향으로 목회사역을 전환하고 있다. 바야흐로 동역의 시대이다.

부교역자의 가치를 인정해야

그러나 동역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과 별개로, 많은 교회들이 중요한 사람을 동역자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부교역자이다. 거의 모든 교회는 담임목사의 사역을 돕기 위해 부교역자를 두고 있지만, 그의 가치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경우는 드물다. 부교역자를 비서나 행정요원으로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치를 인정하지 않다보니, 대우도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

▲ 안양석수교회 김찬곤 목사와 당회원들이 2010년 목회를 위한 정책당회를 하고 있다. 안양석수교회 장로들은 최근 교회정관을 개정하며 사역장로 제도를 도입, 교회의 부흥과 개혁을 앞장서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명 출석하는 교회부터 1000명이 넘는 교회까지 부목사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연봉이 1800~2200만원에 불과했다. 500명 이상 출석하는 교회의 부목사들이 사례비로 월평균 200만원 정도 받고 있었지만, 그 이하는 150만원에 불과했고 심지어 120만원도 못받는 부목사도 있었다. 자녀는 6명의 부목사가 2명이었고, 1명이 3명, 3명의 자녀를 부양하는 사람도 있었다. 4인 가족 법정최저생활비가 13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저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교역자가 있다.

 

결국 부목사들은 생활고를 타계하기 위해 사모들이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차상위계층으로 인정되어 자녀교육비를 면제받는 등 정부혜택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한 부목사는 “돈이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역할 교회를 선정할 때 미리 사례비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본다. 그런데 대체로 부교역자의 가치를 인정하는 교회는 부교역자의 사례비도 넉넉한 편”이라고 말했다.

생활이 부교역자를 짓누르고 있다면, 사역은 어떻까?

부교역자들은 종종 자신들이 담임목사의 동역자가 아니라, “시간이 없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부교역자들도 대우가 좋고 전문성도 발휘할 수 있는 대형교회로 가기 위해 애쓴다고 말했다. 담임 목회자들만 대형교회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부교역자를 동역자로 인식하고, 함께 한국 교회를 섬길 목회자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아울러 부교역자가 단독 목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평신도 직분자를 사역자로

목회자가 동역해야 할 대상으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것은 역시 평신도이다. 목회자들은 이제 잘 훈련된 평신도 리더를 양육하고, 배출하는데 온 힘을 기울인다. 그러나 평신도 리더양육을 위해 첫 번째로 넘어야 할 산이 바로 직분자, 그 중에서 장로들이다.

한국 교회는 70~80년대 폭발적으로 교회개척과 성장을 이루었다. 그리고 2000년부터 개척한 1세대 목회자들이 물러나고, 후임 목회자가 리더십을 이양하고 있다. 향후 10~20년 내에 한국 교회는 새로운 리더들로 채워질 것이다. 문제는 장로 등 교회 직분자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양육하지 못하면, 교회가 자칫 정치적으로 내분에 휩싸이거나 정체성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양석수교회 김찬곤 목사는 “목회자는 교회 안에서 팀사역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목사는 교회가 본질을 회복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고, 장로를 사역자로 협력자로 깨우고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양석수교회는 성도들에게 꾸준히 제자훈련을 하고, 직분자 특히 장로들에게 동역자 의식을 함양해 왔다. 그 결과 최근에는 장로들이 사역의 일선에 나서겠다고 결정하기도 했다.

빠르게 변화하고 전문화 되는 시대에 동역은 이미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동역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역자를 양성하는 교회만이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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