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보수신앙 가늠, 회원 선택 주목…‘1번 홍재철, 2번 한영훈, 3번 이광선’ 확정

[해설]  ‘3파전’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전망


▲ 총회가 주최한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홍재철 목사(왼쪽 세번째)가 한기총 총무 김운태 목사로부터 후보 등록 접수증을 받고 있다.
제16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가 막이 올랐다. 지난 12월 4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홍재철 목사(예장합동) 이광선 목사(예장통합) 한영훈 목사(예장한영)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져 3파전이 예상된다.

이와같이 한기총 대표회장에 후보자가 3명인 것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그만큼 한기총에 대한 위상에 높아졌다는 반증이라는 의견들이 높다. 단독후보이거나 2명이 출마하여 경쟁하는 정도였는데 무척 이례적이다. 이런 다수의 후보자 경합은 해마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16대에는 박 모 목사, 서 모 목사 등이 소속한 단체와 교단에서 추천을 받아 여느 해 보다 대표회장 선거가 치열할 것으로 보였으나 결국 3명만이 등록을 마쳐 후보자 난립은 일단 피했다는 평가다.

현재 3명의 후보자를 놓고 우세를 예상하기는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나름대로 3명의 후보자 모두 소속 교단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예년과 달리 총회임원회와 증경총회장까지 ‘후보 알리기’에 나서 누가 당선될 지 가늠할 수가 없다. 2개의 대형교단과 1개 중소교단 형국으로 치러질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는 개혁주의 보수신앙에 대한 ‘집안단속’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2013년 WCC 총회 부산유치를 놓고 보수교단의 총아라 할 수 있는 한기총 회원들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주목된다.

홍재철 후보는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복음주의에 기초를 두고 이뤄져야 한다며 비복음적인 정치단체인 WCC 총회 부산유치는 강력하게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선 후보는 보수교단 회원의 표를 의식한 탓인지 2014년 WEA를 우리나라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예장통합이 유치한 WCC 총회와 다소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WCC가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핵으로 떠오른 셈이다. 12월 3일 예장통합이 주최한 이광선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추천 기자회견에서도 WCC는 하도 민감한 사항이어서 인지 이와 관련된 질문은 전혀 받지 않고 유인물로 대체했을 정도다.

또한 3명의 후보는 모두 대북관계 개선에 관심이 높았다. 정부와 보조를 맞춰 대북선교에 협력하겠다는 홍재철 후보,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지원을 하겠다는 한영훈 후보, 한반도 통일을 대비한 남북교류를 제시한 이광선 후보 모두 대북 관계에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대북 관련 공약은 후보자간에 차별성이 없어 논쟁의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한기총 회관 건립도 다소 식상한 선거공약이란 지적이다. 그런데 후보자들은 회관 건립에 관심이 높았다. 한기총 회관 건립은 해마다 선거철이 되면 나온 ‘단골이슈’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표회장 1년의 임기동안 추진하기는 너무 기간도 짧고 차기 후임자와 관계성도 있어 연속성에서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회관 건립은 늘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후보자들은 등록을 마감하고 지난 7일 기호 추첨까지 마쳤다. 기호 1번 홍재철 목사, 2번 한영훈 목사, 3번 이광선 목사로 확정했다. 이로써 이들 후보는 선거와 관련된 접대 행위 및 금품 수수, 기부 행위 뿐 만 아니라 상대방 비방, 유인물 배포, 언론사 광고, 집단지지 결의 등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성탄카드 발송, 전화 및 문자 메시지는 허용된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이나 자질보다는 솔직히 ‘관례’처럼 이어진 대형교단과 군소교단 실행위원의 합종연횡이 어떻게 이뤄지냐가 관건이다. 실질적으로 한기총 선거때마다 위력을 발휘한 ‘호남향우회’ 성격의 호산나의 향방이 어떻게 흐를 것인지가 최대 관심이다. 호산나는 전체 실행위원의 45~50%를 차지하는 막강 파워 그룹이다. 또한 지난 2년간 보여줬던 중소교단의 결속이 어떻게 전개될 지도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거철만 되면 ‘해결사’들이 나타나 물을 흐리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할 특단의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다시말해 입후보자 뿐 만 아니라 실행위원 가운데 책사로 자처해 금품을 요구하는 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뒷받침 돼야만 깨끗한 선거가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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