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 키워드로 알아보는 2010 목회계획] ① 포스트모더니즘 활용하기

다양한 성도 요구 충족할 형식 변화 필요...전도 소그룹 예배 등 적용 폭 커

10월이면 교계는 세미나가 성황을 이룬다. 11월이면 기도원은 목회자들로 북적인다. 모두 이듬해 목회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고민하는 목회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목회철학에 따라 주제 성구를 정하고, 교회절기와 기념일에 어떤 사역을 할지 고민한다. 나아가 교회부흥을 위해 어떤 전도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좋은지, 성도들의 교육과 훈련은 어떤 프로그램으로 운영할지 고민한다. 그런데 목회계획을 짜놓고도 궁금증과 불안함을 계속 남는다. 목회계획을 잘 수립한 것인가? 성도들이 잘 따라주어서 계획대로 사역할 수 있을까?  2010년을 앞두고 내년 목회계획을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는 기획을 준비했다. ‘키워드로 알아보는 2010목회계획’을 통해 현장 속에서 목회자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핵심 사항을 3회에 걸쳐 알아본다.〈편집자 주〉

▲ 포스트모더니즘은 시대를 흐르는 사상으로, 그 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교회는 진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전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을 활용하는 교회가 부흥한다.
2010년 목회를 위한 첫 번째 키워드는 포스트모더니즘이다. 너무도 많이 들었고, 식상한 주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들의 외침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은 교회의 적”이다. 절대성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유일신 하나님을 믿는 교회를 가장 위협하는 존재이다.

 

그럼 어떻게 할까? 눈에 보이고 실체가 있어서 싸울 수만 있다면, 순교를 각오하고 싸우겠는데….

포스트모더니즘은 목회의 적?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념이다. 이성중심의 합리적 사고에 반발해 1960년대 문화운동에서 시작된 사상이다. 현대철학자들은 어떻게 이성이 감성을, 집단(전체)이 개인을 억압했는지 보여줬다. 그래서 포스트모더니즘은 그동안 억눌렸던 개성 자율성 다양성 감성 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간다.

한국 교회는 이 과정에서 ‘절대성 부정’에 초점을 맞췄다. 포스트모더니즘에 물든 사람들이 더이상 교회를 찾지 않게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 교회의 위기를 진단한 수많은 설문조사를 보면, 교회를 떠나거나 나가지 않는 이유는 ‘비윤리성’이 늘 첫 번째였다. 세속적인 성공주의가 교회의 진짜 적인 셈이다.
물론 이전에도 일부 교회나 목회자의 비윤리적 행위는 있었다. 다른 점은 이전과 달리 인터넷을 필두로 정보통신이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것이고, 사회가 개인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포스트모더니즘이 있다. 사회가 발전하고 변화한 것이 교회의 적은 아닐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변화를

결국 핵심은 교회가 발전하는 사회에 발맞춰 변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회가 변해야 한다는 말이 절대성을 양보하고 다원주의로 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진리를 받아들이는 대상이 포스트모더니즘에 깊이 젖어 있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처럼 대예배만 드려도 신앙의 만족감을 얻고,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란 외침을 듣고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아니다.

최근 유행하고 성공적이라고 소문난 목회프로그램은 모두 포스트모더니즘의 외피를 두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그룹(셀)은 성도 개개인에게 집중하기 위한 프로그램이고, 관계전도 역시 진리를 전달하기에 앞서 감성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잘나가는 목회프로그램은 이미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성을 이용하는데, 교회는 여전히 포스트모더니즘을 이용하고 목회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격하게 말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을 이해하고 적용한 교회가 부흥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활용

포스트모더니즘은 진리에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수단이다. 목회의 어느 사역에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성을 적용할 수 있을까? 포스트모더니즘을 적절히 활용해 부흥한 교회를 예로, 전도 소그룹 예배의 세 가지 사역 분야에서 어떻게 포스트모더니즘을 이용할 것인지 알아보자.

