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 신앙 대탐험 / 개혁주의 미래를 묻다 5. 한국 개혁주의 어디로 가나 □ 칼빈 세미나, 득과 실 ① 칼빈서적 출간 ‘봇물’

신간 20여 종·재출간 잇따르고 기획코너 구성까지
〈기독교 강요〉 새 편찬·쉽게 그린 일대기 호응 높아

칼빈 탄생 500주년에 걸맞게 올 한해 칼빈은 기독출판계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대형 기독교서점들은 물론 일반서점들도 칼빈 관련 서적들을 한 데 모아 ‘기획코너’를 만들었고, 절판됐던 칼빈 서적들도 속속 재출간됐다. 신간도 연초부터 연이어 출간돼 10월말 현재 새로 출간된 책들은 20종이 넘는다.

양적으로만 아니라 질적 성과도 높았다. 우선 칼빈 신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강요〉가 전문 학자들에 의해 새롭게 편찬됐다. 고영민 교수(백석대)는 1559년 발간된 라틴어판을 번역한 〈기독교 강요〉 전 6권을 발간했다. 문병호 교수(총신대)도 1536년 라틴어 초판을 직역한 〈라틴어 직역 기독교 강요〉를 선보였다. 문 교수는 이 책으로 2009년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신학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칼빈의 개혁신앙을 한국교회에 접목하려는 시도도 눈에 띄었다.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는 칼빈 연구학자들과 함께 공동으로 〈칼빈과 한국교회〉를 발간했다. 책에는 칼빈을 종교개혁자로서만이 아니라 목회자, 신학자, 인문주의자 입장에서 깊이 있게 조명해 주목을 받았다.

칼빈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전기도 발간됐다. 조이스 맥퍼슨이 쓴 〈은혜의 강물 칼빈이야기〉는 역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인간 칼빈을 재미있고 쉽게 그려놓아 독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그 외 국내 칼빈 연구학자들의 연구서와 칼빈의 개혁신학, 일대기를 조명해 볼 수 있는 책들이 다수 발간됐다. 책들은 형식만 다를 뿐 칼빈의 개혁신학을 이 시대 한국교회가 새롭게 계승해야 한다는 데는 한 목소리였다. 칼빈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교회 앞에 칼빈은 책을 통해 새로운 교회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칼빈의 신학

▲라틴어 직역 기독교 강요(문병호 옮김/생명의말씀사)
국내 최초로 1536년 라틴어 초판을 직역했다. 기독교 강요 초판은 칼빈이 27세에 출판한 것으로, 기독교 신학의 정수가 되는 교리들을 정치하고 심오하게 제시함으로써 교리사상 개혁신학을 이루는 초석이 됐다. 역자는 고어인 라틴어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성경적인 간결한 문체를 사용했으며, 주요 개념을 각주로 달아 이해를 도왔다. 최대한 원문에 충실하고 정확하게 번역하려 애쓴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기독교 강요(고영민 옮김/기독교문사)
1559년 발간된 라틴어판을 원본으로 삼았다. 축어적(逐語的) 번역으로 제1권 성부 하나님, 제2권 성자 하나님, 제3권 성령 하나님, 제4권 교회와 교회 정치, 성례 및 세속 통치자의 직분 순으로 총 6권으로 담아냈다. 역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해석이 가능한 부분은 불어역, 독어역, 영어역, 일어역 등을 참조하기도 했다. 또 본문 내용을 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라틴어 원문을 괄호 안에 첨가했다.

▲존 칼빈 I·II(한국칼빈학회/두란노아카데미)
칼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25명의 칼빈 전공자들이 칼빈 탄생 500주년을 맞이하여 칼빈 신학과 사상을 집대성했다. 문병호 안인섭 이양호 정성구 최윤배 황정욱 박건택 심창섭 교수 등이 참여했으며, 칼빈의 신학 전반과 선교, 교회일치, 성경해석, 정치사상 등을 총망라했다. 1권 〈칼빈 신학 개요〉, 2권 〈칼빈, 그 후 500년〉으로 출간됐다. 목회자와 신학생, 칼빈을 자세히 알기 원하는 신도들을 위한 전문적이고 공신력 있는 안내서로 손색이 없다.