▲전도= 요즘 최고의 전도프로그램은 모두 관계전도라는 것을 알고 있다. 관계전도는 상대방의 마음(감정)을 얻어 믿음을 심어준 다음 교회로 인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관계전도법도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전도자가 대상자를 정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면서 친근하게 접근하고 한 두 달 후 교회로 초청하면, “이 행사 때문에 친하게 했다”고 파악한다는 것이다. 

목포사랑의교회는 새신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준다. 내부적으로는 총동원주일을 하더라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전도대상자가 교회에 찾아와도 등록을 강요하지 않고, 대신 방문카드와 선물을 전달한다. 성도들은 방문카드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며 감성을 이끌어 낸다. 일단 교회에 등록한 후에는 확실한 교육시스템을 마련해 놓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자율성과 감성을 활용해 부흥을 일군 사례다.

▲소그룹(셀)= 소그룹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는 프로그램이다. 소그룹은 그동안 한국 교회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훌륭한 사역이다. 특히 가장 취약한 평신도 사역자 개발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역이다. 현재 한국 교회는 1960년대를 기점으로 70~80년까지 목회자의 교회개척사역을 바탕으로 놀라운 부흥을 일궈냈다. 2000년대부터 교회를 개척한 1세대 목회자들이 물러나고, 리더십이 바뀌고 있다. 향후 20년 내에 리더십 교체가 완료되면, 교회에서 평신도 리더들의 영향력이 상당히 커질 것이다.

안산동산교회는 소그룹으로 교회를 완전히 바꾸었다. 대형화(집단) 된 교회 속에서도 성도 개개인의 신앙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초기에는 소그룹 조직과 재생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소그룹 구성원들이 마음을 열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했다. 감정을 나누고 마음을 이해해야 소그룹이 유지되고 재생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배= 예배는 교회의 기본이고 타협대상이 아니다. 자율성을 강조한다고 예배참석에 자유를 줄 수 없다. 그렇지만 다양성을 강조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적용할 수는 있다.

경산중앙교회에 이어 한성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도원욱 목사는 “성도들의 다양한 개성과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예배 형식을 바꾸라”고 주문한다. 도목사는 “500석 예배당에 300명 성도가 출석한다고 해도, 예배를 1부와 2부로 나누어야 한다. 다양한 스타일로 예배를 드리면, 성도들이 자신에게 맞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를 찾는다”고 말했다.

 

 

“예배의 최종 목표는 성도들이 은혜를 받아서 변화되고,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도원욱 목사(한성교회)는 이 주관으로 모든 것을 예배에 쏟았고, 예배가 부흥의 전부였다고 단언했다. 도목사가 경산중앙교회에서 사임할 당시 성도는 2500명이었고, 계속 부흥하고 있었다.

예배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었기에 “어떻게 해야 모든 성도가 예배를 통해 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도원욱 목사가 선택한 방법은 다양성이었다. 개성이 강하고 다양한 요구를 가진 성도들에 맞게 예배를 다양화한 것이다. 다양성과 개성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핵심. 기자가 포스트모더니즘의 핵심을 잘 집어냈다고 말하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예배를 통해 성도들에게 은혜를 주기 위한 고민과 성찰이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도원욱 목사는 먼저 각 예배에 참여하는 성도들을 파악하고 분명한 목적을 갖고 예배를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도목사는 1부 예배(오전 8시)를 사명자예배로 지칭해서 주일학교 교사와 성가대 등을 대상으로 드렸다. 2부 예배(오전 9시 30분)는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원하는 성도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을 위해 예배전에 찬양시간을 마련하는 등 직접 은혜를 체험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했다. 3부 예배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드렸고, 4부 예배는 청년 중심으로 보다 자유로운 예배형식을 추구했다.

“성도들이 자신에게 맞는 예배를 찾아서 드리다보니 은혜있는 예배가 됐다. 구경하는 예배가 아니라 참여하는 예배가 됐다. 성도들이 은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예배를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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