▲교육신학자 존 칼빈(정준모/한들출판사)
저자는 칼빈의 제네바에서의 성공적인 종교개혁 저변에는 생활 깊숙이 뿌리내렸던 교리교육이 있었다고 강조한다. 실제 칼빈은 교회를 ‘하나님의 학교’라고 표현하며, 교회에서의 교리교육을 강조했다. 또 당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달하는데 소홀하다는 것을 알고 〈신앙교육서〉를 가정교육 지침서로 사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더불어 설교에서 이단과 반개혁주의적 정서를 배척하고, 학교 교회 가정 부모 등 생활 전 영역에서 교리교육 실천을 강조했다고 평가한다.


칼빈 연구서

▲칼빈과 한국교회(오정호 외/생명의말씀사)
대전 새로남교회가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세미나를 겸해 편찬했다. 문병호 총신대 교수, 박용규 총신대 교수, 이은선 안양대 교수 등이 칼빈의 생애와 작품들을 조망하고, 종교개혁자로서의 존 칼빈의 생애를 정리했다. 또 목회자와 신학자 측면에서 칼빈을 연구해 소개했다. 현대 한국교회와의 접목 차원에서 이상규 고신대 교수가 한국에서의 칼빈 연구를 정리하고, 김요셉 칼빈대 교수가 칼빈과 칼빈주의를 소개했다. 딱딱한 논문 형식이 아니라 쉽게 읽히고 이해하기 쉽다.

▲칼빈과 개혁주의(황대우/도서출판 깔뱅)
칼빈과 칼빈주의에 대한 설명 뿐 아니라 칼빈이 표방한 개혁주의에 대한 균형 있는 이해와 접근을 아울렀다. 저자는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교단과 교회가 정작 개혁주의의 의미와 근본을 알고자 하는 열심이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때문에 종교개혁과 16∼17세기 개혁주의, 개혁주의 교회와 생활, 개혁주의와 기독교신앙 등 개혁주의의 역사와 의미를 소개하며 한국교회의 올바른 개혁을 기대한다. 칼빈의 교회론, 직분론, 말씀, 성경주석 방법론 등도 포함됐다.

▲칼빈해석학과 신학의 유산(안명준/CLC)
저자의 1992년 웨스트민스터신학교의 Th.M. 논문을 시작으로 프리토리아대학 Ph.D. 논문 일부분과 몇 개의 칼빈 관련 논문들, 그리고 갬블 교수와 베크 교수가 한국에서 발표한 논문을 번역한 책이다. 칼빈 해석학 연구의 최근 동향을 비롯해 칼빈의 성경 해석, 칼빈의 신학적 윤리학, 칼빈의 과학관, 개혁신학과 복음주의의 상관성 등을 다뤘다. 칼빈의 해석학과 신학 원리의 정수를 보여주며, 개혁신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인간 칼빈 탐구

▲존 칼빈(T. H. L. 파커/생명의말씀사)
세계적인 칼빈 권위자인 저자가 칼빈의 전 생애를 밀도 있게 저술했다. 특히 칼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최대한 활용해 청년 칼빈의 학창시절에 대해 소상하게 언급했으며,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지만 칼빈의 회심에 대해서도 부록을 첨부할 정도로 깊은 관심으로 추론하였다. 책의 핵심은 제네바 시 전체를 신성한 사회로 건설해보겠다는 칼빈의 불타는 투지와 사랑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칼빈의 저술 활동과 설교에 몰두했던 모습도 그림을 보듯 섬세하게 묘사됐다.

▲교회의 개혁자 요한 칼빈(정성구/하늘기획)
칼빈과 칼빈주의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저자가 일반 성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회의 개혁자로서의 칼빈의 사상, 삶과 신학을 52개 주제로 설명했다. 주요 도시에서의 칼빈의 활동과 설교자, 저술가, 개혁자로서의 활동 등을 주제별로 구분해 일반적이면서도 읽기 쉽게 설명했다. 저자는 총신대와 대신대 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1985년 한국칼빈주의연구원을 세워 24년간 국제적 학술교류와 칼빈주의 신학과 신앙운동에 힘써왔다.

▲칼빈이야기(조이스 맥퍼슨/KOREA.COM)
칼빈의 어린 시절, 신학도 시절, 교회 지도자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남편으로서의 칼빈의 사적인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그렸다. 또한 중세 유럽 종교개혁 당시의 사회정치적 분위기와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다른 여러 지도자들의 이야기도 새롭게 조명되어 당시의 시대상황을 잘 알 수 있다. 쉽고 재미있게 읽히며, 시대와 세계를 변화시킨 한 위대한 인물의 인생을 통찰력 있고 속도감 있게 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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